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피임약 일반의약품 전환될까?
사후 피임약 일반의약품 전환될까?
사후피임약 판매 현대약품 등 주가 '급등'

"낙태죄 폐지, 사후피임약과 관계 없어"
  • 안상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4.1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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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후 피임약과 낙태죄 폐지는 사실상 관련이 없지만, 해당 제약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제약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후피임약 시장 강자인 현대약품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 헌법불합치 결정 다음 날인 지난 12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6번째로 거래량(1043만8010주)이 많았다. 당일 개장과 함께 주가가 15% 넘게 뛰기도 했다.

명문제약 또한 5% 이상 오르며 16일 56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사후피임약 '레보니아원'을 판매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사후피임약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들 두 기업은 매출 순위나 경쟁력측면에서 제약업계 하위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사후 피임약에서는 다르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사후피임약'을 판매하는 제약사가 주목받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사후피임약'을 판매하는 제약사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사후피임약 시장 사실상 현대약품 '독점'

국내 사후피임약 시장은 현대약품이 '엘라원'과 '노레보원' 등 2개 제품을 앞세워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처방액 데이터에 따르면, 엘라원과 노레보원은 지난해 각각 33억84000만원과 28억60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두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41%와 35%다. 시장의 75% 이상을 두 개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복용할 경우 임신 확률을 95% 이상 낮출 수 있는 약이다. 12시간 안에 복용할 경우 99.9%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최근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며 회사의 주가가 오른 것은 맞지만, 사실 낙태와 사후피임약이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사후피임약에 대한 일반의약품 전환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면 시장 전략을 다르게 가져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사후피임약 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약품 '엘라원'(왼쪽)과 '노레보원'
국내 사후피임약 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약품 '엘라원'(왼쪽)과 '노레보원'

 

사후피임약 일반약 전환 목소리 높아

현재 사후피임약은 병·의원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은 뒤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일반의약품처럼 개인의 의지에 따라 복용하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 전에도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이 정해져 있어 복용에 응급을 요구하는 만큼,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사후피임약과 같이 굳이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전문의약품은 과감하게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상비약이나 일반의약품에서 기준 이상의 부작용이 발생하면 의약품 재분류를 통해 안전성 문제를 체계적으로 개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측도 해당 이슈가 일어날 때마다 "사후피임약을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는 낙태죄 폐지를 계기로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프랑스·독일 등 많은 국가에서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필요성은 이전에도 꽤 제기돼 왔지만,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필요성이 더욱 거세질 것 같다"며 "만약 실제 일반의약품 전환이 이뤄지면 사후피임약 시장에 뛰어드는 제약사도 지금보다 많아지고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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