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수면 리듬이 깨진 이들에게 장내 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연구 결과가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활동일주기(circadian rhythm)가 망가지면 장 활동을 돕는 '제3형 선천성 림프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장내 감염, 비만,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내놨다.
활동일주기란 “지구에 사는 생명체는 해가 뜨는 주기를 기준으로 다양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고 순환시킨다”는 원리로, 시계유전자(clock gene)가 만드는 단백질의 양에 의해 조절된다. 우리의 뇌는 이 단백질의 양을 늘이거나 줄임으로서 시간에 따라 우리 장기의 기능을 조절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장 내 수조 개에 달하는 박테리아와 장 세포 사이의 장벽을 튼튼하게 해 장의 안정적 활동을 돕는 ILC3(제3형 선천성 림프구)가 시계유전자(clock gene)의 활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마치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교대근무자가 겪는 것처럼, 하루 중 조명과 암흑의 주기를 불규칙적으로 바꾸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ILC3 세포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았다. 이어 해당 쥐들에게 염증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실험도 했는데 생성된 면역 분자는 정상적은 수면리듬 속에서 만들어지는 면역분자와 비교해 질이 낮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마르코 콜로나 워싱턴대학교 병리학·면역학 박사는 “교대 근무, 시차, 만성 수면 부족 등 현대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환 리듬의 문제가 우리들의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그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활동일주기가 내장의 면역 세포의 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앞으로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사증후군 등 원인을 더 잘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과학 면역학(Science Immunology)’ 10월 4일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