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元祖) 시장에 역공 펼치는 제약업계
'원조'(元祖) 시장에 역공 펼치는 제약업계
일동제약, '아로나민' 원료로 '아리나민' 시장 공략

건일제약, 오마코 도입한 회사에 복합제로 역수출

JW생명과학, 수액제 선진 시장에 TPN으로 도전장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3.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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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국내 제약사들의 역공이 시작됐다. 해외 제품을 본뜨거나 도입해 만든 국산 제품들이 이제는 역으로 오리지널 본토 시장에 진출해 그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일동제약은 최근 일본 PMDA(Pharmaceuticals and Medical Devices Agency,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로부터 자사의 활성비타민 원료에 대해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 등의 제조 및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적합 승인을 얻었다.

회사 측은 이번 PMDA의 GMP 적합성 승인을 통해 비타민 원료에 대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푸르설티아민염산염은 비타민B1의 활성형으로, '아로나민' 등 일동제약의 비타민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푸르설티아민염산염 원료 시장에서 일동제약의 점유율은 약 25%에 달한다. 비일본기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주목할 점은 일동제약이 '아로나민'의 원조 격인 '아리나민'의 제조국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로나민'의 원조는 1950∼60년대 일본에서 선풍을 일으켰던 다케다약품의 종합비타민제 '아리나민'이다. 

일동제약은 일본에서 활성비타민제제의 주원료로 개발한 '프루설티아민'(TPD) 유도체를 불과 1년여 만에 독자 개발해 내는 데 성공, 지난 1963년 국내에 '아로나민'을 처음 선보였다. 

일동제약이 마늘 속에서 유도·분리해 낸 '푸루설티아민'은 마늘 냄새와 쓴맛 등이 없으면서 효능은 '아리나민'의 TPD와 똑같았다. 이후 회사 측은 '프루설티아민'을 기본 원료로 다양한 영양 성분을 더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아로나민'을 국내 1위 종합비타민제로 성장시켰다.

'아로나민'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781억원으로, 다른 비타민제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다케다제약의 '아리나민'이 국내에 진출해있지만, 매출은 약 100억원 정도로 '아로나민'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아로나민 시리즈
일동제약 아로나민 시리즈

일동제약보다 앞서 건일제약은 해외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약물을 개량해 다시 수입사에 역수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건일제약은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소시에타 프로도티 안티바이오티시(Società Prodotti Antibiotici, 이하 S.p.A)와 '로수메가 연질 캡슐' 수출(Licensing out)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건일제약은 완제품 공급을, S.p.A는 이탈리아 지역의 제품 허가 및 판매를 담당하기로 했다. 해당 계약은 S.p.A의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이뤄졌다.

'로수메가 연질 캡슐'은 관상 동맥 질환 고위험군 성인 환자 가운데 중성 지방 수치가 조절되지 않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에 사용하는 치료제다. 건일제약이 과거 S.p.A로부터 도입한 오메가-3 지방산 주성분의 고지혈증 치료제 '오마코'에 로수바스타틴칼슘을 더해 만들었다. 

'오마코'는 허가상 개발권자인 독일의 BASF사가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고, 실질적인 제품개발의 많은 부분은 S.p.A가 진행했다. '오마코'의 특허만료를 극복하기 위해 건일제약이 개발한 복합제가 '오마코'의 실질적 개발사인 S.p.A에 역으로 기술 이전되는 이례적인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로수메가 연질 캡슐'은 보건산업진흥원 혁신형 제약기업 국제 공동 연구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제품이다. 당시 업계는 국책 과제 지원을 받은 개량 신약 완제품이 원개발사에 역수출되는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했다.

 

JW생명과학 3체임버 영양수액제 ‘위너프’
JW생명과학 3체임버 영양수액제 ‘위너프’

JW생명과학, 수액 전통 강호 유럽에 TPN 수출

역수출 사례는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최초로 종합영양수액(TPN)으로는 가장 선진 시장인 유럽에 자체 개발한 TPN으로 진출한 제약사도 있다. JW생명과학이다.

지난 2013년 미국 제약회사인 박스터와 '3 챔버 영양수액제' 독점 라이선스·수출계약을 체결한 JW중외그룹은 지난해 아시아 제약기업으로 처음으로 유럽연합 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아 영국 독일 등 유럽 18개국에 종합영양수액을 수출하게 됐다. 

현재 박스터가 유럽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시판허가를 받아 수출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액제는 혈관으로 직접 투여되는 약물인 만큼 제조 설비와 생산에 대한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이 때문에 선진국의 GMP 인증을 받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JW생명과학은 충남 당진에 있는 JW생명과학 수액 공장과 JW중외제약의 의약품공장 등 전체면적 9만4378㎡ 규모의 생산단지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해 모든 생산설비가 미국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을 충족하도록 했다.

JW중외그룹 관계자는 "수액은 장치산업으로, 생산시설이 정제, 캡슐 등 일반적인 의약품과 많이 다르다. 기술집약적 생산시설"이라며 ""용기 성형부터 약액 충전, 멸균, 포장 등 전 과정에 대해 전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전 과정이 연속적이고 일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비를 구축을 해야 하므로 규모나 관리 등의 면에서 다른 의약품과 차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JW중외그룹과 박스터의 판권 계약에 유럽뿐 아니라 미국도 포함돼 있는 만큼 유럽에서 수액제를 허가받은 이후에는 미국에서도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원조 의약품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 국산 제품이 역수출된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기술력이 진일보했다는 것"이라며 "빠르게 발전 중인 국내 제약사들의 '원조 도장 깨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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