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기능 조절 한다” 초소형 브레인 칩 개발
“뇌기능 조절 한다” 초소형 브레인 칩 개발
조일주 박사 “뇌기능 연구 및 뇌질환 치료기술에 사용될 수 있어”
  • 박정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8.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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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국내 연구진에 의해 뇌의 신경회로를 조절할 수 있는 칩이 개발됐다.

22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카이스트(KIST) 조일주 박사 연구팀이 뇌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동시에 측정하는 한편 약물이나 빛을 전달할 수 있는 초소형 브레인 칩을 개발했다.

뇌질환을 정복하거나 뇌기능을 증강시키는 위해서는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세포 하나하나 수준에서 정밀하게 측정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뇌에 칩을 삽입하거나 비침습적 영상기술로 신경신호를 측정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브레인 칩을 통해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어 뇌 기능의 이상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반면 뇌에 신호를 보내는 양방향 소통은 아직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뇌 회로의 정밀한 자극이나 뇌신호 변화를 동시에 측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진은 머리카락 굵기의 아주 얇은(40마이크로미터 두께) 초소형 브레인칩을 개발하고 이를 살아있는 생쥐의 뇌에 삽입해 생쥐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에 빛과 약물을 전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4개의 탐침에서 광자극, 약물전달 등의 자극과 신경신호 측정을 통해 신경세포간의 연결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다기능 브레인칩의 개념도. (사진=KIST)
4개의 탐침에서 광자극, 약물전달 등의 자극과 신경신호 측정을 통해 신경세포간의 연결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다기능 브레인칩의 개념도. (사진=KIST)

실험 결과 빛이나 약물 자극으로 기억을 담당하는 신경회로를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해마 여러 부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광범위한 신경신호를 단일 세포수준에서 정밀하게 측정해냈다.

뿐만 아니라 이식시 조직손상이나 감염 가능성과 직결되는 요소인 소형화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 약물이동채널과 광자극을 위한 광도파로(optical waveguide), 전기자극을 위한 전극, 뇌신호 측정전극을 모두 머리카락 굵기의 실리콘 구조체에 집적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마취된 생쥐에서 이뤄진 것으로 연구진은 향후 깨어있는 생쥐를 대상으로 행동연구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조일주 박사는 “뇌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초소형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라며 “향후 기존 뇌회로 연구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뇌기능 정밀조절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22일자에 게재됐다.

 

브레인 칩을 구성하고 있는 탐침 어레이를 확대한 모습(왼쪽)과 광자극, 약물자극, 전기자극 및 신호 측정 기능이 집적된 초소형 브레인칩이 패키징된 모습. (사진=KIST)
브레인 칩을 구성하고 있는 탐침 어레이를 확대한 모습(왼쪽)과 광자극, 약물자극, 전기자극 및 신호 측정 기능이 집적된 초소형 브레인칩이 패키징된 모습. (사진=KIST)

 

아래는 연구진과의 미니 인터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우리 연구실은 다양한 형태의 브레인 칩을 개발해 왔습니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포스닥 과정중에 브레인 칩 개발 연구를 시작했으며, KIST 뇌과학연구소에서 관련 연구를 계속 수행하고 있습니다. KIST에서 브레인칩을 개발하기 시작할 때 기능성 뇌회로 연구에 필요한 기술들에 관해 논의하였으며, 자극 기능과 측정 기능이 포함된 초소형 다기능 브레인 칩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브레인칩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되 소형으로 제작하는 일입니다. 미세기계전자시스템 기술을 이용하여 머리카락 크기보다 작은 크기의 구조에 광도파로, 미소유체채널, 전극 등을 모두 집적할 수 있었습니다. 제작 공정을 디자인하고, 신뢰성 있는 공정 조건을 확립하는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제작된 브레인칩의 성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동물실험을 디자인 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공저자로 참여중인 신경과학자들과의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하여 동물 실험을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제작된 브레인 칩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생쥐의 뇌를 이용한 동물 실험이 필요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모두 공학자들로 이루어진 연구실이라, 동물 실험 과정과 노하우를 배우고 진행하는데 초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 논문의 공동저자인 KIST 뇌과학연구소 이창준 박사(현재 IBS 소속) 연구팀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과학자들과의 공동연구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브레인 칩은 뇌신호 측정만이 가능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자극 기능을 추가한 시스템을 추가한 것이 큰 차이점입니다. 따라서 기존에는 뇌의 동작 상태만 읽을 수 있었다면, 다기능 브레인칩을 이용하면 뇌의 기능을 제어와 조절이 가능합니다. 또한 빛이나 약물, 전기 신호 등의 자극에 의해서 변하는 뇌의 동작 상태를 뇌신호 측정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다기능 브레인칩은 단기적으로는 뇌기능 연구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에도 본 연구진에서 개발한 브레인칩을 국내 10개 이상의 연구실에서 관련 연구에 활용중입니다. 시장만 확보된다면 실용화 단계로 진입하여 더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과 뇌질환 치료 기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 뇌에 삽입될 때 발생하는 뇌 조직 손상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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