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사태 제약업계 '좌불안석'
'라니티딘' 사태 제약업계 '좌불안석'
'발사르탄' 학습 효과 … 전 제품 회수까지 거론

의사단체, 환자 요청시 교체 방침

GSK '잔탁' 공급 중단 … 2500억 시장 날아가나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9.09.25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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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 '잔탁 정'(왼쪽), '잔탁 주'
GSK '잔탁 정'(왼쪽), '잔탁 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제약업계가 '발사르탄'에 이어 '라니티딘' 사태로 또 한 번 몸살을 앓고 있다. 라니티딘 제제인 위궤양 치료제 '잔탁'에서 발암 위험 물질인 NDMA가 검출됐다고 처음 알린 미국은 해당 물질의 함유량이 적다는 이유로 회수 조치를 내리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정부와 의사단체가 강력 대응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제약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만간 라니티딘 성분 제제에 대한 NDMA 검출 실험을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방문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 제품 회수 방안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FDA는 라니티딘 제제에 대해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일부 제품에서 NDMA가 검출되기는 했으나, 극미량인 만큼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FDA는 유통 중인 라니티딘 제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스위스, 캐나다, 싱가포르 등은 FDA 발표 이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스위스는 최근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전 제품 회수를, 독일은 원료 제조소에 따라 일부 품목 회수를 결정했다. 캐나다와 싱가포르는 관련 제품의 판매와 유통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발 라니티딘 사태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제품 회수 등 강력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특히 '잔탁'(성분명 라니티딘) 제조사인 GSK가 제품 공급을 전면 중단해 제약업계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의사단체까지 라니티딘 제제를 다른 성분 제품으로 교체 처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제약사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환자의 요구가 있으면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을 교체 처방 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교체 처방에 따른 본인부담금 등 비용 부담과 책임 소재가 정부와 제약사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내 라니티딘 제제 시장은 약 2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허가 품목은 400개에 육박한다. 

현재 국내 제품 가운데 단일제 기준으로는 일동제약 '큐란'이, 복합제 중에서는 대웅제약 '알비스'(라니티딘·비스무트시트르·수크랄페이트)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 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약 200억원, 380억원에 달한다.

판매액은 이보다 적지만, 일부 제약사에서는 라니티딘 제제가 자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이 교체 처방 되거나 회수 조치가 강행될 경우, 국내 제약사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대웅제약 등 일부 제약사는 정부의 조치가 나오기에 앞서 의료계와 약업계에 자사 제품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대웅제약은 최근 병·의원과 도매, 약국 등에 '식약처에서 자사 제품인 '알비스'를 검사한 결과 NDMA는 검출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대부분 제약사는 대웅제약 등과 달리 현재 상황을 지켜보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발사르탄 학습 효과인지 정부뿐 아니라 의사단체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약사들의 불안감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며 "벌써 제품 스위칭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만약 회수 조치가 나올 경우, 영업 현장에서는 라니티딘이 점유하던 시장을 대체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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