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야 인공지능 도입 빨간불 켜지나
의료분야 인공지능 도입 빨간불 켜지나
미국 전문가들 "IBM, 마케팅만 우선 ... 시스템 달성 가능 수준 과장"

"방대한 데이터 소화하지만, 자체 통찰력으로 치료법 및 권장사항 내놓는지 의문"
  • 이민선 기자
  • 승인 2019.05.2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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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민선 기자] IBM의 신약개발을 위한 왓슨 포 드럭 디스커버리(Watson for Drug Discovery)의 판매 중단 및 서비스 효과 논란으로 다양한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려는 기업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4월 미국 IBM사는 자사 의료용 인공지능 부문인 왓슨 헬스(Watson Health)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신약개발에 중점을 둔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 포 드럭 디스커버리(Watson for Drug Discovery)’의 개발 및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전자학회 매거진(IEEE Spectrum)이 심층분석을 통해 왓슨 관련 서비스의 효과가 미진하다고 보도한 이후, 그동안 왓슨은 서비스 관련 품질 논란과 함께 판매 부진을 겪어 오던 터였다. 

지난 2015년 출시된 왓슨은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실험결과를 예측하여 임상시험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던 것.

이에 화이자, 배로우 뉴올로지컬 인스티튜트(Barrow Neurological Institute) 등은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IBM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었다.

배로우 뉴올로지컬은 근위축성 측색경화증(ALS)과 관련, 미확인 유전자와 단백질들을 발견하기 위해 왓슨을 사용했다. 그 결과 수개월 내에 이전 ALS와 전혀 관련이 없었던 5개 RNA 결합 단백질을 찾아냈다.

그러나 IEEE는 “왓슨이 수년간 노력과 다수의 프로젝트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IBM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우선해 실제 달성할 수 있는 수준보다 프로그램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 진단 및 치료에 큰 기대를 모았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가 병원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암 치료에 부적절하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IEEE 관계자는 “왓슨과 관련된 연구 중 환자에 도움이 됐다는 보고는 한 건도 없었다”며 “왓슨 AI를 의료에 도입하면서 AI가 의학 텍스트와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난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미국 의학전문매체 STAT는 “지난 2017년 6월 한국, 슬로바키아, 인도, 동남아 등 왓슨이 도입된 전 세계 수십 개 병원들을 대상으로 왓슨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왓슨의 역량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해 8월 IBM의 내부문건을 근거로 “왓슨이 정확하지 않고 위험한 진단을 내린다”며 “왓슨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소화해 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 데이터를 통해 자체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 치료법 및 권장사항을 내놓지는 못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왓슨 포 온콜로지를 국내 처음 도입한 가천 길병원의 경우, 656명의 대장암 환자에 대한 왓슨의 권고사항 일치율은 49%에 그쳤다.

이와 관련 IBM은 왓슨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초점을 임상시험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임상시험의 오류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작업이 더 유용할 것으로 판단해 임상개발 도구를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대신 IBM은 현재 왓슨을 사용 중인 고객들의 경우 R&D 데이터 분석을 계속 제공하지만 더 이상 Watson for Drug Discovery 제품은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왓슨은 인공지능이라는 것에 의문을 가질 정도로 초기 버전”이라며 “왓슨이 실제 환자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IBM은 왓슨의 재무실적 부진으로 서비스를 종료하지만,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일환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의 AI 활용 가능성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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