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담도암은 5년 생존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수술을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을뿐 아니라, 항암치료의 반응율도 낮은 악성질환으로 꼽힌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이런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을 찾아, 관심을 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진 교수팀은 기존의 세포독성을 이용한 항암치료와 달리, 담도암의 성장과 전이를 일으키는 기전을 명확하게 규명하여 성장에 관여하는 특정단백질을 억제, 치료하는 연구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혈당이 높을수록 담도암 세포의 증식이 빨라지고 항암치료에도 반응이 나빠진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 교수팀은 담도암 세포를 배양한 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메트포르민을 다양한 용량으로 주입해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메트포르민이 담도암 세포의 세포자멸사를 유도하는 단백질인 'AMPK-threonine172'를 활성화시키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nsulin-like Growth Factor 1, 이하 IGF-1) 수용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수술을 하더라도 예후가 불량하고 항암제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담도암 환자의 치료에서 명확한 공격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됐다”며 “담도암의 성장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인 AMPK와 IGF-1 수용체 경로를 적절히 조율하고 억제한다면 담도암의 확산을 차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당이 높을수록 암 성장을 막는 AMPK-threonine172의 작용은 약해지고, 암 성장을 돕는 AMPK-serine245의 역할은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IGF-1 수용체에 미치는 메트포르민의 영향도 낮아져 항암 효과가 저하되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혈당조절이 담도암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다른 항암제와 메트포르민을 병용 투약할 경우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며, 당뇨병이 동반된 담도암 환자를 치료할 때 적극적으로 메트포르민을 1차 치료제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추가적으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암 관련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ancer’ 2019년 4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진 교수는 지난 2016년에도 SCI(E)급 국제학술지인 ‘Gut and Liver’에 고콜레스테롤혈증에 사용되는 스타틴이 담도암의 세포자멸사를 유발하며 IGF-1 수용체가 세포자멸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2017년에는 간암치료에 있어서 분자역학 목표치료제의 유용성에 관한 메타분석 결과를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정한 교수와 함께 국제학술지인 ‘Oncotarget’에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