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약물 치료 중단땐 2년 안에 재발"
"조현병, 약물 치료 중단땐 2년 안에 재발"
'완치'라는 개념 없어 평생 약물 투여해야"
  • 서정필 기자
  • hustledoo79@gmail.com
  • 승인 2019.05.21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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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조현병 환자의 잇따른 강력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한 가운데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를 나라에서 관리하고 유사시 이들에 대한 강제 입원 절차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에서는 '조현병' 환자를 예비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보다 그들로 하여금  '조현병' 환자임을 자각하게 하고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먼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 대학병원 정신과 A전문의는 "조현병 환자들을 모두 예비 범죄자 보듯 하는 것은 이들을 더욱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해 스스로의 회복은 물론 범죄를 줄이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조현병은 완치 개념이 없이 지속적인 약물 투여를 통해 증상을 관리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병이기에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병을 관리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이상 치료받은 환자라도 약물 투여를 중단할 경우 10개월 내 53%가 증상이 재발하며 1년 이상 약물 투여로 증상이 안정됐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1년 내 78%, 2년 내 96%가 재발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처음 증상이 생긴 뒤 일정 기간 약물을 투여하면 상태가 좋아지는데 이 시점에서 회복됐다는 생각에 약을 끊거나 용법이나 용량을 지키지 않고 투여하는 경우가 생겨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슈의 중심에 섰던 강서구 PC방 사건이나 진주아파트 방화살인사건의 가해자 모두 진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A전문의는 "일련의 사건들 모두 ‘조현병’ 자체보다는 해당 환자가 약물 투여를 중단한 것을 주원인으로 봐야 한다"라며 "'조현병’은 마치 알코올중독처럼 ‘완치’라는 개념 없이 평생 약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제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칙적인 경구 약제 복용이 힘든 환자의 경우 '장기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ion)'를 처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근육주사 형태로 투여 후 약물이 몸속에서 서서히 유리·대사되면서 장기간 동안 일정 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 매일 약을 챙겨 먹지 않아도 한 달에 한 번 주사를 맞으면 된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는 한 달에 한번 맞는 '인베가서스티나'와 연 4회 맞을 수 있는 '인베가 트린자'가 조현병에 쓰이는 장기지속형주사제로 출시돼 있으며 모두 급여 대상이다.

A전문의는 “경구제의 경우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약제의 특성 상 투여 직후와 투여 중간에 체내 약물 농도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며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한 달 동안 최소농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구제와 비교해 1개월 약값도 2~3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에게 자주 이러한 약도 있다고 알리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조현병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총인구 대비 1% 내외이며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아 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다.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이라 불리던 질환으로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질환이다.

A전문의는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조현병 환자들은 증상을 잘 관리하며 공동체 속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라며 "약물 투여를 받다가 중단한 조현병 환자들도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같은 좋은 치료법이 있으니 향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 정상적인 삶을 영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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