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외상환자 수술과 관리는 또 하나의 전문 영역"
"응급 외상환자 수술과 관리는 또 하나의 전문 영역"
[인터뷰] 김남렬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

"학회장 취임 후 외상중환자에 대한 인식 확대 노력"

"학회 회원 중환자 관리 전문 교육에 중점"

"내년 봄엔 부여서 국제학술대회 준비"

"전문 영역 인정받도록 저변 확대할 것"
  • 서정필 기자
  • hustledoo79@gmail.com
  • 승인 2019.07.04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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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응급실을 통해 들어온 외과계 중환자는 안정기가 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전문지식을 갖춘 외상중환자 외과 전문의들이 담당하는 게 좋습니다.”

외과적 응급수술이 필요할 때. 환자들은 병증 부위에 따라 그 병증을 담당하는 의사를 찾고 해당 의사가 수술을 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는 ‘외상중환자외과학’의 개념이 확산되지 않아서 생긴 오해로, 외과적 응급수술과 관리는 외상중환자 담당의가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의사가 있다. 김남렬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고대 구로병원 외과 교수)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최근 고대 구로병원을 찾아 김남렬 교수를 만나 외상 응급 수술과 사후 중환자실에서의 관리가 한 담당의에 의해 이뤄지는 게 더 효과적인지, 그리고 왜 외상중환자 담당의들의 전문성이 중요한지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외과 김남렬 교수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외과 김남렬 교수


Q.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외상중환자학’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김남렬 교수(이하 김) : 사실 정확하게 지칭할 수 있는 표현이 우리말에는 없습니다. 영어로 하면 ‘Acute care surgery’라고 하면 외과 선생님들은 바로 알아들으시는데 그걸 정확히 나타낼 수 있는 우리 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회 처음에 이름 정할 때도 사례금도 걸고 공모하기도 했는데 원하는 만큼 적당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급히 뭔가 처치를 해야 하는 환자들, 그러니까 응급실로 들어왔고 빠른 시간 안에 외과적인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을 다루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당연히 외상도 들어갈 것이고. 주로 급성 복증에 대한 수술을 하게 되는데 급성 복증에는 피가 나는 것 아니면 장이 터진 것, 위궤양 천공 위장, 장이 썩은 것도 있어요. 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혀서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큰 일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상중환자의에 대한 인식 아직 낮아”

Q. 그렇다면 다루시는 환자의 상태가 대부분 심각할 것으로 짐작된다.

김 : 예 말씀드린 대로 응급실로 내원해서 급히 수술을 요하는 상태의 환자들은 보통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지게 돼 있습니다. 중환자는 내과계 중환자와 외과계 중환자로 나누게 되는데 외과계 중환자의 대부분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차지합니다.


그래서 보통 응급수술, 외과계중환자 그리고 외상까지 세 영역을 주로 한 선생님이 보게 됐고 나름대로 여기에 전문성도 생기면서 하나의 범주로 묶이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세계적으로 이런 역할을 하는 선생님 사이에 학회도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 영역만의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 의료 종사자 사이에서도 낮은 편이라 우선 인식 개선부터 필요합니다.
 

“외상응급환자 수술부터 관리는 전문적 영역”

Q.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수술, 외과계중환자 그리고 외상까지 세 영역에 대한 전문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김 :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외상에 대한 처치는 외과의사 중에 주로 젊은 의사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제가 레지던트 할 때까지만 해도 그냥 외과의사면 다 외상 처지 할 줄 안다는, 그러니까 외상이 특별히 전문성 있는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나이가 좀 있으신 외과의사 선생님들 중에서는 “응급수술, 맹장수술 그리고 급성 복증 같은 것은 그냥 그날그날 당직 서는 사람들이 해결하면 되는 것 아니야?”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등 해외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봐도 응급실을 내원한 외상 환자에 대한 응급수술과 중환자 시기의 처치는 전문성을 가진 한 선생님이 하는 게 환자의 예후에도 좋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외과 김남렬 교수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외과 김남렬 교수

“외상중환자의들의 전문성 강화 위해 노력”

Q. 외상 응급환자에 대한 수술 후 중환자 시기 처치까지에 대한 담당의의 전문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는 담당의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제 병원에서 이 영역이 독립적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김 : 사실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 뿐 아니라 응급실을 갖추고 있는 2차 병원 등이라면 거의 모든 곳에 이런 (외상중환자외과의로서의) 역할을 하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응급실을 통해 들어오는 급성복증, 그러니까 24시간 안에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의 환자가 있을 경우 병원마다 그런 환자들의 수술을 주로 하는 선생님들이 계시기 마련입니다.

이런 수술은 암 수술과는 다릅니다. 암 수술 같은 경우는 환자의 현재 체력 상태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서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짐반, 급성복증 환자 수술은 촌음을 다투는 것이니까요. 이런 수술을 잘해서 병원마다 주로 담당하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수술을 담당하셨으니 중환자실에서도 수술한 환자를 계속 담당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선생님 중에서도 자신이 하는 치료가 ‘Acute care surgery’고 자신이 인텐시비스트(intensivist, 중환자 전문 치료의)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특징이 수술 능력은 탁월한데 이후 중환자 관리에 있어서 전문성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외국과 달리 급성 수술을 잘하는 선생님들이 외상 중환자들에 대한 중환자실에서의 케어에 대해서 따로 전문성을 키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대장항문 전공의가 또 내일은 유방 전공의가 당번으로 돌아가면서 응급환자를 받는 병원과 전문성을 지닌 ‘Acute care surgery’가 응급상황부터 중환자 시기 관리까지 모두 담당하는 병원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을 비롯해서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이 관련 체계를 갖췄고 다른 병원들도 이러한 흐름을 인지하고 속속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학회 차원 교육 프로그램 진행

Q. 지난 1월 대한외상중환자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외상중환자 담당의들에 대한 교육 강화를 주요 추진 사업으로 말했다. 담당의들이 응급상황뿐 아니라 중환자 시기까지 모두 케어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서인가?

김 : 맞습니다. 저희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수술이야 배운 대로 하면 되는데 수술 후 위급한 시기,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을 잘 관리해서 다시 해당 세부 전공 선생님이 담당하게 할 때까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학회 차원에서 그것에 대한 교육 기회를 마련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Q. 학회 회원은 몇 명이나 되는가?

김 : 현재 의사 회원은 600명 정도입니다. 우리 학회 특성 상 외상을 전문적으로 보는 간호사들과 협조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준회원 격으로 외상전문 간호사 회원도 120명 정도 됩니다. 아직 학회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 외상중환자 전문의로서 역할을 하고 계신 것으로 파악되는 분들은 400여명 정도입니다.

저희 교육 사업이 잘 돼 회원들이 외상 환자의 응급수술과 중환자실에서 관리까지 탁월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병원마다 응급 외상 환자 관리에 있어 클로즈드시스템, 그러니까 수술 후 중환자 시기까지 책임지는 방식을 구현할 수 있게 되고 말씀드렸듯 환자의 예후도 더 좋아질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봄 부여서 국제학술대회 준비

Q. 학회 차원에서 추진하는 또 다른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가?

김 : 1년에 봄, 가을 두 차례 학술대회를 갖는데 매년 봄에는 자체적으로, 가을에는 일본의 외상중환자외과학회와 함께 행사를 가져왔습니다. 내년 2020년 봄 대회는 특별히 국제대회로 세계 여러 나라의 외상중환자전문의를 충청남도 부여로 초청해 개최하려고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더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이 나오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 있다면?

김 :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20~30년 전까지만 해도 각 과마다의 세부 전공이 아주 강조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각 세부 전공마다도 전문성이 정말 많이 중요해지는 추세입니다.

그러다보니 외과의 개개인이 자신의 전공에 대한 지식은 탁월한데 급성 환자를 케어하는 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역설적으로 저희 학회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외상중환자외과학에 대한 인식 저변이 낮아서 일단 일정 시기까지는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 진행과 학술대회 준비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미래 여건이 성숙하면 세부 전공 개설을 통한 외상중환자외과 전공의 배출 등 제도 개선 노력도 시작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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