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신약 개발 러시 … 의사들 "환자 인식도 개선돼야"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 러시 … 의사들 "환자 인식도 개선돼야"
노바티스, 다케다 '자이드라' 6조원 인수

대웅제약 등 국내업계도 임상 3상 진행

전세계 환자 4천만명 ...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 서정필 기자
  • hustledoo79@gmail.com
  • 승인 2019.06.0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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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최근 다국적 제약사간에 6조원 규모의 안구건조증 빅딜이 이뤄지고,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관련 치료제의 임상 3상 돌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구건조증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한 번에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지만 이러한 흐름에서 국내 150만, 세계적으로는 4000만에 이르는 안구건조증 환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현상을 10년 전부터 빠르게 보급된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에 찾고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언론 등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안과전문의들은 치료제 개발을 반기면서도 새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원인을 찾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증상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제 사용과 함께 개개인의 관리 노력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제약업계 신약개발 경쟁 가속도

현재 세계적으로 안구건조증 환자는 4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제 시장 규모는 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제약사들은 계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시장을 선점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달 초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일본 다케다(Takeda)제약으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 '자이드라'(Xiidra, 성분명 lifitegrast)를 53억 달러(한화 약 6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자이드라'는 지난해 말 다케다에 인수된 샤이어사가 2016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받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지난해 매출은 3억8800만 달러(약 4500억원)다.

대웅제약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3월부터 올해 말까지 미국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신약 'HL036'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무작위, 병열 할당 방식으로 안구건조증 환자 630명을 대상으로 0.25% HL036 점안액의 위약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HL036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자극감, 이물감 등의 증상을 느끼게 되는 안구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안구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TNFα를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트리비앤티가 개발중인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 'RGN-259'도 FDA 승인을 목표로 미국에서 세 번째 임상3상인 ARISE-3 시험의 첫 피험자 투약을 지난 10일 시작했다.

FDA는 안구건조증의 경우 위약으로 일반점안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구건조감 측면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복수의 임상 3상 연구 결과로 증명한 '재현가능성'을 승인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트리비앤티 측은 "RGN-259가 시판중인 치료제 대비 안전성과 효과 측면에서 상대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두 번의 임상 3상 결과에서 보여준 빠른 치료 효과는 다양한 건성안 환자의 치료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 매커니즘 깨진 것

이처럼 제약업계가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안구건조증에 대한 환자들의 정확한 이해는 부족한 실정이다. 단순히 인공눈물을 통해 눈물을 보충해 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많다.

송상률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보통 안구건조증 하면 눈물이 부족해 마치 기계에 기름이 잘 둘러지지 않은 것처럼 눈이 뻑뻑한 증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안구건조증이란 좀 더 넓은 증상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그 눈물량 부족 이외의 다른 원인도 많다"고 설명했다.

꼭 눈물이 적어서 안구건조증이 아니고 눈물의 조성이 달라지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통칭한다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눈물에는 물뿐만 아니라 점액질 등 여러 성분이 있는데 미세먼지, 렌즈착용, 컴퓨터 모니터 장시간 응시,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이 조성이 달라지게 되면 눈물이 제대로 안구에 발라지지 못해 모래가 들어 간 것처럼 눈을 자꾸 비비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눈물이 만들어지는 데는 문제가 없어도 그게 안구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눈물이 부족한 경우와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보험 환경 따라 증상 바라보는 시각 달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눈물 분비 매커니즘이 깨졌다는 것과 망막이나 시신경 등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에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며 "나라마다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물 분비의 불안정으로 보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염증으로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아마도 나라마다의 건강보험 환경이 다른 것이 그 원인으로 추론된다"며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전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자리 잡고 있어 병원 문턱을 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사회는 자연히 진단이 필요한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고 사보험 제도가 발달해 병원 방문시마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경우에는 눈물 분비의 일시적 불안정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또 "두 시각 중 어느 것이 더 설득력있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며 실제로도 환자를 진료할 때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목표가 '관리를 통한 눈물 분비 매커니즘 회복'이나 '염증 처치'로 다르게 설정된다"며 "증상이 있을 경우 되도록 빨리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의사와 적합한 치료 방향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치료만큼 관리 중요 ... 의식적으로 눈 깜빡여야"

이처럼 안구건조증은 누구나 증상은 비슷하지만 그 증상에 이르는 원인은 다양한 다인자성 질병(Multifactorial Diseases)이기에 치료제 시장에 대한 관심과 함께 질환이 의심될 경우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각자의 원인을 찾고 제거하려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송상률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대표적인 환경성 안질환인데 스마트폰이나 PC 화면을 보지 않고 살아가기 힘든 현대인의 특성 상 생활 속에서 증상을 예방,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급성 안구건조증은 비교적 빨리 치료할 수 있으며, 통증이 일어나고 시간이 흘렀더라도 인내를 갖고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용우 교수도 "특히 직업 특성 상 계속해서 모니터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의식적으로 눈을 일정 주기마다 깜빡여서 눈물이 안구에 잘 발라질 수 있게 돕는 기름샘을 활성화 해야 한다"며 "평소에 눈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며, 특히 겨울철 강한 햇빛이나 바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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