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희귀질환 치료제'를 통해 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GC녹십자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었다.
최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ational Medical Products Administration, NMPA)으로부터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며 내년 상반기 허가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데다, 지난 5월 허가를 신청한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도 내년 하반기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 오세중 애널리스트는 "GC녹십자는 헌터라제·그린진에프 등 두 가지 희귀질환 치료제의 중국 허가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수출을 본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터라제, 중국내 첫 치료제 될 듯
헌터증후군은 선천적으로 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몸의 각 기관에 '뮤코다당'이 축적되며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으로, 남아 10~15만 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국내에는 약 70명 정도의 환자가 있다.
반면 중국의 환자 수는 1100명 가량으로 국내보다 15배 이상 많다. 중국과 가까운 대만에서도 약 5~9만 명 중 1명꼴로 환자가 발생하는 등 중화권 국가에서의 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에는 아직 허가된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환자 관리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이에 NMPA는 지난해부터 희귀질환 관리 목록에 헌터증후군을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헌터라제가 예상대로 내년 상반기 중 허가를 받을 경우 중국 내 첫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돼, 경쟁 의약품인 샤이어의 '엘라프라제'보다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헌터라제는 지난 7월 중국에 허가를 신청한 반면 엘라프라제는 아직 중국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오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헌터라제와 엘라프라제 두 가지만 나와있다는 점과 국내보다 중국 환자 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헌터라제의 중국 매출은 연간 최대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GC녹십자는 희귀질환 의약품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파트너사 '캔브리지'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진에프의 전망도 밝다. 그린진에프는 지난 2010년 GC녹십자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 치료제다. 제조 공정상 혈장 유래 단백질을 쓰지 않아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GC녹십자는 중국법인 GC차이나를 통해 구축한 Key Doctor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최근 중국 보건당국이 희귀질환 치료제를 우대하고 있는 점은 녹십자의 시장 확대와 매출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헌터라제의 우선 심사 대상 지정을 통해 이른 시일 안에 중국 내 헌터증후군 환자에게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희귀질환 분야에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