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가면 도태된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의약품이 있다. 오래됐지만 그래서 더 좋은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라고 부를 만한 약들이다. 우리 곁에서 오랜 친구처럼 친숙한 의약품들의 탄생 비화와 역사, 장수 비결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최초의 국산 유산균정장제 비오비타는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샐러 의약품이다. 특히 역대 광고에서 일관되게 사용해온 고유의 징글송과 아기 모습은 비오비타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상징이 됐다.
일동제약은 7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선구 기업이다. 창업 초기인 1940년대부터 유산균 연구를 시작해 1959년 최초의 국산 유산균정장제 ‘비오비타’를 만들어냈다.
일동제약의 설립자 故 윤용구 회장은 장 건강이 좋지 않았던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일찍부터 유산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관심을 가졌다. 그러던 중 1950년대 국립중앙공업연구소(現 국가기술표준원)가 개최한 한 박람회에서 우연히 유산균과 관련한 정보를 접하면서 상용화 작업에 속도를 더하게 됐다.
초기 유산균의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양질의 유산균을 대량으로 배양하기 위해서 당시로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유산균에 대한 인식 자체가 생소한 시절이었기에 유산균을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장비나 자재도 부족했다.
때문에 당시 유산균 연구와 실험 대부분이 윤용구 회장의 사택 뒤뜰에서 이루어졌으며, 배양은 서울약대나 중앙공업연구소의 시설을 빌려 진행해야 했다. 2년 여에 걸친 시도 끝에 활성유산균을 대량 배양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를 제품화한 것이 바로 유산균정장제 ‘비오비타’다.
비오비타가 지금의 톱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된 계기는 1960년대 육아일기 공모 및 육아정보 연재, 베이비 콘테스트 개최 등 공익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들을 통해 육아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도움을 얻은 전국의 어머니들로부터 감사편지가 쇄도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비오비타에 들어 있는 유산균·소화균·낙산균은 아기의 소화와 배변을 돕고 장 건강을 좋게 한다. 특히 비오비타에 사용되는 유산균은 활성유포자성 형태로서, 섭씨 90도의 환경에서도 90% 이상 살아 남는다. 60도의 열에서 상당수가 사멸하는 일반 유산균과는 달리 열에 강한 비오비타의 유산균은 분유와 함께 뜨거운 물에 타서 먹이더라도 장까지 살아가 효과가 유지된다. 이 균들은 장내에서 증식하면서 아기의 장 내 환경을 좋게 해주고 정장, 변비, 묽은 변, 복부팽만감, 장내이상발효 등을 개선한다.
현재 비오비타는 미주, 동남아, 중동 등 해외 10여 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2015년 완제품 및 제조시설에 대한 할랄 인증, 2018년 미국 FDA 등록 및 제조시설 적격 판정 획득 등을 통해 우수성을 입증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