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블록체인 도입 '스타트' … 국내사는 '아직'
글로벌 제약사, 블록체인 도입 '스타트' … 국내사는 '아직'
[창간기획-下] 화이자·머크, 임상시험·보안 등에 블록체인 활용 시작
국내 업계는 개인정보보호 등에 활용 … "법률·제도적 기반 마련 중요"
  • 안상준 기자
  • 승인 2019.03.05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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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을 불러왔던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 유망 기술로 떠오르며 하나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 경제포럼은 블록체인을 과학기술 정책이 요구되는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고,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와 딜로이트 역시 블록체인을 미래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61.5%의 성장률을 보이며 약 23억1000만 달러(한화 약 2조5895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제약업계도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는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업계도 개인정보보호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제약업계의 만남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향후 임상시험, 제약사의 제품 유통 단계 관리, 대금 결제 등의 분야로 발전해 활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헬스코리아뉴스는 2회에 걸쳐 제약업계에서 활용될 블록체인 기술과 국내·외 진행 상황,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본다.

上 제약업계, 블록체인 기술 '주목' … 활용분야 '무궁무진'

下 글로벌 제약사, 블록체인 도입 '스타트' … 국내사는 '아직’

[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상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각종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한 대표적 제약사로 화이자가 있다. 화이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큰 용량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임상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바이엘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AI·데이터 등과 관련한 블록체인 방법론을 고안 중이다.

머크는 최근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하는 새로운 보안 절차 '크립토-오브젝트'의 형성과 관련한 특허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획득했다. 물리적 사물과 디지털 보안을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둔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기술은 기계학습을 활용해 물리적 사물이 갖는 고유의 특징인 '사물 지문'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물리적 사물을 블록체인과 연결시킨다. 사물 지문으로 사용될 수 있는 특성은 화학적 특성·DNA·이미지 패턴 등이다.

이는 기존의 사물 인식 과정(바코드 입력, 질량 분석 등)을 블록체인이나 기계학습 기술과 결합하는 기반이 될 새로운 차원의 통합 접근법으로, 기업에게 확신성과 방어력을 제공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물을 디지털 공급망에 연결하기 위해 기계간 인식에만 의존해야 했지만, 머크의 새로운 특허 기술은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해 기계-사물간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머크 최고전략담당자 이사벨 드 파올리는 "물리적 제품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이 기술은 블록체인·사물 인터넷·연결된 워크플로우 환경 등을 통해 공급망을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기업과 제품의 보안 이익을 지원한다"며 "기존 시스템에 존재하는 비효율성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각종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각종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캐나다 베링거인겔하임과 IBM은 최근 임상연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임상연구 방식에서는 임상연구의 질·임상연구 관련 기록 등에 있어 오류가 발생해 왔는데, 이러한 오류는 임상연구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양측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임상연구 데이터의 출처와 투명성 등을 높이고, 나아가 임상연구의 질과 환자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는 계획에 대해 큰 틀에서 발표한 수준이다. 아직 구체적인 타임라인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 개인정보보호에 블록체인 활용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블록체인 활용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빅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하는 분야에 좀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는 기업도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업계 자체에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제약협동조합은 지난해 블록체인보안협동조합과 개인정보보호와 정보보호 공익사업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합 조용준 이사장은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서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강화될 것"이라며 "효과적인 개인정보보호 솔루션이 제공된다면 제약 산업의 사업 파트너는 물론, 고객 개인정보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와 IoT 중심 고도화 시대와 맞물려 강화되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제도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수한 솔루션 개발과정을 사전에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산업 지속성을 위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제약협동조합은 지난해 블록체인보안협동조합과 개인정보보호와 정보보호 공익사업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제약협동조합은 지난해 블록체인보안협동조합과 개인정보보호와 정보보호 공익사업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만, 다국적 제약사와 달리 제약업계 업무와 직접 연관이 있는 사안에 대한 블록체인 기술 활용은 아니어서 직접 활용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 지원센터 관계자는 "AI를 신약개발 등에 활용하는 방안은 현재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부분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 분위기"라며 "보수적 성격이 강한 제약업계 특성상 초기 단계에서 나서기보단, 향후 글로벌 제약사가 도입한 블록체인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 그때쯤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제약업계가 블록체인 열풍에 휘둘려 당장 무작정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술에 부정적인 부분이 있듯, 블록체인 도입에도 회의적인 의견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제약업계가 블록체인 열풍에 휘둘려 당장 무작정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술에 부정적인 부분이 있듯, 블록체인 도입에도 회의적인 의견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도입, 무조건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

물론 국내 제약업계가 블록체인 열풍에 휘둘려 당장 무작정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술에 부정적인 부분이 있듯, 블록체인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분명 존재한다.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에 따른 법률적·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개인정보 보호법은 중앙 집중 관리체계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탈중앙화에 본질을 둔 블록체인 기술과 상충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법률에 데이터 보유 기간이 규정된 경우, 거래 기록 삭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블록체인 특성과 충돌된다.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안지영 연구원은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초기 단계인 만큼, 블록체인 발전 패러다임과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법률적 측면과 제도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전자금융거래법·개인정보 보호법·신용정보법 등의 현행 법령은 블록체인 도입 시 규정 준수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국가적 차원에서의 블록체인 도입 이후 예상되는 문제점을 발견해 미리 사전에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며 "아직 도입 초기 단계의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법률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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