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5월 15일은 미국 뮤코다당증 환우회(National MPS society)가 지정한 ‘뮤코다당증 인식의 날(International MPS Awareness Day)’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뮤코다당증 환자와 가족들은 매년 이날 해당 병증에 대한 인식 개선을 바라는 마음을 모은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노피젠자임 주최로 지난 13일부터 당일까지 뮤코다당증 환우 가족 사진전이 열리는 등 여러 행사들이 이어졌다.
3~5세 발병 ... 10세 까지 방치하면 목숨 위험
특별히 ‘인식의 날’을 제정한 이유는 뮤코다당증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과 싸우는 과정에서 이 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상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뮤코다당증은 세포 사이의 조직에 있는 성분인 뮤코다당체가 과도하게 몸에 쌓이면서 특이한 얼굴 모양과 성장 지연 등의 심각한 지능 장애 및 여러 신체적 이상 증상을 보이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0여 명, 국내엔 그 10분의 1 정도인 약 200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뮤코다당증'이 발병하면 걷기와 같은 신체 활동이 가능하지 않게 되며 자가 호흡이 어려워지고 입으로 음식물을 넘길 수도 없다. 이 병의 초기증상은 3~5세부터 나타나 10세가 되면 거의 생명에 치명적일 정도의 병증이 나타난다.
심각성 불구 인식 수준 낮은 편 ...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병증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뮤코다당증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다. 이 질환을 들어본 사람들도 어떤 병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6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삼성서울병원과 손잡고 이 병원 안에 우리나라 유일의 뮤코다당증센터를 만들기 전까지는 이 병만을 집중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 의료 시설도 없어 환자들은 이중의 어려움을 겪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측은 “뮤코다당증센터는 지난 2016년 생명존중지원사업 중 희귀질환센터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만들어지게 됐다”며 “당시 희귀병 선정 과정에서 되도록 치료 인프라가 부족한 병증을 고르려고 했다. 뮤코다당증이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전문 치료 시설이 거의 없어 호흡재활센터(강남세브란스병원 소재)와 함께 전문 센터를 짓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뮤코다당증 환자들은 대부분 삼성서울병원 뮤코다당증센터에서 치료 받고 있으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환자와 환자 가족을 위해 주사제와 진단검사 지원, 올해로 18회 째를 맞이한 ‘뮤코다당증 환자의 날’ 행사 비용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센터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이 서울에 있는 센터까지 오가야 하는 불편함 등 개선될 문제가 적지 않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전문가들 “치료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아, 인식도 제고 중요”
유전학 전문의들은 “병이 잘 알려지지 않아 이미 병이 상당히 진전된 상태에서 뮤코다당증 환자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예후가 좋지 않고, 이 병에 대한 치료 인프라 구축에 대해 설득하는 것도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손영배 아주대학교병원 유전학클리닉교수(뮤코다당증학회 부회장)는 15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뮤코다당증은 3~5세 사이 초기 발병 시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어린 시절에 겪는 흔한 병치레 정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발병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발병할 경우 되돌리기 힘든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하므로 비슷한 증상을 보일 경우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발병 후 늦어도 언제까지 검진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발병 후 진행속도도 빠르기에, 특정 시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며 “이 병에 대한 인식이 제고돼, 유병자들이 가능한 빨리 자신의 병을 알아 차리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