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채용비리 국립대병원 최다”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국립대병원 최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 책임자 처벌 검찰 고발

"조카면접에 심사위원, 아들 응시 시험에 관리위원 참여"
  • 임도이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9.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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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기자] 국립대병원인 전남대병원이 각종 채용비리와 관련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병원 관리자가 자신의 조카 서류면접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100점을 주는가하면, 심지어 본인 아들이 응시한 채용과정에 시험 관리위원으로 참여했다는 것인데, 노조가 반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남대병원지부(지부장 김혜란)는 지난 6일 오전 11시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채용비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전남대병원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채용비리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전남대병원지부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2018년 말 교육부에서 시행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감사 결과 국립대병원 중 가장 많은 비리가 적발됐다.

적발 사례를 보면 한 관리자는 조카 서류 면접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100점을 부여하였고, 심지어 본인 아들이 응시한 채용과정에 시험 관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영구 보존하도록 되어 있는 직원채용 관련 문서는 무려 23건을 분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대병원지부는 “전남대병원에 채용비리 감사 결과를 명확히 밝히고 연루자와 징계자를 공개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으나 병원측은 정보공개 요청마저 묵살했다”며 검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김혜란 지부장은 “정부에서 ‘채용비리 개선대책’을 통해 채용비리 연루자는 감사‧인사 업무 보직을 제한하도록 했으나 오히려 전남대병원장은 이러한 정부 방침도 무시하고 관련자를 다시 사무국장으로 선임하고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교섭위원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아래는 전남대병원지부 기자회견문.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기자회견문>

전남대병원은 올해 개원 109주년을 맞이했다. 구한말 국가 주도로 전국적으로 지어진 자혜의원이 지금 전남대병원의 뿌리이다. 특히 전남대병원은 광주전남의 시도민들에게 특별하다. 1980년 518민중항쟁과 90년대로 이어지는 민주화투쟁에서 피흘려 싸운 많은 민주열사들의 얼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남대병원은 호남지역 최대 의료기관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들에겐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공공병원이다.

하지만 이런 지역민들의 기대를 내팽개치는 조사 결과가 지난 4월 발표되었다.

2018년 말 교육부에서 시행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감사 결과 전남대병원은 국립대병원 중 가장 많은 비리가 적발되었다. 한 관리자는 조카 서류 면접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100점을 부여하였고, 심지어 본인 아들이 응시한 채용과정에 시험관리위원으로 참여하였다. 또 ‘채용공고 평가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서류전형 시 교육, 학력·학점, 자격, 경력 등 항목별 점수를 임의부여’하기도 하고 ‘자격, 경력 등이 없는 지원자에게 최고점수를 부여’하기도 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직원 채용 관련 문서(서류)를 총 23건이나 분실했다는 사실이다. 전남대병원 직원임용시험시행세칙 제27조(채용서류의 보관) 제1항은 “채용계획 수립 및 합격자 발표 등 채용과 관련한 중요 문서는 인사 및 감사부서에서 동시에 보관하며, 이를 영구 보존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대병원은 채용과 관련된 서류를 두 개의 부서에서 동시에 영구 보존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 문서가 동시에 대량 분실되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분실된 23건의 채용 관련 서류가 다른 채용 비리와 관련된 것은 아닌지, 더 큰 채용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폐기 또는 은닉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전남대병원에 채용비리 감사 결과를 명명백백히 밝히고 연루자와 징계자를 공개하고 재발방지대책마련을 촉구하였으나 전남대병원측은 “내용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 며 노동조합의 정보공개청구 요청마저 묵살했다.

전남대병원이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공정하게 채용해야 한다. 그러나 채용 비리는 이러한 원칙을 무시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또한 주어진 자리에서 땀 흘리며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신뢰와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며, 청년실업으로 인해 백방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청년들의 희망을 짓밟는 일이고, 공공병원인 전남대병원을 믿고 찾아오는 환자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다.

범죄행위에는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하는 것이 사회적 정의이다.

그러나 이번 관련 징계는 ‘경고’ 11명, ‘감봉’ 1명의 경징계에 그쳤다. 그리고 비리관련 교수들의 내용은 공개조차 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전남대병원장은 정년을 앞두고 공로연수를 들어가야 하는 비리 당사자인 사무국장을 또 다시 연임시켰다. 정부에서는 ‘채용비리 개선대책’을 통해 채용비리 연루자는 ‘감사‧인사 업무 보직을 제한’하도록 했으나 오히려 전남대병원장은 이러한 정부 방침도 역행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노동조합과의 교섭 석상에 교섭위원으로 채용 비리자를 내세우고 있다. 과연 전남대병원장은 부정‧부패‧비리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

전남대병원 노동자들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거나 밥 먹는 시간이외에는 제대로 쉴 수 조차 없는 환경에서 하루하루 시름하고 있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폭언‧폭행‧성폭력을 당해도 저항할 수 없어 참거나 떠나는 길을 택하고 있다. 심지어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도 했다. 또한 파견.용역 비정규직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지만 이런 외침은 너무나 무참히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권력을 남용하여 정규직 자리를 대물림하기 위해 부정, 부패, 비리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지역민들이 주인인 병원답게 전남대병원을 공정하고 투명한 공공병원으로 바꿔나가고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채용비리자들을 검찰고발하기로 결정하였다.

앞으로 같은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범죄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히 처벌하여 주길 바란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1950여명 조합원들의 힘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해서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공정한 전남대학교 병원을 만들어 갈 것이다.

2019년 9월 6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남대병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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