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일라이릴리(Eli Lilly)의 표적 암 치료제 '사이람자(라무시루맵)'를 '원발성 간세포암종(HCC, hepatocellular carcinoma)' 환자에 대한 단일요법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사이람자'의 적응증을 추가한 것으로, 이 제품은 지난 2014년 4월 진행성 위암이나 위식도 접합부 선암치료제로 처음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사이람자'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2'(VEGFR-2)에 특이하게 결합하는 인체 면역글로불린G1(lgG1) 단일클론항체로, 암세포의 혈관생성과 관련한 신호전달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이번 승인으로 ‘사이람자’는 미국에서 알파태아단백(α-fetoprotein, AFP) 수치가 1ML당 400ng/mL 이상이며 이전에 ‘소라페닙’ 치료를 받은 적 있는 HCC 환자에게 쓰이게 된다. AFP는 간세포암과 관련된 종양의 선별 검사 및 치료 판정을 위한 대표적인 종양표지자로, 수치가 400ng/mL 이상이면 간암일 가능성이 95% 이상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FDA는 AFP 수치가 400ng/mL보다 높은 HCC 환자 500 여명을 대상으로 한 REACH와 REACH-2 임상3상 시험 결과를 근거로 '사이람자'의 이번 적응증 추가를 승인했다.
REACH와 REACH-2는 HCC 환자 각각 250명과 29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개별 환자 수준에서 두 데이터 세트의 종합 분석을 거쳐 해당 약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평가했다.
환자들은 1:1(REACH) 또는 2:1(REACH-2) 방식으로 '라무시루맙'(8mg/kg)군 또는 위약군에 무작위로 배정받았다. 두 연구 모두에서 1차 평가 변수는 전체 생존율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객관적 반응률(ORR) 및 안전성 등이었다..
연구 결과, 환자의 전체 환자 생존율은 REACH-2에서 29%, REACH에서 33% 높아졌다. 라무시루맙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8.1개월로 5.0개월을 기록한 위약 대조군 대비 3.1개월이 늘어나 31%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PFS도 사이람자 투여군(2.8개월)이 위약군(1.5개월)보다 1.3개월 길어 43%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전체 ORR은 라무시루맙군이 5.4%로 위약군(0.9%)보다 4.5%p 더 높았고, 질병 통제율은 라무시루맙군이 56.3%로 위약군(37.2%)보다 19.1%p 더 높았다. 사이람자 투여 부작용으로는 피로, 말초부종, 고혈압, 복통, 식욕 저하, 단백뇨, 메스꺼움 등이 관찰됐다.
일라이릴리 관계자는 “HCC가 발병한 환자 중 약 절반 정도가 AFP수치가 높으며 그렇지 않은 환자들과 비교해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며 “최근 HCC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나오긴 했지만 AFP 수치가 높은 환자들에 대한 치료에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승인으로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이람자’는 국내에서도 시판되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 2015년 4월 진행성 위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한 뒤 2018년 5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지난해 말에는 전이성 대장암과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해서도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한편 '원발성 간세포암종'이란 간세포(hepatocyte)에 유래하는 악성종양이다. 대부분 B·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한다. 발견 뒤 10~20%의 환자만이 암세포 제거가 가능하며, 그렇지 못한 환자는 기대 생존기간이 상당히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