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나이팅게일 간호철학 버려야한다”
간호사들 “나이팅게일 간호철학 버려야한다”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4.23 0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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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간호사에 대한 국민 인식개선 홍보사업에 대해 간호사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다소곳하고 정적이며 수동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복지부와 간협이 제작한 포스터를 보면 간호사가 두 손을 모으고 있다.

현장 간호사들은 “왜 우리는 항상 다소곳하고 정적이냐. 수동적인 이미지에서도 벗어나지 못한다”, “간호사는 파이터들이다. 매일 싸운다”, “사람의 자세와 움직임에서 자신감이 나오고 행동이 달라진다는 연구도 있는데 (개선이 필요하다)”, “파업하는 사진이나 중환자실에서 cpr(심폐소생술)치는 전투적인 사진 추천한다”, “우리가 언제 저렇게 곱게 일했냐”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고 있다”며 “천사이미지 좀 버리자. 영국 간호사 노조에서는 이미 1999년에 나이팅게일 이미지를 너무 시대착오적이라며 버리고 간지 오래”라고 말했다.

실제 영국에선 오래전부터 ‘백의의 천사’의 원형이며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나이팅게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바 있다. 의사 앞에서 너무 복종적인 간호관을 확립시켰고 동료들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9년 4월 말 영국 브라이튼에서 열린 유니슨 총회에 참가한 회원들은 100년도 넘는 나이팅게일 숭상의 전통을 깨뜨리는 동의안에 압도적인 표를 던졌다. 이들은 나이팅게일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12일에 치르는 ‘국제 간호사의 날’도 다른 날로 바꾸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유니슨은 25만명의 간호사를 포함해 총 46만명의 의료업무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영국 내 최대규모의 공공 분야 노동조합이다.

이들은 “나이팅게일식 간호의 기본개념이 부정적이고 퇴행적인 요소를 대변하고 있다”며 “이같은 이미지는 진작에 내버려야 했던 것”이라고 천명했다.

총회에 참석한 한 간호사는 “이제 나이팅게일 신화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그의 손아귀에 잡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니슨이 나이팅게일을 현대 간호전문직의 창시자로 더 이상 대접할 수 없다고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의사 앞에 너무 복종적인 간호관을 확립시켰고 둘째는 동료들에게는 너무 가혹하게 했다는 것이다. 나이팅게일에 의해 주창된 간호업무의 개념이 오늘날까지 의료 분야에서 의사들의 독점적 지위를 지속시켰고 간호사들에게 독립적인 언행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그들의 임금을 최저 수준으로 묶어두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영국 간호사들의 이런 결론은 21세기를 앞두고 그간 쌓인 문제를 선명하게 매듭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간호사 고유 업무의 독립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던 그의 간호철학이 시대착오적일 뿐 만아니라 현대 간호사들에게 전혀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낮은 보수와 과도한 업무로 최근 간호사직 기피현상이 일고 있는데다 간호사에 대한 새로운 위상을 세울 필요가 있는 점도 이같은 움직임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와 간협이 제작한 포스터에 대해 일선 간호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A 간호사는 “간협에서 순종적이며 수동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텔레비전에 차트 들고 의사 뒷꽁무니 졸졸 쫓아다니는 간호사 모습 계속 보게 될 것”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방송국에 항의도 하고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지란 것이 엄청 중요하다”며 “내로라하는 국내외 정재계 유명 인사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 등등 이미지 쇄신을 위해 얼마나 치밀하고 멀티레벨로 움직이고 있냐”며 “(간호협회가) 이상한데 돈 쓰지 말고 제발 필요한 곳에 써야한다”고 토로했다.

B 간호사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복장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작은것부터 변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A 간호사는 “올해 10월29일~11월1일 열리는 재외한인간호사대회를 잘 활용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외간호사분들 중 재능기부 하실 분들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이 기회 그냥 날리지 말고 매니져, 에듀케이터, 코디네이터, 엔피(NP) 등 행정 및 관리 쪽에 있던 분들 모셔와 이야기 들어봤으면 좋겠다”며 “정말 이런 분들 섭외해서 이야기도 듣고 저희도 조금씩이라도 바뀌어갔으면 좋겠다. 바뀔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것도 지친다 이제는. 정말 변해야할 때”라고 호소했다.

간호사들은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간협이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간호사는 “간호협회에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연락했으나 정책국에서는 자기들 소관 아니라며 홍보국으로 전화를 돌려주었고 홍보국에서는 왜 자기들한테 전화를 돌렸는지 불편해하는 내색을 보였다”며 “홍보국에서는 며칠까지 답변을 주기로 하고 대답을 주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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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24 17:56:11
파업하는 사진을 쓰라고? 파업이 간호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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