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 항암치료 역사 바꾸나
장내 미생물, 항암치료 역사 바꾸나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5.0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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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바이러스 세균 병원체 저항 감염

[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면서 이를 이용한 항암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보조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이더블유크레아젠 소속 정의경씨는 ‘장내 미생물이 항암 치료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장과 종양 내 미생물이 항암 치료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미생물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접근법은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시도됐다. 대표적으로 1891년 미국 외과의 윌리엄 콜리가 종양 내 미생물총이 항암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고한 바 있으며, 지금도 국소 방광암에 대한 표준 치료로 BCG(Bacille Calmett-Guerin, 약독화 결핵균 백신)가 사용되고 있다.

종양 내 미생물총은 면역요법의 효과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두경부편평세포암에서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IFNy +CD8+T 림프구와 IL-17+CD8+T림프구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장암 마우스 모델에서 항암제 젬시타빈(gemcitabine)에 대한 내성이 박테리아 효소인 시토신 탈아미노효소(cytidine deaminase, CDDL)에 의해 유발됨을 확인된 바 있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정의경 씨는 “종양 내 병원균과 숙주 내 면역반응 사이에는 복잡한 상호작용이 존재하며, 암치료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정 병원균이 특정 암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변이식술 등 미생물 이용한 연구 진행 활발 … 적극적 관심 필요”

미생물을 이용한 우리나라 연구 중에는 장이 건강한 사람의 대변으로부터 이로운 균만 정제해 환자의 장 속에 뿌리는 대변이식술이 있다.

이외에도 자폐증, 우울증, 파킨슨병, 아토피, 건선, 천식, 고혈압, 허혈성심질환, 암, 지방간(염), 비만 및 대사질환, 염증성 장 질환, 말포혈관질환 등 인체 전반에 걸친 미생물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논문이 해외 학회지에 실리는 등 이를 기초로 한 각종 치료제가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등 실용화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발표가 나오는 등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18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년도 한국미생물학회 창립 6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대변에서 정제한 균을 이식하는 대신, 장내 미생물을 ‘약’으로 만들고 있다”며 “치료 효과가 일정할 뿐 아니라, 동물시험과 임상시험, 식약처 등 공인기관의 승인을 거치기 때문에 안전성도 확보된다”고 말했다.

그는 “각각 특유의 치료 효과를 가진 장내 미생물로 약을 만들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뿐 아니라 대사질환이나 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다양한 미생물의 종류)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은 면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토피나 천식 등 자가면역 뿐 아니라 신경정신과적 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다만 약은 성분이 일정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 아직 산업적으로는 한계가 있어 요구와 효과 간에 격차가 존재한다. 보다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연구에 비해 지원이 부족해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장천 인하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지금 아무 목적 없이 100만달러를 지원받아 전 지구 규모로 동시간대 바다미생물 채취 및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을 갖추고 있음에도 인력과 지원이 부족하다. 쇄빙선 조차 1대 뿐”이라며 “때로는 무용한, 쓸모없는 지식이 인류가 진보하는 밑거름이 된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도 “바이오메디컬과 임상, 기초가 탄탄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그룹연구가 활성화돼야한다. 돈이 될까, 경제에 도움이 될까를 넘어 호기심, 지식을 높일 부분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겐 비어있는 영역”이라며 “기초연구와 의학, 산업계가 함께할 수 있는 방향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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