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민선 기자] “마이크로바이옴이 차세대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숙주와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생태학적·진화론적 이해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최근 발표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의 향후 연구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투자는 17억 달러(약 2조3천억원)로, 미국, 유럽, 중국, 캐나다, 한국, 일본 등에서 주요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일컫는다. 장내 미생물 등이 이에 해당하며 피부, 생식기, 구강 등에 존재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의 개체 수는 인체의 세포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아 제2의 게놈(Second Genome)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간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고, 신약 개발 및 불치병 치료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연구 역시 활발하다.
보고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생체대사를 조절하고 소화능력, 각종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사회가 고도화되고 환경 오염으로 나타나게 된 알레르기나 비염, 아토피, 우울증 등의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제품, 진단 및 치료제에 관한 글로벌 시장규모는 2억7500만달러(3352억원)에서 약 4억 달러(4876억원)로 추정되며, 오는 2024년까지 7억7000만(9386억원)∼19억(2조 3161억원)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7~2016년의 약 10억 달러(1조 2190억원)를 투자해 가장 많은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
또 유럽연합 중심의 인간 장내 메타게놈 프로젝트(MetaHIT)는 2008∼2012년간 총 2100만 유로(28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중국을 포함한 8개국 14개 기관이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한 투자와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연구자들은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거나 손상된 요소를 정의하는 방법에 대해 아직 동의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바이옴 특성이 임상 및 역학 연구에서 좋은 바이오마커가 될지 여전히 불확실하며, 입, 장, 피부와 같이 서로 다른 신체 부위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발달 과정과 스트레스 요인과 질병에 대한 반응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치료법 발견은 미생물 및 미생물 군집이 인체 내 위치를 결정하거나 중요한 세포에 영향을 준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이 인체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이를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적용하려면 진화·생태·미생물학·바이오의학·전산생물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와의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쓴 연구원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및 기타 자원배분 방식과 서로 다른 연구들의 상호 관련성에 대한 중대한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 속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과 조정 및 협업이 필수”라며 “협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해양학(Oceanography) 분야의 사례를 참고해 생태 및 진화론적 원리에 근거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