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 흡연보다 위험한 이유
고혈압이 흡연보다 위험한 이유
  • 손일석 교수
  • 승인 2019.04.22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손일석 교수]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자수가 이미 1100만 명을 넘어섰다.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중 고혈압 환자는 26.9%를 차지했다. 대략 30세 이상 성인의 1/4명 이상이 고혈압인 셈이다. 그만큼 고혈압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흔한 질환이다.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것이다. 그런데 사망 위험요인은 1위다.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생하는데서 오는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GBD)에서 전 세계 사망에 대한 모든 위험요인의 기여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고혈압이 20%로 1위다. 이는 담배나 비만보다도 기여도가 큰 것이다.

 

증상도 없는 고혈압, 왜 위험할까?

고혈압이 사망 위험요인 1위에 오른 이유는 높은 혈압 자체가 각종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는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처럼 치명적인 합병증도 포함된다. 평소 혈액을 혈관으로 내보내는 심장은, 혈관의 압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심장에 무리가 가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심부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

높은 혈압은 온 몸의 혈관(동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이나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고혈압은 신장(콩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이 손상되어 단백질이 소변으로 나오거나, 나중에는 결국 신부전(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잴 때마다 다른 혈압, 어떤 수치가 정확할까?

혈압을 잴 때마다 수치가 다르게 나와 내가 고혈압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분도 많다. 이때는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과 가면 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을 의심해봐야 한다. ‘백의 고혈압’은 실제 혈압은 정상이지만 의사를 만나면 긴장과 스트레스 때문에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면 고혈압’은 실제 혈압은 높으나 진료실에서는 막상 정상으로 수치가 나오는 것을 말한다. 병원에서 혈압이 높게 나온다고 무조건 고혈압인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정상 수치가 나왔다고 해도 정상 혈압이 아닐 수 있다. 실제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진료실과 가정에서 혈압 차이가 큰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정혈압을 잘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을 보다 정확하게 잴 수 있는 방법은?

혈압수치가 계속 변화하는 경우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 병원에서 처방하여 시행하는 24시간 혈압측정검사가 있다. 휴대 가능한 고혈압 측정기를 24시간동안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측정한다. 여러 번의 혈압을 측정해 평균 혈압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위로 30~40mmHg, 아래로 20mmHg씩 변하는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좋다.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한 혈압이 꾸준히 135/85mmHg를 넘는다면 일단 고혈압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고혈압은 중년기 이후의 질병이다?

고혈압을 중년기 이후의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30대 젊은 고혈압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자신이 고혈압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30대 남녀의 고혈압 인지율은 약 20%밖에 되지 않으며, 치료율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방치하면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동맥경화,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젊다고 방심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고혈압이면 무조건 약을 복용해야 하나?

고혈압 환자 모두가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 혈압(120/80 mmHg 미만)과 고혈압 (140/90 mmHg 이상)의 중간에 있는 경우 염분 섭취를 줄이고 체중 조절과 금연을 하는 등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혈압이 조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심비대‧심부전·콩팥병과 같이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심할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원칙적으로 평생 먹어야 하는 것은 맞다. 대부분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정상 혈압을 유지하게 된다면 환자에 따라서는 의사의 진단하게 약을 줄이거나 끊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혈압은 언제든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면서 스스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