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배터리 개발 … 전도성 저하문제 해결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배터리 개발 … 전도성 저하문제 해결
폴리우레탄·금나노입자 이용 … “신축성 디스플레이 및 전자기기에 응용될 것”
  • 박정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7.28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도성 저하 문제를 해결한 고무줄처럼 늘어나는(stretchable) 배터리를 개발했다.

2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세대 김병수 교수와 포항공대 박수진 교수, 미시간대학 니콜라스 코토브 교수 연구팀이 우수한 전도성을 지닌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전극과 배터리를 개발했다.

그동안 신축성 있는 전자기기에 쓰일 수 있는 늘어나는 전극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진행돼 왔다. 그러나 개발된 배터리는 전극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전도층이 파열, 배터리 용량 저하로 이어지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판 위에 전도층을 패턴화 시키거나 기판을 주름지게 하는 방법 등이 시도됐으나 공정이 복잡하고 도포된 표면에만 전기가 흐르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폴리우레탄과 금나노입자를 다양한 조성비로 복합체를 형성시킨 뒤, 전도성 층과 신축성 층을 번갈아가면서 진공 탈수 방식으로 계층 수 조절을 하며 적층시킨 뒤 밀도 구배된 탄성전극을 제조했다. (그림=연세대 제공)
연구팀이 폴리우레탄과 금나노입자를 다양한 조성비로 복합체를 형성시킨 뒤, 전도성 층과 신축성 층을 번갈아가면서 진공 탈수 방식으로 계층 수 조절을 하며 적층시킨 뒤 밀도 구배된 탄성전극을 제조했다. (그림=연세대 제공)

연구팀은 고무탄성을 갖는 폴리우레탄(PU)과 전도성이 우수한 금 나노입자를 간단하게 전기적 인력을 통해 혼합하는 방식으로 금속처럼 전기가 통하면서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전극을 제조했다. 공기청정기 필터에 먼지가 달라 붙거나 머리카락이 풍선에 달라붙는 현상 등 일상에서 목격할 수 있는 전기적 인력을 이용한 비교적 단순한 공정으로 신축성은 유지하면서 저항 값을 금속 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또한 폴리우레탄과 금나노입자의 비율이 다른 두 종류의 복합체를 번갈아 쌓아 전극의 표면에서 뿐만 아니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수직 방향으로도 전기가 흐르도록 만들었다. 나아가 개발된 신축성 전극을 리튬 이차전지에 적용해 배터리 길이가 30% 이상 늘어나는 물리적 변형에도 우수한 안정성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김병수 교수는 "기존 신축성 전극과 달리 신축성과 전기적 전도 방향성에 제약받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용도에 맞게 정교한 조절이 가능하다ˮ고 설명했다.

박수진 교수는 "배터리 집전체 뿐 아니라 미래의 신축성 디스플레이 및 전자기기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ˮ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성과는 미국과학진흥회(AAAS)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즈’(Science Advances) 7월26일자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연세대 구민수 박사와 포항공대 송우진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울산과학기술원 김성엽 교수와 신태주 연구지원본부장도 연구에 참여했다.

스트레처블 배터리 구동. (그림=연세대 제공)
스트레처블 배터리 구동. (그림=연세대 제공)

아래는 구민수 박사와의 미니 인터뷰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울산과학기술원에 있을 때 김병수 교수님 연구실과 박수진 교수님 연구실은 같은 공간 실험실을 나눠쓰게 되면서 각 연구실의 전문성을 살려 자연스럽게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당시 송우진 박사님은 구조변형 가능한 이차전지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 중이었는데, 이때 재료합성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가 신축성 있는 전극을 만들어서 스트레처블 배터리를 구동시켜보자는 생각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에 보고된 스트레처블 전극 관련 논문을 따라 만들어보니 재현이 되지 않았고 또한 제작과정이 복잡하여 실용성 면에서 떨어진다고 판단됐다.

따라서 쉽게 만들 수 있고 정교히 물리적·전기적 성질이 조절되고 재현성에 문제없는 범용성 있는 전극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다층복합체적층’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착안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Q.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A. 무엇보다 우리의 목표 응용분야는 배터리 구동이었기 때문에 높은 전압범위에서도 안정적이면서도 배터리를 구동시킬 정도의 충분한 전도성 확보를 위해 금나노입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신축성 고분자로 폴리우레탄을 사용해 금나노입자와의 정전기적 복합화를 통해 용매제거를 쉽게 진공여과 방식으로 필름전극을 얻을 수 있었다.

이때 폴리우레탄과 금나노입자의 조성비에 따른 신축성 및 전도성 변화를 조사했고, 반복적으로 진공여과를 해서 만든 계층구조에 따른 물리적·전기적 특성을 X-ray분석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다 심도 있게 고찰할 수 있었다.

이를 스트레처블 배터리에 실제로 적용해본 결과, 물리적인 스트레칭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었다.

Q.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A. 처음에는 신축성 고분자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삼중블록고분자(SBS, SEBS) 등과 혼합하기 위해 톨루엔 같이 독한 유기용매 상에서 금나노입자를 합성하고 삼중블록고분자를 함께 녹여 전극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유기용매를 휘발시키는 과정에서 금나노입자가 응집되면서 불균일한 필름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신축성 및 전도성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이러한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서 수용액상에서의 정전기적인력을 통한 복합체 형성을 시도하여 수분산된 (+)전하를 띄는 폴리우레탄과 (-)전하를 띄는 금나노입자를 만들어서 균일한 전극을 만들게 됐다.

그 결과, 이전보다 우수한 신축성 및 전도성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스트레처블 배터리에 적용할 정도의 신축성 및 전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가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층복합체 적층법을 고안해냈고 그 결과, 우리가 원하는 목표치만큼의 스트레처블 전극을 만들 수 있었다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A. 기존의 연신성 전극은 탄성이 있는 신축성 소재를 기판으로 하고 그 위에 전도성 물질을 도포하거나 미리 그 기판에 주름을 형성해 신축성과 전도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기판 표면 위만 전도성이 있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기존에 보고된 완전도체의 경우 탄소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금속 수준의 높은 전도성을 확보할 수 없는 한계를 보였다. 우리가 개발한 다층구조의 복합체 전극은 윗면만 전도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윗면에서 아랫면까지 전부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금속 수준의 완전도체를 만들 수 있었다.

Q.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현재 삼성, LG, 그리고 Apple 같은 전자 회사들은 플렉서블 디바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트레처블 기술은 현재의 플렉서블 기술보다 더 진일보한 기술로 미래에는 늘어나는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스마트 의류, 인공장기의 개발까지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단 실용화를 위해서는 전기적·화학적 안정성에 대해서 좀 더 연구가 필요하고 디바이스와의 최적화 부분에 더 연구가 필요할 듯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