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나요법 급여화 앞두고 시끌시끌
추나요법 급여화 앞두고 시끌시끌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3.1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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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다음달 8일 한의 치료기술인 ‘추나요법’의 급여화를 앞두고 의료계와 보험업계가 우려를 표명하자, 한의협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반박하고 있다. 

추나 요법은 한의사가 손이나 몸 등 신체 일부분을 이용해 환자의 어긋나거나 삐뚤어진 뼈와 관절, 뭉치고 굳은 근육과 인대를 밀고 당겨서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해결하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추나요법에는 단순추나, 복잡추나, 특수추나, 두 개천골 추나, 내장기 추나 등 5가지 종류가 있다. 건강보험 적용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한정돼 단순추나, 복잡추나, 특수추나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3가지 치료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률은 50%(1~3만원선)다.

다만 과잉진료를 예방하기 위해 복잡추나의 경우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외 골격계 질환은 본인부담률 80%가 적용된다. 연간 20회까지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이같은 결정으로 국민들은 반색하고 있지만, 의료계와 보험업계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제공 추나요법 허리통증 물리치료
대한한의사협회 제공 

 

의료계 “과학적 근거 부족한 추나요법 급여화 철회하라”

# 의협 “추나 급여화 계획 철회하고 검증시스템 마련해라”

대한의사협회는 12일 성명을 통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한방 추나요법 급여화에 반대한다”면서 “보건복지부는 급여화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한방 의료행위 전반에 대한 검증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는 각종 엄격한 기준을 내세워 의사가 하는 의료행위를 세밀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과서나 진료지침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기준이 더 중요하다고 해 ‘심평의학’이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까지 탄생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정부가 유독 한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객관적인 근거나 기준도 요구하지 않고 마치 선심 쓰듯 일사천리로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하니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의사의 의료행위 하나하나를 매의 눈으로 주시하는 정부의 그 엄격함이 어째서 한방이라는 두 글자 앞에서는 눈 녹듯 사라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에 급여화하겠다는 한방 추나요법은 현재 세계물리치료학회의 항목으로 등재돼 있지도 않았다”면서 “국책연구기관 보고서에서조차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방 추나요법의 급여화는 절대 불가하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 정형외과의사회 “의료체계 근간 흔드는 행정”

정형외과의사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건강 한방에 무너진다”며 “국민의 근골격계 건강을 담당하는 정형외과의사회는 의학적 근거 없는 한방 추나요법의 급여화의 전면 중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그동안 정부는 의료계 에게는 엄격한 인정규정을 내세워 의사의 자율적 판단을 제한하고 응급시술에 대하여 많이 제약해왔는데, 이번 한방추나요법에 허용한 인정상병을 보면 303개로 광범위하게 인정하여 의료계에 가한 엄격한 기준과는 모순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정기준을 보면 절대안정이나 수술적 가료가 필요한 골절 불유합, 골절 지연유합, 스트레스 골절까지도 포함 시켜 놓았으며, 항생제 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염증성 질환인 상세불명의 원반염과 기타 감염성 점액낭염까지 포함시켜 놓았다”며 “심지어 유방 타박상, 손가락 타박상과 상세불명의 찰과상까지도 포함해 놓았는데 도대체 어떤 의학적 근거로 이러한 인정기준을 정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추나요법 급여화, 자동차보험 진료비 폭등 걱정돼”

보험연구원 송윤아 연구위원은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자동차보험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로 인해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연구위원은 진료비 급증 원인 중 하나로 ‘건강보험의 수가 적용’을 꼽았다. 그는 “추나요법의 상대가치점수는 지금보다 47.1~280.8% 증가할 것”이라며 “그만큼 진료비가 오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따.

상대가치점수란 의료행위(요양급여)에 소용되는 업무량·자원의 양·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 가치를 의료행위별로 비교해 상대적인 점수로 나타낸 것이다. 이제까지 자동차보험에서는 건강보험 비급여항목인 추나요법에 대해 상대가치점수 149.16점으로 보상해 왔다.

송 연구위원은 “본인부담률이 없는 자동차보험에서 단순추나와 복잡추나의 적응중에 큰 차이가 없어 수가가 약 1.7배 높은 복잡추나를 시술할 개연성도 있다”며 “자동차보험에서는 상대가치점수와 비용만 따를 뿐 건강보험의 세부인정기준을 적용할 수 없어 추나요법의 과잉진료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은 건강보험에서 추나요법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본인부담률을 높이고 이용횟수를 제한한다는 점을 감안해 자동차보험에서도 별도의 세부인정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의협 “추나요법이 과학적 근거부족? 의협 입회하에 통과한 것”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부회장은 14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의협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는 건 오만이고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김 부회장은 “지금 의협이 정부가 하는 회의에 참석 안한다고 하지만 추나요법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통과할 때 본회의만 들어오지 않았을 뿐, 의료행위전문위원회, 소위원회 참석해서 한의협에서 제출한 근거 자료 다 확인하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다 논의해서 건정심에서 통과한 사안을 가지고 이제와서 과학적 근거 운운하는건 말도 안된다”며 “의협 내부에서 뭐가 잘 안풀리니까 또 외부로 화살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보험연구원에서 보고서를 통해 추나요법 급여화로 진료비 폭등이 걱정된다고 했지만, 의사협회 쪽 도수치료는 최소 5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보장해준다"며 "건강보험 쪽에 있어선 비급여지만 국민부담이라는 측면에서는 똑같다. 얼마 들지도 않는 추나요법가지고 왜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추나요법의 안전성에 대해 말이 나오는데, 그렇게 따지면 도수치료는 안전한가.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하고 도수치료는 물리치료사가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부회장은 정형외과의사회가 낸 성명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성명 낼 때 확실하게 이름 석자 밝히고 입장 표명하라”며 “논의하고 싶으면 기자들, 전문가들 입회하에 토론회 열어서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이어 “하나하나 조목조목 반박하고 싶지만 한의협에선 따로 입장발표 안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 불안을 조장할까봐 그러는 것”이라며 “국민건강 생각한다면서 의협은 왜 자꾸 불안을 조장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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