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약 美 진출 상업적 성공 기대감 고조
국산약 美 진출 상업적 성공 기대감 고조
한미약품 '히알루마' 출시 … '에소메졸' 설욕전

대웅제약 '메로페넴' 철수 경험 '주보'로 지우나

셀트리온, 미국 실적 상대적 저조 … 향후 성장 기대감 ↑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6.2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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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제약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미국 '입성' 자체가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1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자사가 개발한 주사용 골관절염치료제 '히알루마'를 본격적으로 시판한다. 미국 판매 파트너사는 글로벌 제네릭 1위 기업인 테바 이다. 

한미약품은 현지 판매에 따른 순매출 금액의 두 자릿수 퍼센트를 로열티로 받게 되며 향후 히알루마를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이 미국 시장에 골
한미약품이 미국 시장에 골

한미약품이 자사 제품을 미국에 선보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3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에소메프라졸스트론튬)을 현지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에소메졸은 미국 내에서만 6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넥시움'의 개량신약이다. 넥시움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벌인 2년여의 특허소송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당시 넥시움의 특허가 6개월 정도 남아있던 상황이어서 에소메졸은 제네릭과의 경쟁 없이 단독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매출은 달성하지 못했다. 한미약품은 이 제품의 매출목표를 500억원으로 잡았으나, 실 매출액은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제품은 이후 매출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미국 처방조제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과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약가를 에소메졸의 미국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동일 성분이어서 처방조제시스템 목록에서 같이 검색 되지만, 개량신약인 에소메졸은 성분이 달라 별도로 검색하지 않는 이상 의사들이 처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낮은 약가로 시장을 공략하려던 당초 계획과 달리 보험약제관리(Pharmacy Benefit Management, PBM) 업체와 협상에서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서 가격경쟁력도 떨어졌다.

따라서 이번 '히알루마' 출시는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에소메졸'에 대한 설욕전이 되는 셈이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
대웅제약 본사 전경.

한미약품보다 한달 앞선 지난달, 대웅제약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국내 제품명 '나보타')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주보는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품 가운데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제품으로, 지난 2월 미국 FDA로부터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판매허가를 받았다.

주보의 미국 현지 판매를 맡은 에볼루스는 오는 7월1일부터 '#NEWTOX NOW'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이 경제적인 비용으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에볼루스는 이번 신규 프로그램 등을 통해 2년 안에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대웅제약도 한미약품처럼 미국 시장 진출이 처음은 아니다. 이 제약사는 지난 2017년 항생제 제네릭 '메로페넴'으로 진출했으나 실적 저조를 이유로 현지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로페넴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메렘(메로페넴)'의 제네릭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015년 12월 미국 FDA로부터 메로페넴의 시판 허가를 받은 뒤 약 1년 5개월이 지난 2017년 4월 제품을 출시했다.

허가 이후 출시가 늦어지면서 경쟁사가 늘어났고, 그 결과 기대와 달리 매출이 저조, 출시 1년 반 만에 메로페넴의 미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다행히 보툴리눔톡신 제제 '주보'는 미국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 경쟁자가 사실상 엘러간의 '보톡스' 한 개 품목이어서 경쟁 구도가 단순할 뿐 아니라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판매망이 튼튼하고 공급 물량에 따라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칠 경우 다른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분기 개시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임상 시험 환자 모집을 최근 완료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회사로 거듭난 셀트리온도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유럽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6년 미국 시장에 자사의 대표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 제품명, 인플릭시맙)를 출시했다. 

'인플렉트라'는 현재 유럽 인플릭시맙 성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제품이다. 미국 출시 당시 오리지네이터인 '레미케이드'는 현지에서 약 4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고, 인플렉트라가 미국 시장에 등장한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라는 점 때문에 시장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출시한 지 2년 뒤인 2018년 인플렉트라의 미국 매출은 2억5900만달러, 시장 점유율은 7~8% 수준에 그쳤다.

업계는 미국 시장의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인플렉트라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신재훈 애널리스트는 "유럽에서 승승장구하던 램시마는 미국에서 출시한 지 2년 반이 지났음에도 사보험과 공보험인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의 등재비율이 낮아 대부분 처방이 기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다른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리지네이터 제약사가 PBM(Pharmacy Benefit Manager, 의약품급여관리자)에 리베이트를 제공, 바이오시밀러를 보험등재목록(Formulary) 등재를 미루거나 후순위 처방품목으로 등재하는 탓에 미국 시장에 바이오시밀러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 신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미국 정부가 리베이트를 통한 오리지네이터 독점 행위를 규제하고, 바이오시밀러의 사용을 증진하기 위해 교차 처방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등 바이오시밀러에 유리한 정책을 펴고 있어, 향후 인플렉트라를 비롯한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매출과 점유율이 점차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연이어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것을 볼 때 시장 진입 자체는 경험치가 어느 정도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수출 및 저명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 관계가 늘어나면서 미국 시장에서 판매와 마케팅도 갈수록 수월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실적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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