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눈 돌리는 中 ... 韓 제약업계 '위협'
글로벌 시장 눈 돌리는 中 ... 韓 제약업계 '위협'
미·유럽 등 선진국 임상 자료 인정 움직임

빅파마 시장 노리는 中 제약사 속속 등장

"국내 바이오헬스 기술 수준 중국보다 뒤져"

"韓, 역량 수준 개선 없을 시 도태 가능성"
  • 안상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6.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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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게 유지했던 중국 정부가 최근 미국·유럽의 임상 자료를 인정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국 제약사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어, 국내 제약업계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3년 1618억 달러(한화 약 190조7100억원) 규모에서 2017년 2118억 달러(249조69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오는 2020년에는 3305억 달러(한화 약 389조6260억)까지 성장해 전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 제약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약사는 백운산의약이다. 미국 존슨앤드존슨를 사업 모델로 하는 이 회사는 처방 의약품 외에도 다수의 헬스케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 레고켐바이오·앱클론 등의 파트너사로 잘 알려진 중국의 복성제약은 지난해 250억 위안(한화 약 4조25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항암제 매출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항서의약은 174억 위안(2조9680억원)의 매출액으로 7위에 자리했다.

 

그동안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중국 제약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제약업계에 위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중국 제약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제약업계에 위기가 될 전망이다.

 

R&D 투자 늘리는 中 제약사 … 기술수출 사례도 등장

내수 시장의 꾸준한 성장으로 대부분의 중국 제약사는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수출 실적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제약사 대부분이 우리나라처럼 제네릭 개발과 제조·영업 등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일부 R&D 중심의 제약사는 상황이 다르다. 항서의약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제약사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R&D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체 개발 항암제 '아파티닙'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00억원에 육박한다. 올해는 중국 제약사 최초의 PD-1 저해제 '캄렐리주맙'의 허가·출시도 기대된다.

항암제 분야에서 지속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 회사는 최근 한국 에이치엘비와 공동으로 '아파티닙+캄렐리주맙'의 간암 환자 대상 미국 3상 병용 임상을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일부 중국 제약사는 기술수출 모델을 통해 글로벌 빅 파마에서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생명과학 기업 '진스크립트'(Genscript)와 바이오벤처 '베이젠'(BeiGene)이 대표적이다.

진스크립트는 CAR-T 기술을 존슨앤드존슨에 수출했으며, 베이젠은 PD-1 항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셀진에 기술수출했다. 이는 중국 내에서 신속한 임상개발로 근거 자료를 확보하고 글로벌 인재를 활용해 협상 테이블에 나섰기에 가능한 성과라는 평가다.

 

9개 신산업의 한·미·중 간 기술수준(자료=산업연구원)
9개 신산업의 한·미·중 간 기술수준(자료=산업연구원)

 

"韓 제약 경쟁력, 중국보다 앞서 있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제약사의 등장은 한국 제약업계 입장에서 '위기'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제약업계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앞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탐방기: 머지않은 중국의 바이오 굴기' 보고서를 발간한 NH투자증권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국 기업이 늘어날수록 국내 제약업계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헬스 영역의 기술 수준은 이미 중국보다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헬스 영역은 현재의 성장역량 수준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태 가능성 우려가 있는 그룹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헬스 기술 수준을 비교했을 때 미국(100점)을 기준으로 한국은 70점 수준에 그쳐 중국(75점)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약업계가 '혁신 신약' 개발을 시도해야 하며, 원천 기술을 갖춘 업체가 글로벌 제약사와의 업무제휴·M&A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구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오스코텍의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개발 과정과 같이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을 갖춘 전통 제약사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역할을 분담하는 것도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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