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국내 연구진과 미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칼슘신호 조절을 통해 췌장염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2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세대 신동민 교수 연구팀과 미국 국립보건원 등이 참여하는 공동연구진은 급성 췌장염 진행과정에서 칼슘신호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SARAF)의 역할을 규명했다.
췌장염은 췌장의 샘꽈리세포 안으로 칼슘이온이 과도하게 유입되면 독성에 의해 세포가 파괴되는데, 이 때 세포 내 소화효소가 유리되면서 발생한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통증완화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그동안 칼슘이온 통로(Orai1)를 없애 칼슘이온의 유입을 막으면 췌장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칼슘이온 통로가 없는 생쥐모델의 경우 췌장 내 미생물총이 크게 영향을 받는 등 치명적 부작용으로 치료제로 개발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칼슘이온 통로 자체가 아닌 통로의 개폐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에 주목하고 급성 췌장염에서 조직 손상을 막는 단백질 SARAF가 분해되어 사라지는 것을 알아냈다. 쌤꽈리세포에서 SARAF가 분해되지 않도록 단백질을 안정화하거나 다시 보충해줄 수 있는 전략이 췌장염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SARAF(store-operated calcium entry associated regulatory factor) : 췌장의 샘꽈리 세포에는 칼슘이온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대표적 칼슘이온 통로인 Orai1이 존재한다. 소포체(ER)에 칼슘이온이 고갈되면 소포체 막에 있는 Stim1 단백질이 서로 모이고 세포막에 있는 Orai1과 결합하면서 칼슘이온 통로인 Orai1이 열리고 세포 안으로 칼슘이온이 유입된다. 이 때 SARAF가 Stim1(stromal interaction molecule 1)과 결합하게 되면 칼슘이온 통로가 닫히면서 세포 안으로 칼슘이온 유입이 중단된다. |
실제 칼슘이온 통로 개폐조절 단백질(SARAF)이 만들어지지 않는 생쥐에 급성 췌장염을 유도한 결과 SARAF를 많이 만들어내는 생쥐에 비해 췌장염 진행정도가 더 심각했다. SARAF 유전자가 결여된 생쥐에서는 정상생쥐보다 췌장의 부종과 혈액 내 아밀라아제(amylase) 양이 더 증가한 것이다.
신동민 교수는 “칼슘신호 조절을 통해 췌장염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음을 밝혀 치료제가 미비했던 췌장염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소화기 분야 국제학술지 ‘가스트로엔테오로지’(Gastroenterology) 9월4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