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들어선 은평·강서구 일대 돌아보니
대학병원 들어선 은평·강서구 일대 돌아보니
  • 박수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5.0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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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서울시 강서구에 이대서울병원이, 은평구에 은평성모병원이 본격 진료를 시작한 지 각각 두 달과 한 달이 돼간다. 이들은 해당 지역의 첫 대학병원으로 개원 전부터 지역민들의 기대가 컸다.

주민들은 대형병원 개원으로 동네상권 활성화 등 대체로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반응이다. 다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주민들과 환자, 약국의 반응을 살펴봤다.

 

은평성모병원 개원 ... “개원 반가워” vs “별 차이 없다” 

“큰 병원 들어서서 좋아.”

구파발역 3번출구에서 은평성모병원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한 70대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 어디 멀리 나가는 것이 힘든데, 집 근처에 큰 병원이 생기니까 좋다”고 말했다.

2018년 기준 은평구 전체인구는 약 48만3000명이다. 이 중 만 65세 이상 인구는 약 7만7000명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노인인구수가 세 번째로 많다. 하지만 그동안 대형병원이 없어 이 지역 노인들은 서대문에 위치한 세브란스병원 등 비교적 먼거리를 오가야 했다. 보행에 불편을 겪는 노인들이 은평성모병원의 개원을 반기는 이유다. 

 

기자가 최근 오전 시간대에 찾아간 은평성모병원은 많은 고령 환자가 눈에 띄었다.

한 70대 환자는 “동네에 이렇게 깨끗한 병원시설이 생겨서 좋다. 친절하고 봉사자들이 일일이 도와줘서 넓은데도 헤매는 일 없이 진료실도 찾아가고 진료비도 결제하고 한다”고 말했다.

물론 칭찬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 60대 환자는 “큰 병원이라 금방금방 치료해주는 줄 알고 동네병원 안가고 여기 왔는데 몸만 더 피곤하다”며 “귀가 아파서 왔는데 쓰~윽 한번 보고 CT 찍어보라고 하더라. 옆에 소독 재료들 다 있어서 귀 소독 좀 해달라고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다음에 오라고 하더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환자는 “기다리는 시간이 짧다는 거 빼고는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랑 별 차이가 없다. 조금 진료해주고 또 오라하고. 왔다갔다만 하는 거 같다”며 “다음부터는 그냥 동네병원 가려고 한다. 쓸 데 없이 시간 낭비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은평성모병원 주변에 들어선 문전약국들은 겉보기와 달리 처방전 유치경쟁도 치열해 보였다.

은평성모병원 정면과 좌측 건너편 도로에는 문전약국 10여 곳이 들어서 있다. 문전약국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환자들이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경쟁하는 분위기다. 

앞서 문전 약국장 일부는 개원·개국 전 미리 만나 자체 간담회를 갖고 환자의 안전한 치료와 약물 조제에 혼선이 없게 협력하기로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환자 유치에 눈치싸움이 한창이었다. 처음 이용했던 약국을 단골 약국으로 삼는 환자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터라, 초기 대응이 약국경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자가 일대 약국을 돌아본 결과, 손님이 한명도 없는 약국이 5곳이나 됐다.

현재 서울에서 12개가량 문전약국 밀집지를 형성한 상급종합병원은 종로구 혜화동 소재 서울대병원이 유일하다. 이처럼 많은 약국이 몰려있으면서 유지를 할 수 있는 것은 서울대병원이 일평균 외래 처방환자를 약 7000명 수준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역지리상 인근에 일산병원, 국립암센터, 청구성심병원, 신촌세브란스 등을 끼고 있는 은평성모병원은 서울대병원만큼 외래처방을 뽑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이 병원 관계자들은 10여곳의 약국 중 일부는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서울병원 ‘미라클 메디 특구’ 중심되나

이대서울병원은 은평성모병원보다 지역민들에게 더 환영받는 분위기다. 병원 입장에서는 주변에 대형병원이 적고 개발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 향후 이용환자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인근에 중·소형 전문병원들이 밀집하고 있다는 점도 이 지역의 특징이다. 발산역을 중심으로 반경 1~2㎞ 내에 여성전문인 미즈메디병원을 비롯해 척추관절 치료에 특화된 힘찬병원, 웰튼병원, 부민병원, 우리들병원, 서울스타병원과 귀 전문 소리의원 등이 문을 열고 진료중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대 교수 출신 의료진이 관절·척추·통증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이대서울병원 입장에서는 동네병원과 협진할 수 있는 창구가 그만큼 많고 주민들 입장에서는 병원을 골라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발산역 일대는 중·소형 전문병원들이 밀집, 지역민들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강서구 마곡역과 발산역 일대가 매머드 의료특구로 급부상하고 있어 ‘미라클 메디 특구’를 지향하는 강서구의 변화를 실감 나게 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이 위치한 발산역 근처에는 대형 약국 7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바로 앞 약국 2군데는 진료 후 약을 지으러온 환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은평성모병원 인근 약국보다는 경쟁이 덜해 보였다.

 

마곡역 주변 아파트에 산다는 주민은 “병원이 많이 들어선 것도 들어선 것이지만 진료과목이 다양해서 좋다. 동네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서 편하다. 약국도 많아 휴일에 아파도 걱정이 없다”며 “더불어 상권도 활성화되는 느낌이다. 동네 주민 입장에선 매우 편리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강남처럼 성형외과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은 봤어도 다양한 과목의 병원들이 즐비해 있는 곳은 이 동네가 유일한 것 같다”며 “의료특구라는 말이 딱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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