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단분자 열전도도 측정
세계 최초 단분자 열전도도 측정
장성연 교수 “분자컴퓨팅 실현 및 분자에너지 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8.0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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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분자 열전도 측정에 대한 모식도. (그림=한국연구재단)
단분자 열전도도 측정에 대한 모식도. (그림=한국연구재단)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국내 연구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오랜 난제 중 하나였던 유기단분자의 열전도도(thermal conductivity) 측정을 이뤄냈다.

5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장성연 교수(現소속:UNIST, 前소속:국민대) 연구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피코(10-12)와트 단위의 초미세 열을 측정하는 열량계를 이용해 유기단분자의 열전도도를 측정했다.

지난 15~20년간 유기 단분자 및 분자-전극 계면에서의 전자전달 특성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결과들이 보고됐지만, 열전달에 대해서는 실험적으로 측정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었다.

연구팀은 단분자의 열전달을 측정하는 방법들을 모색한 결과 1조(兆)분의 1 와트에 가까운 예민한 열감지 능력을 지닌 탐침형 열량계를 이용해 탄소사슬로 된 단분자의 열전도도를 측정했다. 차가운 금 기판과 뜨거운 금 탐침 사이에 놓인 유기분자의 말단이 분리되면서 변화되는 열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단분자 열전도측정에 사용된 장비. (사진=한국연구재단)
단분자 열전도도 측정에 사용된 장비. (사진=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또 측정을 통해 유기분자의 탄소사슬 길이가 열전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밝혔다. 이론상 금속이나 반도체에서 소재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전자와 열의 전달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양자효과가 적용되는 미시세상에서는 분자의 길이에 따라 전자전달은 영향을 받지만 열전달은 거의 일정함이 확인됐다. 이는 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열전도는 무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장성연 교수는 “단분자 레벨의 열전도도를 처음으로 측정한 것”이라며 “향후 분자 구조의 디자인을 통해 전자 및 열의 전달 특성을 제어해 분자컴퓨팅을 실현하며 나아가 단분자들의 열전특성을 이용한 분자에너지 소재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사업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7월17일자에 게재됐다.

 

아래는 장성연 교수와의 미니 인터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우리 연구실은 차세대 에너지소자 및 나노전자소자를 개발하는 연구실로 단분자 레벨부터 필름에 이르는 다양한 소재개발부터 소자의 제작 및 물리적 특성분석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서 수행해왔습니다. 본 논문과 관련된 분자전자 분야연구는 미국에서 포스닥연구원으로 있던 시절부터 15년 동안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미국에 있던 2006년에 단분자의 전기전도도를 측정하여 발표하였고, 2007년에는 단분자의 Seebeck 상수를 세계최초로 측정하여 Science 지에 발표하였습니다. 단분자의 열전효율을 측정하는 것이 궁극적인 연구 방향이었는데,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단분자의 열전도도를 측정하여야 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단분자의 열전도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나노스케일 열량계 장비가 필요하였으나,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책과제를 국내에서는 찾기가 힘들었고, 마침 포스닥연구원 시절부터 현재까지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미시건 대학의 Pramod Reddy 교수팀이 해당 장비를 개발 보유하고 있어 저희 연구실 학생연구원인 Zico Alaia Akbar 학생과 함께 1년 동안 미시건 대학을 방문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나노열량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Reddy 그룹 학생들과 유기단분자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저희 그룹학생의 공동연구는 서로가 해결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충족시켜 주었고, 서로가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독일의 계산시뮬레이션 팀과의 협업으로 이론적으로 실험 결과에 뒷받침이 되는 계산을 하였습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나노스케일 열량계를 유기단분자의 열전도도 측정에 처음으로 적용하다 보니 측정되는 값들이 통상적인 수치들보다 월등히 작은 값이라 측정의 정확성, 정밀도, 재현성 등의 객관적 확신을 가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많은 반복실험과 결과에 대한 의심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실험결과를 얻는 연구팀들이 마주하게 되는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진행했었던 단분자측정에 대한 노하우들을 바탕으로 통계적 해석 접근법을 통해 측정값의 의미와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실험 데이터들에 대해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까지 유기 단분자의 열전도특성은 이론적으로만 연구가 되었지 실험적으로 구현된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제안되었던 이론들 특히 “단분자 내의 열전도특성은 단분자의 길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게 되어 기초과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연구로 여겨집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분자컴퓨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월등히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한 기초적인 이해 역시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본 연구는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자와 분석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자들의 협업이 새로운 학문적 발견을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연구결과의 기술적 내용보다 향후 이러한 협업이 얼마나 더 많은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기술적으로 분자컴퓨팅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소재 관점에서의 다양한 접근과 분자회로소자의 패러다임의 정립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통합적 노력이 추가로 요구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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