[제약회사 경영 리더십-한국유니온제약] ‘영업 유전자‘로 이끌어온 18년의 시간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한국유니온제약] ‘영업 유전자‘로 이끌어온 18년의 시간
  • 곽은영
  • admin@hkn24.com
  • 승인 2019.10.2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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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한국유니온제약 신공장 전경.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한국유니온제약 신공장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본사를 둔 한국유니온제약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 중반 설립된 이후 45년만에 주인이 한 번 바뀌면서 새로운 유전자를 탑재한 제약회사다. 

1956년 부산 동래구에서 유니온제약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01년 지금의 오너인 백병하 대표(62)가 인수하면서 한국유니온제약으로 상호를 변경,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로 전문의약품(ETC)을 개발·생산하는 제조사로 항생제류, 근골격계류 등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1세대 세파계 항생제인 ‘케포돈주’이며, 이밖에 혈관 확장제 ‘리마스터정’, 위산분비 억제제 ‘뉴란소캡슐’,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유니히알주’ 등이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설립된 지 62년만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업계는 한국유니온제약에 대해 “매출은 중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알찬 운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 기대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18년 전 영업 중단된 회사 인수해 상장까지 ... 백병하 대표의 영업 DNA

한국유니온제약 백병하 대표이사.
한국유니온제약 백병하 대표이사.

한국유니온제약의 상장은 백병하 대표가 회사의 성장과 투명 경영 장착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남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백 대표이사는 신풍제약 영업팀에서 일하며 제약업과 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메디텍제약 영업이사를 역임하며 꾸준히 영업 노하우를 익힌 그는 2001년 직접 제약회사를 경영하기 위해 당시 3년 동안 영업이 중단된 유니온제약을 인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가 회사의 인수부터 경영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던 힘은 영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 덕분이었다. 종합병원 영업과 도매영업에 대한 그의 노하우는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되었다. 백 대표가 회사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30여개에 불과했던 의약품 허가 품목수는 현재 400여개에 이른다. 백 대표는 최근에도 사내에 종합병원 사업부를 신설, 리테일·마케팅에 직접 나서면서 여전한 영업 DNA를 과시하고 있다.

백 대표는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회사의 매출을 늘리는 한편, 미래 먹거리 투자 전략으로 지난해 8월 자회사 ‘한국유니온생명과학’을 설립,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그는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세포 간 정보전달을 위해 분비되는 나노 크기의 소포체 ‘엑소좀’ 전문가인 이재삼 박사를 영입, 연구소장 자리에 앉히며 바이오신약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유니온제약 지배구조.
한국유니온제약 지배구조.

대외적으로는 자회사 등의 설립으로 회사의 몸집을 키운 백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힘썼다.

현재 한국유니온제약의 최대주주는 백병하 대표의 배우자인 안희숙 여사(11.96%)로 백병하 대표는 2대 주주(9.12%)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백병하 대표를 비롯해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치면 26.17%에 달해 경영권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2016년까지는 최대주주였지만 당시 주식 매도를 진행하며 김자권 부사장의 배우자인 신성희씨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신성희씨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몇 차례 주식을 매도하고 안희숙 여사가 주식을 매입하면서 오너 일가가 다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회사 1, 2인자의 배우자들이 최대주주를 번갈아 하는 모습에 “특이 케이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체질개선에 몰두 ... 매출은 500억원대

[한국유니온제약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423

453

423

405

438

442

475

508

547

영업이익

56

67

57

24

41

20

63

79

78

당기순이익

23

46

42

12

28

-44

44

31

58

R&D비용

6

11

8

10

8

12

9

8

21

R&D비율

1.34

2.38

1.95

2.48

1.74

2.83

1.97

1.59

3.83

3년간 영업이 중단돼 거의 폐업을 앞두고 있던 제약사를 인수해 현재 500억원대의 회사로 성장시킨 백 대표이지만 경영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위기는 2015년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지면서 44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때였다. 당시 한국유니온제약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4.43%, -9.84%로 최근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백 대표는 회사의 위기를 정면돌파하기로 결정하고 상장을 진행했다. 그는 신뢰 경영의 초석을 다지고 상장 심사 과정에서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자진해서 세무조사를 받는 등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하는데 2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이후 기업공개(IPO) 심사를 통과하면서 2016년부터는 리베이트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운 기업으로 탈바꿈 시켰다. 

2016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공정경쟁규약 기준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해나간 것도 리베이트 문제 극복의 일환이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해 상반기 기업공개를 진행하면서 반부패 경영시스템 ‘ISO 37001’을 도입하는 등 기업의 투명 경영과 클린 영업활동 의지를 다짐한 바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영업방식을 판매대행사 체제로 전환한 것. 한국유니온제약이 제조·생산·연구를 하고 판매는 독자적인 도매상에서 전담하는 구조다. 판매 거점을 줄이면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에서 5억원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반기를 지나며 2억원 적자로 줄어드는 등 실적이 회복되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에 “기존 직접영업 방식에서 판매대행사를 통한 간접영업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이러한 과도기로 일시적인 비용이 발생해 적자가 발생했으나 이는 판매 방식이 전환되는 시점에서 소멸되는 비용으로 판매대행사를 통한 영업방식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는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베이트 사건 당시 떨어진 실적은 이듬해부터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 54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8억원, 58억원으로 전년(79억원, 31억원) 대비 소폭 떨어지거나 오른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사제 점유율의 증가와 함께 개량신약 등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라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요 원인은 임상시험비로 인한 연구개발비의 증가, 매출채권의 대손상각비의 증가 및 판매대행 매출의 증가로 인한 수수료의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공장으로 외형성장 견인 ... 매출 최대 4배 신장 예상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 9월 완공한 주사제 전용 GMP시설로 매출 확대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올해 안에 신공장에 대한 GMP 허가를 획득하고 나면 실질적인 생산이 이뤄지는 내년부터 지금의 3~4배 수준으로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신공장을 통해 기존 생산 공장의 생산능력(CAPA) 부족 문제를 해결, 품목 허가를 받았음에도 판매하지 못했던 경구제 및 주사제 등 200여개 미판매 허가 제품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최근 60여개 신제품 품목 허가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매출은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과 제형 다양화의 실현 등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한 수출사업 및 수탁사업(CMO) 등에서 매출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유니온제약이 제2공장을 통해 공격적으로 외형확대를 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고품질 의약품 생산 및 원가 절감, 생산 다변화 등으로 항생제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CSO판매 확대와 주사제 제품 디테일 역량 강화로 시장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약업 한계 넘을 새로운 먹거리 ‘바이오·헬스케어’

한국유니온제약은 새로운 먹거리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적극 공략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먼저 지난해 설립한 한국유니온생명과학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 한국유니온생명과학은 세포 주변 미세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엑소좀’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는 생명체의 병리적 상태 및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지표다. 회사 측은 오는 2021년 바이오마커 개발을 예상하고 있다.

국소 부위를 타깃으로 특정 물질에 특이하게 결합하는 3D 구조의 DNA 또는 RNA인 ‘압타머’ 개발로 유방암 조기 진단 및 표적치료 진단용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조영제 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 5월 국내 바이오 벤처 ‘인터올리고’와 압타머를 활용한 항암이식제 기술 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표적 조영제 전용 실시권과 표적 항암이식제 우선 협상권을 확보한 상태다. 양사는 유방암표적조영제 및 췌장암 표적이식제에 대해 내년 임상1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상장 후 1년이 지난 지금, 여느때보다 주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백병하 대표가 외형과 내실을 다지며 또 하나의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낼 앞으로의 시간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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