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구 증가로 어깨질환 환자 급증, 치료는 어떻게?
스포츠인구 증가로 어깨질환 환자 급증, 치료는 어떻게?
[인터뷰]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 정석원 교수

“회전근개 질환 환자 가장 많아”

“스테로이드주사, 과용하지 않으면 재활에 도움”

“유전체·인공지능·3D 프린팅 활용 연구도 진행 중”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8.26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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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 정석원 교수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 정석원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어깨는 여러 신체 부위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관절이다. 운동 범위가 크고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가장 빨리 망가지는 부위기도 하다. 최근 사회인야구, 배드민턴, 탁구 등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어깨질환 발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테니스엘보, ‘골프엘보’로 불리는 팔꿈치 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어깨·팔꿈치관절은 보행장애를 유발하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이나 사망과 직결되는 고관절골절 같은 다른 관절질환과보다 덜 위험하다는 인식 탓에 정형외과 학계나 일반인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비교적 최근인 10여년전부터 어깨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믿거나, 아파도 ‘금방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에 장기간 방치하거나, 스테로이드주사에만 의존하다 병을 키우는 환자가 적잖다.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 정석원 교수는 “평소에 모르지만 실생활에 있어 가장 많이 쓰이는 부위가 어깨”라며 “관절의 경우는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깨팔꿈치관절센터의 AI, 재생의학 등 최신의학 연구로 주목받고 있는 정석원 교수를 만나 어깨질환의 특징과 치료법, 어깨 건강 유지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최근 몇 년새 국내 어깨·팔꿈치관절 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15~20년 전만 해도 어깨질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매우 낮았다. 가장 흔한 회전근개파열만 해도 아예 질병으로 인식조차 되지 않았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아프더라도 그냥 참고 버티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인구고령화와 스포츠·레저활동의 증가로 어깨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져 질병 초기에 내원하는 환자가 확실히 늘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어깨질환 환자는 2014년 195만7998명에서 2017년 217만5980명으로 3년새 약 11% 증가했다. 최근엔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어깨에 무리가 와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팔꿈치질환 환자 는 테니스엘보가 연간 60만명, 골프엘보가 2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 환자가 내원하나.

“내원하는 환자 1000여명 중 대략적으로 어깨 회전근개 질환 환자가 30%, 유착성 관절낭염(동결견, 오십견) 환자가 20%, 스포츠 외상 환자 20%, 어깨 관절와순 및 이두건 병변 환자가 10%, 어깨 불안정증(탈구) 환자 가5%, 팔꿈치 건증(엘보) 환자 가10%, 어깨 팔꿈치 어깨 팔꿈치 관절염 환자 및 기타 질환 환자가 5% 정도 된다.”

 

Q. 어깨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구별하기 어렵다. 질환별 차이는.

“어깨질환 중 헷갈리기 쉬운 게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이다. 오십견은 어깨를 둘러싼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2%가량에서 발생한다. 어깨의 움직임이 여러 방향에서 제한되고 팔을 90도 이상 올리기 어렵다. 다른 사람이 억지로 팔을 올리려고 해도 팔이 일정 수준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회전근개파열은 노화나 외상으로 어깨힘줄과 근육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팔을 120~160도 올렸을 때 심하게 아프지만 끝까지 위로 들어올리거나, 누워서 들면 통증이 덜하다. 오십견에 비해 팔을 들어올리기가 훨씬 수월하다. 또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앞쪽이나 바깥쪽 견봉 부위가 특징적으로 아픈 경우가 많지만, 오십견은 환자가 아픈 부위를 콕 짚어 말하기 어려운 게 특징이다.”

 

Q. 발병 원인이나 증상이 차이가 나는 데 치료법도 다른가.

“오십견은 비수술요법만으로 환자의 90% 이상이 3~6개월 안에 완치된다. 보통 1차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실시하고 효과가 없으면 주사치료에 들어간다. 주사는 관절강내 또는 견봉하 공간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한다. 6개월 이상 차도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부분파열일 땐 보존적요법, 완전파열일 땐 수술이 표준치료법이다. 수술은 어깨병변을 절개한 뒤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파열된 힘줄을 봉합한다.”

 

Q. 회전근개파열은 봉합수술 후 재파열 위험이 높다고 들었다. 대책이 있다면.

"회전근개 전층파열의 경우 봉합해도 다시 찢어질 확률이 40~50%에 달한다. 이에 기존 관절내시경수술보다 재파열 위험을 크게 줄인 삼중 교량형봉합술을 실시하고 있다. 이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실이 달린 봉합나사못을 뼈에 삽입하고, 두 줄의 실을 현수교처럼 X자 형태로 엇갈려 묶어 끊어진 힘줄을 뼈와 봉합한다. 힘줄과 근육의 결속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량형봉합술에서 작은 봉합나사못을 추가로 보강한다.

파열 크기가 너무 커 충분히 봉합되지 않을 땐 인조인대를 사용해 봉합력을 높인다. 수술 후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고 스포츠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어깨운동 범위가 회복되려면 6~12개월이 소요된다. 필요에 따라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봉합 부위에 인조이식물 삽입하거나 재생자를 주입하기도 한다."

 

Q. 관절통 주요 치료법인 스테로이드주사의 효과와 안전성을 두고 이견이 많다.

정석원 교수
정석원 교수

“‘뼈주사’로 알려진 스테로이드주사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라는 항염증약을 관절통 부위에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개선한다.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관절통, 유착성 견관절낭염(오십견), 견관절충돌증후군, 수근관증후군, 테니스엘보, 근막동통증후군, 건염 등 다양한 질환에 사용된다.

어깨 질환에선 과용하지만 않으면 염증을 급속히 감소시키고 관절 유연성을 높여 재활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 환자에선 일시적으로 당 수치를 높이고, 여성에선 하혈이나 홍조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이다.

그러나, 장기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뼈가 삭는 무혈성 괴사, 부신피질호르몬결핍증, 면역력 저하 등 전신적인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테니스엘보(외측 상과염)나 골프엘보(내측 상과염) 같은 팔꿈치질환의 경우 일시적인 통증 경감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선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오히려 힘줄을 약하게 할 수 있어 스테로이드주사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Q. 미국견주관절학회 ‘니어어워드’, 대한정형외과학회·미국정형외과연구학회 ‘젊은 연구자상’ 등 수상 이력이 화려하다. 이 중 소개할 만한 연구성과가 있다면.

“회전근개파열 수술 예후를 악화시키는 주요인인 지방변성 및 근위축을 유발하는 분자기전을 최초로 입증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근육 내 저산소증으로 FABP-4(fatty acid binding protein-4)라는 유전자 발현이 증가해 지방변성과 근위축을 유발하게 된다. 이럴 경우 수술이 아무리 잘 됐더라도 힘줄이 재파열돼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

 

Q. 흡연자의 경우 수술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다. 이유는 무엇인가.

“흔히 흡연은 호흡기질환만 떠올리기 쉽지만, 그에 못잖게 근골격계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회전근개 전층파열로 봉합수술을 받은 249명을 누적 흡연량이 20년 이상인 흡연자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회전근개 변성도, 봉합 후 재파열 정도, 어깨기능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힘줄 변성도는 흡연자가 47.1%로 대조군의 26.5%보다 1.8배 높았다. 파열 후 재파열 위험은 흡연자가 29.4%로 대조군의 5.9%보다 5배나 높게 나타났다.

올해 4월 흡연이 정형외과 영역 중 특히 힘줄 치료에서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했고,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인 미국스포츠의학회지에 발표했다.”

 

Q.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골절 진단기술도 선보였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AI 딥러닝 알고리즘의 어깨뼈골절 자동진단 및 분류 능력을 최초로 검증했다. 근위상완골(팔 위쪽 어깨뼈) 골절 환자 1891명의 X-레이 사진을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진단한 결과 정확도가 96%에 달했다. 특히 골절 타입을 분류하는 데 유용했다. 골절 형태를 상완골두 대결절, 외과적 경부, 삼분골절, 사분골절 등 네 가지로 분류한 뒤 AI 알고리즘과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골절 형태가 복잡할수록 진단정확도가 높아 향후 임상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건강한 어깨를 위한 조언 사항이 있다면.

“구기운동을 하거나 레저를 즐길 때 어깨를 목 쪽으로 바짝 붙인 상태로 돌리면 부담이 가중되므로 어깨를 옆으로 살짝 벌려 움직여주는 게 좋다. 스마트폰은 화면을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도록 한다. 평소 양손으로 벽을 짚은 뒤 등의 양쪽 날개뼈가 맞닿을 정도로 가슴을 쭉 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어깨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Q. 마지막으로 병원마다 견주관절센터가 있지만,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지향한다. 수술적 치료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해 시행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스포츠의학센터를 통해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운동치료가 시행되고 있으며, 센터 교수진들이 스포츠의학과 대학원 교수를 겸직하며 실질적으로 운동치료사나 관련스포츠업종 인재를 키워내고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또 근골격계 랩을 비롯한 기초 랩을 운영하며, 지속적인 동물실험과 유전체 연구, 재생의학 연구, 인공지능 연구, 3D 프린팅 연구, 동작분석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고, 매년 10여건의 SCI 논문을 출간하며, 견주관절 환자 질환 치료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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