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도입 이번에는 성공할까?
원격의료 도입 이번에는 성공할까?
시민단체 및 의료계 반발속 정부 강행의지 보여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8.06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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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으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지지부진한 원격의료(원격진료)가 이번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4일 7개 규제자유특구를 발표하며 강원도 격오지 만성질환 중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특례를 부여했다. 의원급 1차 의료기관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 내원안내, 상담·교육, 간호사 입회 하의 진단·처방을 행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일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비롯해 보건의료 분야 규제 개선을 위한 대규모 추진단도 출범시켰다. 

원격의료는 PC,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를 통해 이뤄지는 전반적인 의료행위를 뜻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재벌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비판을 받은 사업으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좌절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원격의료 계획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의료계 “원격의료, 의료 근간 흔드는 정책”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발표 다음날인 2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지난해 8월 원격의료를 산업 육성의 도구로 삼지 않겠다고 했다”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국민을 위해 반대한다던 정책을 국민의 건강권을 볼모로 산업육성을 위해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같은날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강원도 지역의 원격의료 허용을 ‘의료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라고 규정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대전협은 “환자를 직접 마주해 보고, 청진하고 만져보고 두드려 보는 시진, 청진, 촉진, 타진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진료”라며 “보건복지부와 중소기업벤처부는 이런 진찰의 중요성을 깡그리 무시한 채 의료 소외지역이라는 핑계로 원격의료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원격의료의 논란 진원지인 강원도의사회는 5일 의쟁투 발대식을 열고 “대면진료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절대 반대한다”며 “방문진료 활성화 등으로도 소기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원격의료보다 공공응급체계 마련이 더 시급”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졸속 사업이며, 근거가 된 규제자유특구법이 사실상 이름만 바꾼 박근혜 정부의 규제프리존법”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의료민영화의 사전단계로 보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의료는 환자의 안전을 팔아 삼성 등 대기업 의료기기업체와 SK·LG 등 통신대기업, 대형병원의 돈벌이 정책”이라며 “강원등 격오지는 원격의료보다 공공 응급의료체계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만성질환의 핵심인 합병증 관리의 경우 원격의료와 같이 불안한 기술로는 보완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결국 원격의료의 혜택이 지역민의 건강보단 기업의 주머니를 불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란 지적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섬에 사는 분들의 경우 원격의료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해 “섬에 사시는 분들에게 응급 상황이 생겼다면 현재의 원격의료시스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방문진료나 환자 회송시스템이 격오지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된다. 원격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강원도와 최문순 지사를 설득해 이 사업이 중단되도록 할 것”이라며 “대면진료의 가치를 훼손하는 어떤 사업에도 협조할 뜻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 스마트 헬스케어 규제 개선 추진단 출범

“보건의료 정책에 능동적 대처 위한 것일 뿐”

각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비롯해 보건의료 분야 규제 개선을 위한 대규모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일자로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추진단장으로 보건의료 부서 국과장과 서기관, 사무관, 주무관 등 총 26명으로 구성된 ‘스마트 헬스케어 규제개선 추진단’ 인사를 단행했다. 규제개선 추진단은 8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TF 성격이다.

복지부는 이번 추진단 출범에 대해 보건의료 분야 샌드박스에 이어 규제자유특구 등 정책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스마트 헬스케어 규제개선 추진단은 변화하는 보건의료 분야 정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구성된 것이지 원격의료 허용이 주된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일려의 움직임은 원격의료 등 보건산업화 촉진을 위한 사실상의 사전작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우려 속에 출범된 스마트 헬스케어 규제개선 추진단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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