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 효과, 예방적 유방 절제술 6배 증가
안젤리나 졸리 효과, 예방적 유방 절제술 6배 증가
BRCA 검사는 7년 만 10배↑,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4년 새 6배↑
BRCA 양성 유방암 환자, 10%는 반대편 유방절제하고 1/3은 난소절제 선택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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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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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대림성모병원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회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BRCA) 검사와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건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 검사 건수 7년 만에 10배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BRCA 검사 건수가 2010년 578건에서 2017년 5880건으로 약 10배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검사 건수를 비교했을 때, 2015년과 2017년이 각각 2837건과 5880건으로 검사 건수가 2배 이상 급격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 총괄책임연구자)은 “BRCA 검사 건수가 2016년에 급증한 이유로는 안젤리나 졸리 효과와 더불어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 등 여러 기관의 유방암 예방 활동이 국민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건수 빠른 속도로 증가 추세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의 예방적 수술 현황

검사 건수 증가와 더불어 국내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건수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회가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25개 병원을 대상으로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건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의 예방적 반대편 유방 절제술 건수가 2013년 5건에서 2017년 29건으로 5.8배 증가, 예방적 난소 절제술 건수가 2013년 22건에서 2017년 79건으로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BRCA 보인자의 경우에는 예방적 양측 유방 절제술 건수가 2013년 0건에서 2017년 1건으로 증가, 예방적 난소 절제술 건수는 2013년 2건에서 2017년 16건으로 8배 증가했다.

2018년 8월까지 예방적 수술의 각 기관별 누적 시행 건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BRCA 보인자들의 ‘예방적 수술 시행률’은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암에 걸리지 않은 514명의 BRCA 보인자 중 1.2%의 여성이 양측 유방을, 11.9%의 여성이 난소를 예방적으로 절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 쪽 유방암에 걸린 1238명의 BRCA 보인자 중 9.9%의 여성이 반대편 유방을, 34.4%의 여성이 난소를 예방적으로 절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은 “BRCA 보인자라 하더라도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가슴을 절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나 최근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 수술을 선택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유방암의 위험을 90% 이상 낮추고,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난소암의 위험을 97% 이상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난소 절제술의 경우에는 사망률까지 낮춘다고 보고돼 있고, 난소 절제만으로 유방암도 50%를 예방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어 더 많은 환자들이 시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더불어 2012년부터 BRCA 보인자에서 예방적 난소절제술이, 2017년부터는 한쪽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에서 반대편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과 재건술이 건강보험 급여화 되기 시작한 것도 예방적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예방적 수술 시행하는 병원 늘어났지만, 병원 별 수술 시행 편차 아직 큰 편

또한 예방적 수술을 실시하는 병원이 많아졌다는 사실도 주목할 부분이다.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를 대상으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실시한 병원은 2012년 3개에서 2018년 11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예방적 난소 절제술을 시행한 병원 역시 7개에서 17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BRCA 보인자를 대상으로 예방적 수술을 시행한 병원 역시 늘어났다. 예방적 유방 절제술의 경우에는 2012년 1개에서 2018년 2개, 예방적 난소 절제술의 경우에는 2012년 1개에서 2018년 8개로 8배 증가했다.

다만 연구에 참여한 병원 간의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시행 편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의 예방적 유방 절제 시행률이 가장 가장 높은 병원과 낮은 병원은 각각 44.4%, 0%이고 예방적 난소 절제술의 경우에는 각각 100%,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BRCA 보인자의 예방적 유방 절제 시행률이 가장 가장 높은 병원과 낮은 병원은 각각 11.1%, 0%이고 예방적 난소 절제술의 경우에는 각각 80%, 0%으로 큰 폭의 시행률 편차를 보였다.

김 원장은 “예방적 수술의 병원 간 편차가 큰 이유로는 유전상담 전문가의 유무, 주치의의 예방적 수술에 대한 성향, 지역적 차이 등을 들 수 있다”며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회에서는 유전성 유방암 전문가 양성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BRCA 검사와 예방적 수술, 전문의 진단과 상담 필수

예방적 수술의 목적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수술의 종류로는 예방적 유방 절제술(예방적 양측, 예방적 반대측 유방 절제술), 예방적 양측 난소 절제술이 있다. 여러 연구에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유방암의 위험을 90% 이상 낮추고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난소암의 위험을 97% 이상 줄여줌과 동시에 유방암의 위험도 5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BRCA 유전자를 갖고 있고 가족 중에 유방암, 난소암으로 사망한 경우가 많은 경우에는 암 발병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예방적 수술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예방을 목적으로 유방과 난소를 절제하면 암은 예방할 수 있지만 한번 시행하면 돌이킬 수 없고, 유방 상실로 인한 심리적·신체적인 영향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전자 검사도 마찬가지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검사의 득실을 따져보고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대상인 경우에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 자신이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진단되고 가족 및 친척에서 1명 이상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있는 경우 ▲ 유방암·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한 경우 ▲ 40세 이전에 유방암이 진단된 경우 ▲ 유방암이 양쪽 유방에 모두 발병한 경우 ▲ 유방암과 함께 다른 장기에도 암이 있는 경우 ▲ 남성에게서 유방암이 발병한 경우 ▲ 상피성 난소암이 발병한 경우이다. 본인이 BRCA 보인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보험 급여 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비용 부담이 클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대림성모병원과 공우생명정보재단이 함께 진행하는 브라카스토리 캠페인에 참여하면 무료로 BRCA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김 병원장은 “유방암이 없는 여성에게서 BRCA 유전자가 발견될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는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을 대상으로만 이뤄져야 한다”며 “유전자 검사 결과로 과도한 불안, 죄책감 등으로 안타까운 결정을 하는 환자 사례를 종종 목격했다.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유전 상담 자격증이 있는 전문 의료진의 상담을 받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BRCA 검사 및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증가는 안젤리나 졸리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을 지닌 안젤리나 졸리는 BRCA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에 예방적 유방 절제술, 2015년에 예방적 난소 절제술을 받았다. 졸리의 파격적인 결정은 유전성 유방암을 세계적 이슈로 만들었고 유전자 검사 및 예방적 절제술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우리나라에서도 인식 변화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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