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민선 기자] 지난 3월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입성한 이의경 신임 식약처장(전 성균관대 교수)이 예상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 취임한 지 3일 만에 이뤄진 11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국회의원들로부터 "제약사와의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식약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이의경 처장이 제약사와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높아, 식약처 본연 업무인 의약품의 안전관리에 공정한 업무수행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의경 처장이 국내 제약사 2곳에 사외이사로 재임했던 사실을 상기하며, "사외이사는 기업경영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고 주주의 이익보호를 위해 활동하는데 제약사 관리감독에 공정할 수 없다"며 "해당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혐의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국민건강보다 제약사 민원해결에 더 치우치는 것 아닐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이의경 처장은 2016년 3월 18일부터 J제약 사외이사를 맡아오다 식약처장에 임명되면서 사퇴했으며, 2018년 3월에는 Y제약 사외이사에 선임된 바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의경 처장은 최근 3년간 수주한 연구용역 55건(65억원) 중 43건(35억원)이 제약사로부터 받은 것이었다. 연구용역을 의뢰한 제약사는 대부분 매출 상위 20위 이내 회사였다. 연구용역 대부분의 내용도 제약사의 경제성을 평가하는 내용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두고 경실련은 "이의경 식약처장과 제약사와의 관계는 밀접하고,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서 제약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왔다고 할 수 있다"며 "엄중하고 공정해야 할 식약처장으로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실련 관계자는 "식약처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는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문제뿐 아니라, 물밀듯이 밀고 오는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규제완화 요구, 제약사가 이익이 되지 않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희귀필수의약품의 관리 등 제약사와 관련된 중요하고 시급한 업무가 산적하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할 식약처장의 자리에 제약사와 밀접하게 연결된 이의경 처장은 이해관계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 공정한 업무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사퇴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