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약물 전달하는 하이드로젤 테이프 개발
세포·약물 전달하는 하이드로젤 테이프 개발
줄기세포 생착 돕고 약물전달 효율 높여 … 상용화 가능성 커
  • 박정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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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이식하거나 주사하는 대신 테이프처럼 붙이는 방식으로 줄기세포나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를 개발했다.

1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신진수 박사와 연세의료원 최동훈 교수 연구팀이 줄기세포나 약물을 조직 표면에 간편히 붙여 전달하는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개발했다. 개발된 테이프는 동결건조된 제형으로 별도의 처리 없이 기성품(ready-to-use tissue tape)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홍합이나 멍게 같은 해양생물의 수중 접착력을 모사한 히알루론산 기반 하이드로젤을 기존 주사제 제형에서 붙이는 패치 제형으로 변형, 기능성과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페놀 유도체 성분에서 비롯된 우수한 접착력과 탄력성, 그리고 하이드로젤 패치 내부에 형성된 나노섬유 구조가 세포의 생착을 돕는 한편 약물전달 효율을 높임으로써 기능성을 개선했다.

실제 심근경색 소동물 모델, 랫트(Rat)의 손상된 심장 표면에 히알루론산 하이드로젤 패치를 테이프처럼 붙이고 그 위에 줄기세포를 분사해 하이드로젤 패치 내부에 흡수되도록 했다. 그 결과 심박출률 같은 심장기능이 개선됐고 심근비대증이 완화됐으며 심혈관 조직의 재생도 돕는 것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이외의 유용단백질 전달효과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재생효과가 있어 상처치료에 사용되는 혈관유도성장인자를 탑재한 하이드로젤 패치 테이프를 생쥐의 창상 부위에 적용했다. 그 결과 자가치유가 힘들 정도로 컸던 창상 부위가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 개발한 테이프를 이용해 생쥐에서 간, 소장, 위 등 다양한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원하는 위치에 부착시킬 수 있음을 보이며 차세대 세포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을 보였다.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는 약물 스크링이나 질병 모델링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차세대 세포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이식기술이 없는 실정이다.

조승우 교수는 “세포와 약물을 전달하던 기존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고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이용해 줄기세포 및 약물을 손쉽고 편리하게 질환 부위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테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9월2일자에 게재됐다.

 

히알루론산 기반 패치형 하이드로젤 테이프 개발 및 응용 모식도. (그림=연세대학교)
히알루론산 기반 패치형 하이드로젤 테이프 개발 및 응용 모식도. (그림=연세대학교)

아래는 연구팀과의 미니 인터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우리 연구팀은 조직에 직접 주사하지 않고 안전하게 세포 및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 접착성 하이드로젤을 개발해왔습니다. 다양한 동물 질환 모델을 통해 치료효능을 확인하였지만 하이드로젤의 특성으로 인해 사용이 까다로웠습니다.

실제로 다른 공동 연구진에게 하이드로젤을 제공했지만 다루는 데 어려움이 있어 숙련된 연구자가 직접 실험을 담당해야 하는 등 용이성이 떨어졌었습니다. 치료효과가 좋더라도 사용이 쉽지 않다면 임상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여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안해보고자 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우리 연구팀에서는 페놀 유도체(카테콜, 갈롤기) 수식 히알루론산 유도체의 장기적 사용을 위해 유도체를 합성한 뒤 건조된 형태로 보관을 해왔습니다. 문득 휴지나 종이가 물에 젖으면 물체 표면에 잘 붙는 것을 보고 히알루론산 유도체를 용액에 녹이지 않고 건조된 형태 그대로 물기가 있는 조직에 붙이면 쉽게 더 잘 부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물기가 있는 조직 표면 위에 패치 형태의 히알루론산 유도체를 얹으니 바로 조직 표면에 스며들면서 강하게 부착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보고 본격적으로 세포 및 약물을 전달해보고자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재료를 다루는 것도 매우 쉬워졌을 뿐 아니라 사용 과정도 간편해져 빠른 시간 내에 세포 및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면 크기나 종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물질들을 쉽게 테이프 방식으로 조직에 부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요즘 각광받는 오가노이드를 이식해 보았고 매우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그 치료효능까지 검증함으로써 재생의학 분야에서 임상 적용 및 실용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홍합 접착을 모사한 카테콜 수식 히알루론산 패치는 산화를 통해 가교가 일어나는 방식이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산화제 사용이 불가피했습니다. 산화제 사용이 원치 않는 조직 손상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산화제를 사용하지 않는 조직 테이프를 개발하는 것이 몹시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산화제 없이도 주변 산소를 이용해 쉽게 자연산화가 일어나는 갈롤기를 히알루론산에 수식, 이를 이용해 패치를 제작함으로써 산화제 사용 없이도 효과적으로 세포 및 약물을 원하는 모든 조직에 접착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당면했던 문제를 해결해 내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패치 제형으로 용이하게 세포나 약물을 전달하고자 하는 기술은 여러 번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조직 접착성을 갖지 못해 수술용 실로 봉합을 하거나 다른 접착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봉합 시에는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수술 시간이 길어져 치료효능을 감소시킬 수 있고 추가적인 접착제 이용 시에는 접착제가 세포 및 약물과 조직 사이를 막아버릴 가능성이 있어 마찬가지로 치료효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진에서 개발한 하이드로젤 테이프는 그 자체가 강한 접착력을 갖고 생체적합성도 뛰어나 다른 추가적인 과정 없이 간편히 효과적으로 세포 및 약물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다양한 소동물 질환 모델에서 개발한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이용한 세포 및 약물 전달에 의한 치료효능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소동물 모델은 사람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대동물 모델 및 전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 및 치료효능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추가적으로 검증된다면 저비용 고효율의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위한 요소 기술로서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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