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팩트체크] 수면부족이 치매를 유발한다?
[h-팩트체크] 수면부족이 치매를 유발한다?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04.22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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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수면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기자] 잠은 삶에서 단순한 휴식 이상의 기능을 한다. 잠을 자는 동안 신체는 에너지를 회복하고 뇌는 낮 동안 습득한 정보를 정리해 기존 정보들과 연결·융합하는 작업을 한다. 그러나 잠이 부족하면 이런 일련의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미국국립수면재단이 권장하는 수면시간은 어린이 9~11시간, 26~64세 7~9시간, 65세 이상 7~8시간이다. 그러나 수면장애로 잠 자는 시간이 권장시간에 미달하면 심혈관질환 등 신체질환은 물론, 뇌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이미 불면증, 기면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수면장애로 수면부족이 발생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고혈압, 당뇨, 뇌졸중, 성기능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여러 차례 이뤄진 바 있다. 

최근에는 수면과 노화, 또는 수면과 치매와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지난해 미국 국립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은 성인남녀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잠이 부족하면 심장이 더 빨리 늙는다는 결론을 도출해 발표했다. 

수면이 뇌기능과 치매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몇 년 전부터 발표되고 있다.

2015년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 연구팀은 질 나쁜 수면과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침전 사이의 관계를 밝혀냈다. 연구의 핵심은 수면시간이 부족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는 유해단백질 증가를 돕는다는 것이었다. 

2012년에는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에서 65세 이상 노인 5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낮잠이나 수면 시간 증가가 치매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과도한 수면시간이 인지 능력 저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낮잠을 포함해 하루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7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보다 치매 발병률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수면부족 또는 수면과다가 각각의 이유로 치매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국제수면전문의 신홍범 코슬립수면클리닉 원장은 수면과 치매의 상관성에 대해서 “단순히 수면의 질과 시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상황변화를 감안해서 결과를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면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그를 만났다. 

 

# 수면시간과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따지는 많은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 중 수면부족이 치매 발병률을 높인다는 것과 수면과다가 치매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는 상충된다. 

“치매는 감기처럼 금방 걸리는 게 아니라 몇 년에 걸쳐서 발병한다. 그런데 치매와 수면시간에 대한 연구는 대개 70~80세 노인을 상대로 치매에 걸린 사람과 걸리지 않은 사람의 수면 시간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 결과 8시간 미만과 9시간 이상 모두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온 것인데, 사실 이는 수면시간과 사망률 사이의 그래프와 똑같다.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그래프의 ‘U’자의 가운데에 들어갈수록 사망률은 낮아진다.

그 결과에 대해 설명하자면, 잠을 너무 적게 자면 수면부족으로 뇌와 신체 내에 노폐물 해결이 안 되기에 치매나 사망률이 높아진다. 또, 9시간 이상 자는 사람은 이미 질환이 있다고 본다. 우울증, 정신병, 심장병 등이 있는 경우인데 대체적으로 질환이 있는 경우 치매도 잘 유발한다.”

“수면시간과 치매 상관성 설명할 수 없어”

# 치매 초기 증상 중 잠이 쏟아지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많은 연구결과가 마치 잠을 많이 자서 치매가 생긴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일단 신체적·정신적 병력부터 체크해봐야 한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 감퇴, 우울증 등이 발생하거나 이해력이 떨어지면 뭘 해도 재미가 없어진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면시간이 늘어난다. 게다가 은퇴 후 사회활동이 줄면 외부 자극과 뇌 자극이 줄어든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 연구 결과를 보면 꿈을 꾸지 않으면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결국 꿈의 기능에 대한 이야기다. 꿈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 꿈을 꾸는 동안 뇌가 낮 동안 얻었던 정보를 저장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시 말하면, 꿈을 꾸지 않으면 저장이 되는 과정 자체가 사라진다. 그래서 꿈을 꾸지 않는다는 것은 뇌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뇌를 다친 사람들, 뇌졸중 환자 등에서는 꿈 수면이 적은 경향을 보인다. 쉽게 말해서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수면 리듬이 와해돼 꿈 수면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수면시간 중 25%는 꿈 수면이 있어야 한다.”  

# 수면의 ‘양’과 ‘질’이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과학적으로 권장되는 수면의 양과 질은? 

“양은 수면의 길이를 말한다. 보통 성인 기준 7~8시간이 권장된다. 질은 모호한 개념일 수 있는데 대개 개운하고 다음날 낮에 졸음을 느끼지 않는 정도를 말한다. 수면의 질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수면다원검사다. 뇌파를 통해 잠의 깊이를 분류하는데, 이때 1~2단계 낮은잠보다 델타파가 나오는 깊은잠의 상태 비율이 높으면 수면의 질이 높다고 말한다.

갓난아기의 경우 이 상태가 30%, 어린아이들은 15~20%의 비율을 보인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5%도 채 나오지 않으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한 가지, 수면 구조의 유지가 중요한데 꿈 수면, 즉 램수면 상태가 25% 정도 나와야 한다.”

“4시간만 자도 피로하지 않은 것은 유전적 요인” 

# 4시간 이하 잠을 자고도 피로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체감이 아닌 과학적으로도 이러한 수면 상태가 건강하다고 볼 수 있나? 

“이것은 유전적 요소와 관련이 깊다. 대개 5% 정도의 인구가 유전적 요인으로 수면 시간이 적어도 일상생활 유지에 무리가 없다. 그밖에 경조증 등의 상태에 있는 사람들도 적게 자고 스스로 괜찮다고 느끼면서 지내기도 한다. 건강상에 무리가 있는지는 종합적으로 체크해봐야 한다.“ 

“나이들어 잠을 적게 하는 것은 이것 때문”

#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실질적으로 수면학에서 권장되는 수면시간도 점점 줄어드는 것인가? 

“나이가 들면 잠이 오게 하는 수면중추가 노쇠해 잠이 오는 신호를 강하게 못 만들어낸다. 자고 깨는 시간도 대개 앞당겨진다. 초저녁인 8시경 잠들어 새벽 3시에 깨는 것인데, 수면시간은 충족되더라도 패턴이 일반적이지 않아 리듬 조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65세 이상이 되면 자다가 호흡이 없어지는 ‘코골이무호흡증’, 다리가 저리는 ‘하지불안증’, 꿈을 격하게 꾸고 소리를 지르는 ‘램수면장애’ 등 수면질환이 늘어나고 심해진다. 신체적으로도 관절염이나 암 등 질환이 발병하고 이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노인의 경우 수면만 따로 떼서 보는 것이 아니라 상황변화를 감안해서 해석해야 한다.” 

# 많은 경우 수면장애가 결국 수면부족을 일으키는 것인데.

“수면학 교과서를 보면 처음부터 ‘수면부족’의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수면부족과 수면질환의 연관성 때문이었다. 불면증과 코골이 무호흡증 등이 문제가 되는 이유도 수면부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모두 증상은 다르지만 '엔드포인트'(endpoint)는 수면부족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적으로는 기억력 감퇴, 인지기능 저하, 치매 유발 등은 물론, 면역력 감소로 감기나 암 등이 유발되고 남녀 모두 생식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 교감신경에 영향을 끼쳐 혈압이 오르고 심장병, 뇌졸중이 유발되는 등 심혈관 계통에도 무리가 간다. 많은 질환이 수면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다.” 

“잠을 몰아서 자는 것은 차선”

# 보통 평일에 잠을 적게 자고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경우가 많다. 일명 ‘수면부채’를 주말에 상환하는 것인데, 이러한 방법이 효과가 있나?

“이상적으로는 주중과 주말 관계 없이 매일 7시간씩 수면시간을 확보한다면 좋겠지만, 현대인들은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을 것이다. 개인사정 등으로 매일 1~2시간씩 수면부채가 쌓이면 일주일이면 10~12시간 잠에 대한 빚이 쌓이게 된다. 보통 이를 주말에 몰아서 자는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효과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만약 이 상태에서 주말에도 일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면서 잠 보충이 안 되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을 몰아서 자는 건 차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잠은 무조건 7~8시간씩 자는 것이 아니라 1시간 30분 단위로 끊어 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들었다. 일리가 있나?

“수면주기에서 90분 간격으로 램수면이 나오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이건 자는 사람을 깨울 때 적용된다. 상대가 수면에 들어가고 30분 뒤에 깨우는 것이 아니라, 한 주기인 90분이 지나고 깨워야 수면에 방해도 안 되고 피곤도 덜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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