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우리나라의 의약품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직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지만, 증가세가 점차 커지고 있어 반도체·석유·자동차 등 기존 주력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수출의 '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약품 수출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0.61%를 차지해 2010년(0.25%)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11억7000만 달러(한화 약 1조3870억원)에서 37억2000만 달러(한화 약 4조4100억원)로 3배 이상 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13대 수출 품목 중 최고인 21.1%를 기록해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19.3%) 증가율을 앞질렀다.
韓, 수출시장 점유율·경쟁력 '↑'
우리나라 의약품은 전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 0.23%였던 한국의 전 세계 의약품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7년 0.46%로 2배(0.23%p) 증가했다. 독일이 11.58%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했고, 이어 스위스·미국·벨기에·아일랜드 등의 순이었다.
일본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0년 0.85%에서 2017년 0.70%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10년 0.62%p였던 우리나라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일본의 하락세와 우리나라의 상승세가 맞물리며 2017년 0.24%p로 줄었다.
우리나라 의약품이 세계에서 어느 정도의 수출 경쟁력을 가졌는지 분석하기 위한 RCA(Revealed Comparative Advantage) 지수도 같은 기간 2배 이상 상승했다. RCA 지수가 1보다 크면 해당 품목이 자국의 전체 수출 품목과 비교해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본다. RCA는 클수록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0.08479로 1보다 작았던 우리나라 의약품의 RCA 지수는 2017년 0.14676으로 1.73배 증가했다. 그동안 1~2개에 불과했던 수출 경쟁력 비교우위가 있는 제품(RCA>1) 개수도 2017년 최초로 3개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의약품 수출경쟁력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한 한국무역협회 신성장연구실 이진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수출 경쟁력 비교우위가 있는 제품의 개수가 의약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부족한 만큼, 향후 비교우위 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약품 수출 확대 위해 관련 기관 협력 필수"
비교우위가 있는 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의약품 수출 확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사·정부·병원·대학 등 관련 기관이 유기적으로 보완·협력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국내 제약사는 기술 수출을 통해 얻은 계약금을 신약 R&D 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고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과 빅 파마와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정책금융 지원·세제 혜택 확대 등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과 병원은 우수한 의료시스템이 신약 개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임상 시험 관련 협력 강화와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세계 의약품 시장은 반도체 시장규모의 약 3배에 달하는 큰 시장이며 연평균 6% 이상 고속 성장 중인 블루오션"이라며 "국내 의약품 산업 발전과 수출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