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EU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사노피·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을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중증 천식 환자를 위한 보조제 용도로 승인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같은 적응증에 대해 사용을 승인한지 7개월 만이다.
앞으로 듀피젠트는 EU 각국에서 고용량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타 유지요법제로 증상을 충분히 조절할 수 없는 2형 염증(Type 2 inflammation) 환자에게 쓰일 수 있게 됐다.
천식 치료에 있어서 ‘듀피젠트’의 효능 및 안전성은 천식을 오래 앓아 온 환자 28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건의 임상 연구를 통해 평가됐다. 시험 결과 ‘듀피젠트’는 심각한 천식 증상의 악화를 유의미하게 억제하고 폐 기능도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 중 ‘Trial 2’라는 임상 연구 결과에 의하면 듀피젠트는 혈중 호산구 수치가 300 cells/㎕ 이상 환자군에서 증상이 악화되는 비율을 위약 대조군에 비교해 67% 낮추고, 1초간 강제호기량(FEV1, 1초간 최선을 다해 내쉬는 공기의 양)을 29~33%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성 환자를 대상으로 행한 ‘Trial 3 임상 연구’에서는 듀피젠트가 일일 평균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을 70%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위약을 사용한 대조군은 코르티스테로이드 사용을 42% 감소시켰다.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승인을 받은 듀피젠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물질인 인터류킨-4(IL-4) 및 인터류킨-13(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한국사노피 측은 “국내 천식 환자들에게도 듀피젠트를 쓸 수 있도록 천식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스케줄은 없다”고 밝혔다.
이지현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듀피젠트 이전에 쓰이던 스테로이드제 등은 원인 물질만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치료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치고 다른 신체기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약을 쓸 수 있는 기간도 짫았다”라며 “원인물질을 직접 억제하는 듀피젠트의 등장으로 부작용 아토피로 고생해 온 환자들에게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듀피젠트가 아토피피부염 환자 뿐만 아니라 천식 환자들에게도 쓰일 수 있는 것은 천식도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며 그 원인 물질이 IL-4, IL-13으로 같기 때문”이라며 “듀피젠트를 시작으로 아토피나 천식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물질에 대한 표적억제제 개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