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최근 노인 인구와 만성질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일차의료 강화의 중요성은 커져가고 있지만 정작 국회에 제출된 일차의료 특별법안은 여전히 깊은 잠을 자고 있다.
23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일차의료 기능정립 및 발전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일차의료 특별 법안’이 2017년 12월22일 발의됐으나 여전히 소관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특별법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면 일차의료를 지역사회 중심의 의원·치과의원·한의원이 행하는 보건의료로서 질병의 예방·치료·관리 및 건강증진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지속적·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특히 일차의료 정착 및 확산을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일차의료 표준모형 개발 및 보급,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급 의료기관 간의 진료 협력체계 활성화 등에 관한 사업을 추진토록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역할도 명시했다. 일차의료 인력정책을 수립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실태조사 및 정보체계 구축 등에 관한 사업을 실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일차의료 전담조직의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매년 정기국회 전 일차의료 발전에 관한 보고서를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일차의료 강화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처음으로 명확히 했으며 일차의료인의 교육과 양성뿐만 아니라 일차의료 임상 모델의 개발을 위한 지원을 법령으로 천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러나 이 특별법은 20대 국회 회기 중 처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시 일차의료 특별 법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충남도지사로 출마, 당선되면서 법안이 공중으로 붕 떠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야간 강대강 대치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고 20대 국회 회기가 1년도 채 남아 있지 않아 법안 처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일차의료 특별 법안이 발의 됐을 당시 환영의 뜻을 밝혔던 대한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은 본지와의 만남에서 특별법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특별 법안을 만든 사람들이 일차의료 리더들이었다”며 “당시 법안을 대표발의했던 양승조 의원이 지사로 가버리면서 힘이 빠졌고, 결국 붕 떠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차의료 강화는 몇몇 단체와 사람이 나서서 될 일은 아니며,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가 역할을 해줘야 하기에 반드시 법안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