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 실현 데이터 축적이 먼저"
"정밀의료 실현 데이터 축적이 먼저"
미국, 영국, 일본 등 방대한 개인정보기반 미래의료 대비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2.0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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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4차 산업혁명에 있어 의료계에서 정밀의료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 축적이 우선돼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기술, 데이터기반 서비스, 표적유전자 발굴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연구데이터 공유기반을 갖춰야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정밀의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 박현영 센터장은 정밀의료의 개념부터 짚었다.

정밀의료란 대규모 빅데이터에 기반을 둬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개인의 유전체, 생활환경, 습관에 따라 가장 적절한 예방과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과거 개인별 맞춤의료의 확장된 개념으로, 맞춤의학이 주로 유전체를 기반으로 했다면 정밀의료는 단백체, 대사체 등 오믹스 정보와 더불어 IT기술에 힘입은 라이프로그 정보 등을 포함한 생명정보를 기반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박 센터장은 “정밀의료에서 유전체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며 “유전체정보와 생활습관, 환경과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행태의 변화등을 통해 질병을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질병이 발생했을 때 개인의 유전자 뿐 아니라 다양한 특성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를 제시하므로 유전체 외 정보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 중 유전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건강행태가 40%, 사회 및 환경적 요인이 20%로 알려져 있다”며 “따라서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우선 축적돼야 의료서비스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미국, 영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정밀의료를 위한 대규모 코호트 등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정밀의료 메디칼 병원 연구개발 실험 시험 생명공학

# 미국의 정밀의료 ... 오바마 행정부때 첫 단추 

먼저 미국의 정밀의료 연구를 살펴보면,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때 시작됐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정밀의료 추진 계획’ 발표에 참석해 “정밀의료는 10년 뒤 가장 진보적인 의학 분야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하며 암 및 희귀질환에 대한 정밀의료연구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이 중 예산의 60%이상을 정밀의료 코호트에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 ‘All of us’(이하 AoU)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2016년 130만달러 million USD에서 시작해 2018년 290 million USD를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인을 대상으로 연구 참여를 원하는 자원자 100만명을 모집하고 이들로부터 생체 시료를 포함한 유전정보, 검진정보, 생활습관, 환경, 라이프로그 정보와 더불어 의무기록 등을 수집하고 있다.

정밀의료 코호트의 목적은 100만명으로부터의 방대한 데이터 수집을 통해 맞춤약물치료,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새로운 타깃 발굴, 모바일 기기 등 새로운 기술이 건강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이들 기술의 의료서비스 활용평가 및 다양한 질병에서 미래 정밀의료를 위한 과학적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다.

AOU 프로그램은 단순히 현재 시점의 정보수집이 아니라 생애주기에 걸친 설문, 검진, 의료정보를 수집함으로써 미래 의료의 거대한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일반 연구자와 공유하게 되는데 정보의 민감성과 복잡성으로 데이터의 보안과 관리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데이터 활용을 위한 분석도구도 함께 제공함으로써 많은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연구계획 단계부터 연구 참여자 자문단을 별도로 구성하고 슈퍼참여자 그룹을 활용해 연구활성화 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과 공유에 따른 사회적 이슈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연구 참여자에게 본인의 선택에 따라 데이터, 연구진행 상황, 연구결과에 대해 진속적인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유전 상담 등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코호트 연구와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영국의 정밀의료 ... 국민들, 건강정보 기꺼이 제공

영국의 경우 1946년 출생아 코호트를 시작으로 50년 이상 다양한 관찰연구를 진행해왔으며 매년 30 mililon 유로 정도를 대규모 코호트에 투자하고 있다.

코호트 연구는 참여자들의 자발적 동의에 의한 모집과 추적 조사 참여율이 매우 중요한데 영국 국민들은 이렇게 생산된 데이터가 그들의 건강과 질병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과 함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기관이나 연구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민들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건강정보를 연구자들에게 기꺼이 제공할 수 있는 신뢰는 건강이나 유전체정보 등 민감 정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있기에 가능하다.

영국은 또 2013년 희귀질환 및 암의 정밀 진단과 치료를 위해 10만명을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시행하는 ‘Genomic England’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2018년 희귀질환 환자 및 가족 7만명, 암환자 3만명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완료했다.

# 일본의 정밀의료 ... 3개 바이오뱅크 통해 정보 수집

아시아권에서도 일본을 중심으로 정밀의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Bionbank Japan, Tohoku Medical Megabank, National Center Biobank Network 등 3개의 큰 바이오뱅크를 중심으로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Bionbank Japan은 2003년부터 47개의 질환자들로부터 임상정보, DNA를 포함한 인체유래물을 수집하고 5년간 매년 추적조사를 해왔으며 30만명에 달하는 연구 참여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정보는 일본 내 다양한 연구기관 및 대학에 제공하고 있다.

일본도 바이오뱅크 자원으로부터 유전체 데이터를 생산하는 정밀의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밀의료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자료통합 프로그램을 지원해 임상 및 유전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데이터 저장장치와 임상 및 유전적 통합정보를 수집하는 통합된 데이터 베이스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또 정밀의료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희귀 질환에 대한 IRUD(미진단 질환 이니시어티브/Initiative on Rare and Undiagnosed Diseases)를 출범해 희귀질환 및 진단이 어려운 질환자들을 대상으로 WES등의 분석지원을 통해 유전자진단을 지원하고 불명확한 환자들의 정보는 국제적 프로그램인 미진단자 국제협력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 한국의 정밀의료 ... 개인정보 침해 우려, 연구사업 발목 

미래의 정밀의료 연구를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의 축적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정보활용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해외의 활발한 연구로 인해 국내에서도 미래 정밀의료를 위한 연구 사업이 일부 시작됐고, 만성질환의 예방이나 맞춤의료를 위한 대규모 유전체 정보 확보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의료정보를 활용함에 따른 개인정보침해의 우려를 앞세우고 있어 인간 대상의 연구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미국에서는 정밀의료 코호트를 추진하면서 포괄적 동의에 대한 법적기반을 확보해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포괄적 동의에 의한 연구 활성화 및 사망, 의료정보 등 2차 자료 연계는 이미 일반화 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본인의 동의하에 데이터의 연계와 공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기반이 정비돼야하고 장기적으로 코호트나 유전체 연구 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이 노력이 필요하다”며 “연구에 활용되는 데이터의 보안을 철저히 하고 목적 외 사용으로 인해 연구 참여자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법과 제도, 그리고 데이터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인구고령화,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더불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고자하는 국민들의 니즈는 어느 때보다 높으며 IT와 생명과학 융합기술의 발달은 의료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며 “유전체기반의 정밀의료 기술발전은 질병 예방과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학계, 기업을 비롯한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함으로써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맞는 의료서비스를 우리 기술로 제공하고 나아가 보건의료 산업의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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