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판 변형이 녹내장 선행요인" ... 세계 첫 연구성과
"사상판 변형이 녹내장 선행요인" ... 세계 첫 연구성과
분당서울대병원 김태우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사상판 변형위치와 곡률정도로 녹내장 환자 예측 가능"
  • 서정필 기자
  • hustledoo79@gmail.com
  • 승인 2019.05.30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이 녹내장 환자에서 사상판이 변형된 부분과 시신경 섬유가 손상된 부분이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녹내장은 시신경 이상으로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망막을 통해 받아들인 시각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시신경에 장애가 생기면서 시야 결손이 나타나게 되는데, 뚜렷한 초기 자각증상이 없는 탓에 치료시기를 놓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녹내장 환자는 지난 2012년 58만 명에서 2017년 87만 명으로 5년간 약 3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병원 측은 “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시신경의 손상 부위와 사상판의 변형 부위가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사상판 변형이 녹내장을 유발하는 주요 선행요인이라는 점을 밝혀 녹내장의증 환자들의 녹내장 발생 여부를 예측하고 치료 시작 시기를 판단하는데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녹내장 발병의 주요 원인은 안압 상승으로 인한 시신경의 손상이다. 안압에 의한 스트레스가 시신경 내부의 사상판(시신경을 형성하는 신경 섬유가 눈 뒤쪽으로 빠져 나가는 부분에 만들어진 그물 형태의 조직)에 작용하면서 사상판이 뒤로 휘게 되고, 이렇게 변형된 사상판이 시신경 손상을 촉발하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번 연구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보여주는 것으로, 단순히 시신경의 외형적 형태만이 아니라 시신경 내부의 사상판이 변형된 위치와 시신경이 손상된 위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156명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건강한 눈을 가진 그룹(1군)과 원발개방각녹내장(POAG) 환자 중에서도 상부 시신경이 손상된 그룹(2군), 하부 시신경이 손상된 그룹(3군), 상하부 시신경이 모두 손상된 그룹(4군) 총 4개 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빛간섭 단층촬영 장비를 이용해 얻은 영상으로 사상판 곡률지수와 깊이의 위치적 차이를 비교한 결과, 상부 시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는 시신경 위쪽의 사상판이 아래쪽 사상판보다 더 많이 휜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부 시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는 시신경 아래쪽 사상판이 위쪽 사상판보다 더 많이 휘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A는 위쪽 시신경이 손상된 환자, 위쪽 사상판(A-1)이 아래쪽 사상판(A-2)보다 더 휘어져 있다. B는 아래쪽 시신경이 손상된 환자, 아래쪽 사상판(B-2)이 위쪽 사상판(B-1)보다 더 휘어져 있다.
A는 위쪽 시신경이 손상된 환자, 위쪽 사상판(A-1)이 아래쪽 사상판(A-2)보다 더 휘어져 있다. B는 아래쪽 시신경이 손상된 환자, 아래쪽 사상판(B-2)이 위쪽 사상판(B-1)보다 더 휘어져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사상판 곡률이 클수록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사상판 변형이 녹내장 발생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연구로 사상판의 변형 부분을 평가해 시신경이 손상될 부분을 미리 예측해 실제 녹내장으로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의 위험을 감소시키지만, 녹내장이 의심되는 단계에서는 확실한 녹내장 진단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탓에 치료 시작 여부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상판의 변형 위치와 곡률 정도를 미리 확인함으로써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면, 이 환자들은 보다 집중적인 관리를 통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압이 높은 경우, 40세 이상이거나 근시가 심한 경우, 고혈압과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자,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에서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미국 ‘안과학회지(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