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간호사가 무슨 죄?"
간호협회 "간호사가 무슨 죄?"
"정부와 의료계가 방치해온 PA 문제 간호사에 책임 전가"

성명서 발표 ... 검찰·경찰 전방위 수사 관련 억울함 호소

"PA 문제 방치 시 불법 PA 업무 거부 운동 강행"
  • 임도이 기자
  • 승인 2019.10.0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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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기자] 최근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인력)의 무면허의료행위 등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대형병원을 압수수색하며 간호사들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과 관련, 대한간호협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PA제도가 현재 국내에서 제도화 돼 있지 않으나 진료를 위해 불가피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정부는 물론 의료계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계속해서 정부가 PA 문제에 대하여 무면허의료행위로 방치하거나 묵인으로 일관할 경우 불법 PA 업무 거부 운동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간호협회는 “정부와 의료계가 방치해 온 PA 문제를 두고 형사적인 해결만을 강요하는 작금의 상황에 실망감을 표하며,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협회는 우선 낡고 전근대적인 의료법을 개정하고 조직화, 전문화, 다양화 되는 현대보건의료체계에 부합하는 간호사-의사 협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간협은 “정부는 업무범위 협의체를 통해 PA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작 6월 협의체 논의에서 ‘PA’와 전문간호사의 의료행위는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결국 의사와 간호사 간 업무범위에 대한 논의는 다툼만 있을 뿐 현재로서는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태로 간호사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했다.

간협은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천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한다. 여기에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의료기관의 의사가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병원 의사 업무가 간호사에게 더욱 전가되며 PA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OECD 최저 수준의 의사 인력 수준을 개선해야 간호사에게 더 이상 의사 업무가 전가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 업무가 간호사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 상황이 PA 문제의 근본원인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의사 수를 증가시키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간호사 정원을 준수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도 요구했다.

간협은 “정부는 그간 의료법 상 간호사 배치기준 미준수 병원에 대해 시정명령이나 행정처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보건복지부는 환자안전을 위한 간호사의 확보를 위해 의료기관의 간호사 정원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해 행정처분을 실시하고, 간호사 정원을 준수하는 의료기관만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PA를 제도화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불법과 합법의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걷도록 강요받고 있는 낡은 법제를 정비하고 나아가 현대의 보건의료체계에 맞는 간호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의사 부족 문제로 인하여 업무가 전가되고 있는 PA 담당 간호사의 어려움을 속히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PA문제 관련 병원계 전방위 수사 진행 

한편 경찰은 지난달 27일 ‘전문간호사’라 불리는 진료보조인력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인하대병원을 전격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이날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을 압수수색해, 심장초음파 검사 등 진료기록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인하대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PA간호사가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PA간호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거나 병원 측에서 이를 묵인·방조한 사실이 확인되면 PA간호사와 병원 관계자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앞서 올해 8월 서울(2개 병원)과 대구(4개 병원)에서도 PA간호사의 무면허 의료행위 등과 관련한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등 검찰과 경찰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래는 대한간호협회 성명서 전문.

PA의 의료행위 압수수색 관련 대한간호협회 성명서

정부는 낡은 의료법을 개선하여 간호사와 의사 간 협력적 업무체계를 마련하라!

정부는 의사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시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라!

의료인 정원기준을 위반하여 환자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의료기관도 처벌하라!

올해 검찰과 경찰은 PA(Physician Assistant)에 대하여 무면허의료행위 등 의료법 위반을 이유로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금년 8월 서울의 2개 병원과 대구의 4개 병원, 지난달 27일에는 인천의 1개 대학병원을 압수수색하였다.

대한간호협회는, 우리 간호사들이 수직적 조직체계 하에서 일방적 지시를 수행할 수 밖에 없는 체계에서 강요 받은 PA역할에 대해 근본대책 마련은 등한히 한 채, 십 수년 이러한 행태를 반복하면서도 이를 방치해 온 보건복지부의 무책임한 처사에 대하여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PA 제도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도화되어 있지 않으나, 전공의 수급 불안정 등을 이유로 대형병원 등을 중심으로 진료를 위해 불가피하게 운영되고 있음은 보건복지부는 물론 의료계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수차례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을 통해 PA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매년 국회 국정감사 시즌이면 PA 문제가 단골로 이슈가 될 만큼 언젠가 해결이 필요한 정책적 사안이었다.

그런데 십 수년 넘게 병원에 존재하였고, 의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PA 없이 수술 등 진료를 당장 중단할 수도 없는 현 상황은 방치한 채 PA 역할을 하는 간호사에게만 불법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대한간호협회는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PA에 대한 제도화 추진을 검토하였으나, 2014년 의-정 합의를 통해 당사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PA 제도화 논의를 갑자기 중단하였다. 최근 몇 년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국정감사에서 매번 이 문제의 해결을 지적하였으나, 정부는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 채 이를 방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언론의 지적과 고발이 이어지자 2018년 8월 보건복지부는 일부 병원에서 운영하는 PA가 의료법 업무범위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PA는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제도”라고 강조하면서, 합법적인 ‘진료보조행위’와 불법인 ‘무면허의료행위’만 있을 뿐이다”라고 하면서 당사자에게 책임을 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2019년 국회 입법조사처의 국감이슈 보고서에서도 “전공의 수급이 원활치 않은 진료과에서는 PA를 운영함으로써 의료기관 내에 기 확보된 인적자원의 활용을 높일 수 있고, 해마다 새로운 인력으로 교체되어 재교육이 필요한 전공의와는 달리 PA의 경우 특정 부서에서 지속적으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숙련된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지적을 할 만큼 PA 담당 인력을 당장 불법으로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PA 문제는 현행 의료법상 의사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간호사의 업무로 진료보조가 규정되어 있는 상황 속에 의사와 전공의 부족 문제에서 연유한 현행 보건의료체계와 낡은 의료법 한계 등 다양한 문제와 연계되어 있는 문제다.

게다가, 간호사는 병원에 고용된 노동자로서, 고용자인 병원장이 근무 지시의 인사를 할 때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하관계의 위력이 존재한다. 또한 우리나라 간호사의 담당 ‘PA’업무는 지시한 사람(의사)과 묵인한 기관(병원)이 있었기에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아닌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수사행태는 매우 불공정한 처사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한 명의 간호사가 15-20명의 환자를 담당하여, 미국이나 영국 선진국의 4-5명에 비해 4-5배 많은 환자를 돌보며, 업무강도가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이 간호사 정원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등 의료법을 지키지 않더라도 단 한 번도 처벌을 하지 않았다. 2018년 190명의 사상자를 낳았던 밀양세종병원의 경우, 2016년 진료 인원을 기준으로 의료법상 필수 인력은 의사 6명, 간호사 35명이지만 실제 근무인원은 의사 2명, 간호사 6명에 불과했다. 환자안전에 위협적인 의료인의 근무행태, 법정배치수준의 준수 여부조차도 조사하거나 행정처분을 하지도 않았으면서 십 수년간 행해온 PA 업무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매우 어긋난다.

따라서 대한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한 채 무면허의료행위라는 형사적 해결만을 강요한다면 더 이상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의 무책임한 태도를 묵과할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낡고 전근대적인 의료법을 개정하고, 조직화, 전문화, 다양화되는 현대 보건의료체계에 부합하는 간호사-의사 협업 체계를 마련하라!

국정감사에서도 수차례 지적된 ‘PA’문제 해결방안으로 정부는 ‘업무범위 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부는 정작 6월부터 운영되는 협의체 논의에서 ‘PA’와 전문간호사의 의료행위는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결국, 의사와 간호사 간의 업무범위에 대한 논의는 계속적인 다툼만 있을 뿐 이에 대한 명확하게 해결될 수 없다. 조직화된 다양한 전문인력 속에 고도의 의료기술을 시행하는 현대의 의료기관에 부합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 협업체계 개선 등을 실현해야 하고, 전근대적이고 낡은 의료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PA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올바로 파악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라 !

우리나라 의사수는 인구 1천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한다. 이에 더해 근로기준법 개정과 전공의의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하는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의료기관의 의사는 더욱 부족하게 되었으며, 병원 의사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PA의 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최저 수준의 의사 인력 수준을 개선해야 간호사에게 더 이상 의사 업무가 전가되지 않을 것이다. 간호대학 정원은 12년 동안 2배가 넘는 증원으로 연간 23,000여명이 졸업하여 간호사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이나, 의사 수는 20여 년 가까이 답보 상태이다. 의사 업무가 간호사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 상황이 PA 문제의 근본원인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의사 수를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보건복지부는 간호사 정원을 준수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을 속히 실시하라!

정부는 그간 의료법 상 간호사 배치기준 미준수 병원에 대해 시정명령이나 행정처분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의료법에 의한 정원기준을 어긴 의료기관에까지도 요양급여비용이 제급되는 현실이었다. 보건복지부는 환자안전을 위한 간호사의 확보를 위해 의료기관의 간호사 정원 준수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해 행정처분을 실시하고, 간호사 정원을 준수하는 의료기관만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간호협회는 계속해서 정부가 PA 문제에 대해서 무면허의료행위로 방치하거나 묵인으로 일관할 경우 현재 PA의 대다수를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에 대하여 불법 PA 업무 거부 운동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다.

대한간호협회는 PA 제도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불법과 합법의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걷도록 강요받고 있는 낡은 법제를 정비하여 현대 보건의료체계에 맞는 간호사-의사 협업 체계로 개선하고, 의사 부족 문제로 인하여 업무가 전가되고 있는 PA 담당 간호사의 어려움을 속히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번 사안의 진행경과를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며, 정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9. 10. 1

대한간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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