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조혈모 세포를 이식 받은 이후 혈전성 미세혈관병증(TMA‧Thrombotic microangiopathy)이 발생돼 에쿨리주맙(Eculizumab) 주사제 치료를 받으면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감염으로 인한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이 발생해 치료를 받으면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한다.
지난달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7월 열린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서 에쿨리주맙 주사제에 대한 요양급여대상 인정여부를 심의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솔라리스(Solaris)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는 에쿨리주맙 주사제는 미세혈관병증을 억제하기 위한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환자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다. 희귀질환인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몸 전체에 퍼져있는 작은 혈관 안에 혈전이 생성돼 뇌졸중, 심장마비, 신부전, 사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이 및 어른 모두에게 발병할 수 있으며 유전적 요소를 갖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단일질환으로 경험하나 혈전성 미세혈관병증 등 동반질환도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3월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환자의 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승인했다. 또 지난해 보건복지부 고시(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에 따라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급여대상으로 확대되면서 심평원은 에쿨리주맙 주사제에 대한 요양급여 대상여부를 결정하는 솔라리스주 사전심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10대 남성 환자 A씨는 올해 2월 재생불량성 빈혈‧골수 형성 이상증후군으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이식을 받은 A씨는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이 발생, 허가초과 약제 비급여 사용 신청 후 올해 3월부터 에쿨리주맙 주사제를 투여 받았다. 이후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배제할 수 없다는 소견으로 에쿨리주맙 주사제의 요양급여 승인을 신청했다.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제출된 진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조혈모세포 이식 후 보체인자 I돌연변이(Complement Factor I Mutation)를 확인했다. 이에 위원회는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했고, 투여 후 치료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1개월 후 모니터링 보고서를 통해 지속투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는 달리 혈전성 미세혈관 병증이 발현돼 에쿨리주맙 주사제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니 승인받지 못한 사례가 있다.
혈변(melena) 양상의 설사로 병원을 찾은 20대 남성 환자 B씨는 혈소판 감소증, 급성 신부전, 미세혈관 병증 용혈성 빈혈 등의 증상으로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의심 돼 에쿨리주맙 주사제 승인을 신청했다.
검토 결과 위원회는 B환자에 대해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다. 감염으로 인한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시에 명시된 요양급여 제외대상 항목을 보면 자가면역으로 인한 혈관염 또는 감염으로 인한 혈전미세혈관병증은 요양급여 제외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 심평원의 설명이다.
한편 에쿨리주맙 주사제는 2010년 1월22일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치료제로 국내에 처음 허가됐다.
에쿨리주맙 주사제 사전승인 신청기관은 사전승인 신청에 대한 심의결과를 통보 받은 날(심의일자 기준)부터 60일 이내에 투여해야 한다. 단 60일을 경과해 투여하고 하는 경우에는 사전승인을 재신청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