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의약품 당 1개 특허만 연장 허용해야"
"1개 의약품 당 1개 특허만 연장 허용해야"
국내 제약사, 특허청 간담회서 의견 피력 … 다국적 제약사는 반대 입장

마약류 의약품 특허 연장 허용 '의견 일치' … 특허청 "신중히 검토할 것"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9.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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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최근 '베시케어'(솔리페나신)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국내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제품의 존속기간연장 특허를 회피하기가 어려워졌다. 아직 '챔픽스'(바레니클린) 등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1개 품목당 1개 특허에 대해서만 존속기간 연장을 허용해야 한다며 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허청은 최근 제약업계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 한국 법인뿐 아니라 양측을 대표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및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도 참석해 현재 당면한 특허 이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간담회 참석 기업은 국내 제약사의 경우 상위 기업인 H사, D사, C사와 중견 기업인 B사, I사, U사 등 6개 제약사이며, 글로벌 제약사는 A사, B사, N사 등 3개사가 참석했다. 글로벌 제약사 측에서는 국내 최상위 로펌의 변리사도 함께했다.

다만, 양측 간담회는 서로 다른 시간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사들이 1개 품목당 1개 특허에 대해서만 존속기간 연장을 허용해야 한다며 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국적 제약사는 이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1개 품목당 1개 특허에 대해서만 존속기간 연장을 허용해야 한다며 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국적 제약사는 이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내 제약사 "1개 품목에 복수 특허 있어도 단일 특허만 연장 허용해야"

국내 제약사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1개 품목허가에 다수 특허가 등록돼 있더라고 1개 특허만 선택해 연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은 물질특허, 조성물 특허 등 다수 특허를 등록할 수 있으며, 이들 특허 모두 5년 범위에서 연장신청이 가능하다. 물질특허가 끝나기 전에 조성물 특허 등으로 에버그리닝 전략을 펼치는 오리지널사가 각 특허에 대해 연장신청을 하면 권리 보호 기간은 사실상 더 길어지게 된다. 

미국이나 유럽은 1개 품목에 특허권이 여러개 있어도 단일 특허에 대해서만 특허권 연장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등록된 모든 특허를 연장할 수 있어 개량신약이나 제네릭을 제조하는 회사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이다.

국내 제약사들 입장에서 보면, 후속 특허의 만료일 연장으로 제네릭이나 개량신약의 시장 진입 시기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값싼 제네릭을 복용할 수 없고 건보재정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효력범위 변경은 이미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으므로, 대법원 판결이 지나치게 확대해석 되지 않도록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하나의 품목허가에 대한 복수의 특허권 연장 실무가 먼저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은 이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솔리페나신 대법원 판결 이후 유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리가 완전히 서기 전까지 (법률 개정) 추진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사 관계자는 "솔리페나신 판결이 일반적인 것으로 확정된다면 복수의 특허권 연장을 단일 특허권 연장으로 변경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아직 확정되기 전에 추진한다면 오히려 솔리페나신 판결과 같이 효력범위가 굳어지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사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만약 이를 못 하게 되면 복수의 특허권을 연장하는 실무를 단일 특허권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후에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U사 관계자도 "앞서 말씀하신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범위가 제한되면 될수록 국내 제약사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솔리페나신 유사 소송에서) 효력범위의 제한이 되지 않을 경우에 하나의 품목허가에 대한 복수의 특허권 연장을 단일 특허권 연장으로 변경하는 문제를 고려해 볼 일이지 현시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는지는 고민해볼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H사와 B사는 단일 특허 연장 허용의 효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H사 관계자는 "하나의 품목허가에 복수의 특허권을 연장해주는 현행 실무는 누가 보더라도 형평성에 맞지 않지만, 단일 특허권으로 선택하는 변경 정도로는 국내 제약사에 이익이 적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현재 제약사의 현실은 약가 및 공동생동 문제 등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라며 "약을 개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줄 필요가 있는데, 복수의 특허권 연장을 단일 특허권 연장으로 변경하는 게 과연 개발에 동기를 부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 "우린 반대일세"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 제약사들의 의견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연장기간 및 효력범위에서 글로벌 기준과 많은 차이가 있고, 이 부분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연장되는 특허권 수만 줄여서 조정해 나가려고 하는 것은 반대"라며 "(연장기간과 효력범위를) 함께 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A다국적사 관계자는 "복수의 특허권 연장을 변경하는 것이 과연 국내 제약사에 이익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형평성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자국 보호만 치중하는게 아닌가 (외국에서)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날 다국적 제약사들과 함께 참석한 한 로펌 관계자는 "각국에 따라 연장되는 특허권 수는 차이가 있지만, 연장기간 및 효력범위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불균형이 있는 상황"이라며 "연장되는 특허권 수를 줄이자고 하는 것은 불균형이 조정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복수의 특허권 연장에서 단일 특허권 연장으로 변경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연장을 선택한 특허가 무효가 되고 오히려 선택하지 않은 특허가 무효가 되지 않는다면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연장출원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1개 품목당 1개 특허에 대해서만 존속기간 연장을 허용해야 한다며 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허권 연장이 불가능한 마약류 의약품과 관련해서는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모두 연장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약류 의약품 특허연장 허용해야" … 국내사·다국적사 의견 일치

현재 특허권 연장이 불가능한 마약류 의약품과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연장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특허법은 의약품 발명의 경우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에 한해 연장을 인정하고 있다. 마약류 의약품은 약사법이 아닌 마약류 관리법으로 별도로 품목허가를 하고 있어 특허권 연장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마약류 의약품 연장 대상 인정은 국내 제약사에 유리한 것은 없지만 법리적으로나 국제적 조화 측면으로 볼 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인 C사 관계자도 "마약류도 임상 등을 통과한 의약품이고, 형평성이나 이해관계를 살펴보더라도 연장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맞다"며 "굳이 국내사가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국적 제약사인 A사 관계자는 "마약류 의약품은 상대적으로 적어 혜택을 받는 회원사가 많지 않지만, 취지에 따라서 연장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허청 "제약업계 의견 검토할 것 … 식약처와 협업 추진"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의 의견을 모두 청취한 특허청은 양측의 사전 의견서를 상호 교환토록 한 뒤 향후 공동 간담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특허권 존속기간연장제도 TF를 구성, 국내사와 다국적사의 상충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솔리페나신 대법원 판결 이후 유사 소송 진행 경과를 살피면서 제약사들의 의견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의약품 허가와 특허가 연계된 업무 분야인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의약품 산업 관련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및 허가·특허 분야 공동 지원으로 국내 제약사 지원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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