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하정서 기자] 희귀의약품 시장에 대한 국내·외 제약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시장이 해마다 쑥쑥 성장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2018년 1380억달러(한화 약 158조원)에서 2024년 2620억달러(한화 약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지난해 4월, 일본의 제약기업 다케다는 일본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 금액인 620억 달러(한화 약 71조원)를 들여 아일랜드의 혈우병 치료제 제약사 샤이어를 인수했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신약 59건 중 34건이 희귀질환 치료제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글로벌 제약기업 뿐 아니라 국내 제약기업들도 희귀의약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미 FDA의 승인을 받은 국내 희귀의약품은 총 13개로 전년(6개)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제약업계가 한 때 기피 시장이던 희귀의약품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일반 신약의 경우 투자 대비 R&D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 신약의 경우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천문학적인데다 각국 정부의 약값 인하 정책이 지속되고 있어 투자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이에 제약기업들은 희귀의약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7000여개의 희귀질환 중 치료제가 개발된 희귀질환은 5%에도 미치지 못해 치료제 가격이 높다. 이벨류에이트파마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희귀의약품은 가격이 일반 처방의약품보다 4.8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다른 치료 대안이 없어 평생 투약해야 하므로 제약사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의약품의 희소성으로 인해 시장 확장이 쉽다는 점도 희귀의약품에 집중하는 요인이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후 다른 국가로 판매를 확대한 사례가 있다”며,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라리스(Solaris)’가 대표적인 예로 미국 내 매출액이 1조8000억원, 글로벌 매출액이 3조9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희귀의약품 개발에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도 제약사에 매력적이다. 미국은 임상 관련 비용을 미 FDA에서 지원해주고, 미국 내에서 실시된 임상 비용의 50%까지 세액을 공제해준다. 희귀의약품은 허가 신청 수수료도 면제다. 시판 승인이 나면 미국에서 7년간 독점권을 갖는다.
최 연구원은 “제약사 입장에서 높은 가격이 보장되고 관련 개발 비용도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희귀의약품 개발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