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까 주세요!’ 식지 않는 캄보디아 박카스 열풍
‘바까 주세요!’ 식지 않는 캄보디아 박카스 열풍
지난해 매출 700억 육박, 해외 판매 96% 차지

적극적 현지화 전략 성공, 국민 음료 자리매김

동아에스티, 캄보디아 성공 계기로 베트남 등 진출 박차
  • 서정필 기자
  • hustledoo79@gmail.com
  • 승인 2019.05.13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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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현지에서 판매되는 캔 모양 박카스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캄보디아에서 ‘바까’(동아제약 ‘박카스’의 현지 발음)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있다. 

거리를 거닐며 ‘바까’를 들고 담소를 나누는 것은 캄보디아 국민들의 일상이 됐으며, 무대 장식이 박카스로 채워진 TV음악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쁘춤번(캄보디아 대표 명절) 인기 선물 목록에도 박카스가 올랐을 정도다. 박카스는 현지 에너지드링크 시장 강자인 ‘레드불’까지 제치고 명실상부 캄보디아의 국민 음료로 자리 매김 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박카스의 총 수출액은 653억원인데 이중 캄보디아 수출액이 626억원으로 96%에 달한다. 아직 2018년 캄보디아 수출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수출액이 715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7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박카스는 캄보디아의 ‘국민음료’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 흐름을 타고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 전반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총생산 108위 국가(2018년 IMF 통계)인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한국 국민 자양강장제의 대성공. 지난 10년 동안 캄보디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2009년 캄골드사와 함께 캄보디아 진출

적극적 현지화 전략

캄보디아 국민이 박카스를 처음 접한 것는 지난 2009년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의 해외수출담당 자회사인 동아에스티는 캄보디아를 동남아시아 진출의 전초기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현지 파트너사인 캄골드(대표 속 삼낭)와 계약을 맺고 박카스를 공급했다.

원래 중장비 수입상이던 속 삼낭 대표는 한국 방문 시 우연히 박카스를 접하고 현지 시장에 통할 것으로 판단, 동아쏘시오그룹 측과 접촉해 박카스를 수입하기로 했다.

초창기 박카스는 옥외광고를 통해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음료제품이 옥외 광고에 등장한 것은 현지에서 박카스가 처음이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둔 시도였다. 결과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제품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지 제품명은 캄보디아인이 주로 쓰는 크메르어가 아닌 한글 ‘박카스’로 정했다. 한글 표기를 할 경우 현지 소비자가 더 믿고 구매할 것이라는 예상에서였다. 여기에 캄보디아 국민 스포츠로 각광받는 킥복싱 대회 스폰서 등 적극적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박카스는 현지인들의 일상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52억에 지나지 않던 현지 수출액은 2012년 172억, 2013년 277억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박카스 옥외 광고
박카스 옥외 광고

현지 샐러리맨 공략 주효

현지 환경 고려 캔으로 용기 변경 

박카스가 캄보디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현지 샐러리맨을 공략한 것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와 캄골드는 2010년대 캄보디아 사회 분위기가 1960년대 한국사회 산업화 시기와 비슷하다는 데 착안,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한 캄보디아에 진출한 다른 수입음료들과 달리 '산업화를 이끄는 샐러리맨들이 즐기는 프리미엄 피로회복 음료’라는 콘셉트로 현지에서 박카스를 출시했다.

동아에스티 측은 “캄보디아 샐러리맨을 공략한 것이 박카스가 현지에서 성공하는 데 큰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제품 용기를 캔으로 바꾼 점도 박카스가 캄보디아에서 성공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캄보디아 수출 초기 박카스의 용기 형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병이었다. 그런데 캄보디아 음료 판매의 80~90%를 차지하는 노점상들이 아이스박스를 이용하는 탓에 유리병이 상하거나 라벨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동아에스티는 전격적으로 용기를 캔으로 바꾸고 용량도 100ml에서 250ml로 늘렸다. 

캔 용기 디자인도 현지에서 판매되는 다른 제품보다 밑면적을 줄이는 대신 더 길게 만들어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달리 인삼과 로얄젤리 성분이 함유된 것도 박카스가 아닌 ‘바까’만의 특징이다.

 

샐러리맨을 타깃으로 한 캄보디아 현지 박카스 광고
샐러리맨을 타깃으로 한 캄보디아 현지 박카스 광고

현지 유명 인사와 협찬 등 적극적 마케팅

박카스, 캄보디아 넘어 베트남으로

동아에스티는 박카스가 캄보디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현지음악 프로그램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프로그램 시작부터 끝까지 제품을 노출하는 것뿐 아니라 캄보디아 최초의 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부문 금메달리스트인 시브 메이 선수와 결혼해 한국으로 이주한 뒤 한국 여자 당구 스리쿠션 부문 랭킹 1위에 오른 스롱 피아비 선수도 지원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다년간 거주하고 있는 한 동포는 “시브 메이 선수와 스롱 피아비 선수는 우리나라로 치면 손흥민, 류현진 선수처럼 해외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말 그대로 국민 스포츠 영웅인 동시에 한국을 생각하게 하는 선수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후원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프로그램 자체를 후원할 수 있는 것도 박카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6월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을 모델로 기용하며 베트남에 진출하는 등 캄보디아 성공을 기반으로 주변 아세안 국가로 박카스 시장을 넓히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베트남은 GDP가 캄보디아보다 10배 이상인 시장”이라며 “박항서 감독의 인기에 케이팝을 즐기는 이들도 많아 또 한 번 박카스 성공신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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