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민선 기자] 공포기억에 무덤덤해지도록 우리 뇌를 조절하는 효소가 발견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세윤 교수(KAIST) 연구팀이 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이노시톨 대사 효소를 제거함으로써 공포기억의 소거 현상이 조절되는 것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연구는 존스 홉킨스 의대, 뉴욕대, 컬럼비아 의대와의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되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워지는지’는 현대 신경생물학의 핵심주제이다. 특히 인간의 정신건강과 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공포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 공포기억의 소거(extinction of fear memory) 과정은 심층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생쥐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이노시톨 대사 효소를 제거했다. 그 결과, 공포기억의 소거 반응이 촉진됐다. 특히, 이 효소가 제거된 생쥐의 편도체에서는 공포기억의 소거 반응을 전달하는 신호 전달계의 활성화가 동반됨을 확인됐다.
이노시톨 대사 효소는 음식으로 섭취되거나 생체 내에서 합성된 이노시톨(포도당 유사물질)을 인산화해주는 효소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노시톨 대사가 기존에 알려진 세포의 성장, 신진대사뿐 아니라 뇌 기능 조절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김세윤 교수는 “큰 사고나 트라우마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공포증 등 심각한 뇌 질환들에 대한 이해와 치료 타깃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노시톨 대사 효소의 신경계 신호전달 조절에 관한 분자적 작용과정 연구를 지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세계적 학술지 ‘PNAS’ 1월 28일자에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