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과의사는 배를 운항하는 선장”
“마취과의사는 배를 운항하는 선장”
“국내 의료기관 마취의사 턱없이 부족 ... 곧바로 사고 이어질 수도”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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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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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마취는 수술 전과 후, 수술하는 동안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환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정신 및 육체적인 변화를 관리하는 의술이다.

대부분의 수술이 마취로 시작해서 마취로 끝나는 만큼 마취는 수술 전반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마취는 수술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는 외과적 수술에 비해, 그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 

 

마취는 수술의 처음이자 끝 ... 중요성 낮게 평가 돼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주진 교수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주진 교수<오른쪽 사진>는 “우리나라보다 선진국 혹은 발전된 시스템이 갖춰진 국가들에서 마취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해외에서는 마취 영역은 리스크가 높은 과로 분류돼 수가부터 시작해 시스템적으로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병원이 마취과를 과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주 교수의 설명이다.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과가 아니기 때문에 인력산출을 할 때 가능한 최소로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마취통증의학과 수련을 받고 졸업하는 신규 전문의들은 병원에 자리가 없어 취직과 개업이 용이한 통증클리닉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 수련 마친 전문의, 설자리 없어 통증클리릭으로~

주 교수는 “최근 미숙아 및 노인 인구가 늘어나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마취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마취과의사는 수술 전·중·후에 환자를 고통과 공포로부터 보호하고 집도의가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과 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환자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병원 차원에서 마취과 전문의의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주 교수는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은 그에 맞춰질 수 있다”며 “병원에서도 이런 점을 알겠지만 마취과 전문의 수를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낮은 수가 때문이 아닐까”라고 토로했다.

# 낮은 수가 때문에 마취과 전문의 늘리지 못해

“‘마취과의사는 배를 운항하는 선장과 닮았다’라는 말을 전공의 수련당시 한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라며 “선장이 배위에서 주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해 운항하듯 마취과 의사도 수술하는 동안 환자의 상태 뿐 만 아니라 수술 진행 상황, 집도의의 캐릭터와 수술 전반에 걸친 상황을 모두 파악하는 점에서 닮았다.”

주 교수는 “수술 전부터 환자를 의학적인 견지에서 파악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집도의, 환자와 협의해 해결한다”며 “수술 중에는 마취나 수술로 일어나는 변화는 물론 다른 원인으로 인한 상황에 대처해 환자가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며 최선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후 환자를 회복실로 옮긴 후 (환자의) 의식 정도, 심혈관계 변화, 호흡 상태, 출혈, 체온 변화, 운동기능 등을 확인해 마취에서 회복이 이루어져 병실로 이송할 때까지 환자의 상태를 관찰한다”고 말했다.

 

마취 종류 매우 광범위하고 위험성 내재 ... 전문의 꼭 필요

주 교수는 “마취의 종류가 매우 광범위해 병원 내 마취과 전문의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했다.

“마취의 종류는 크게 부위마취, 진정마취, 전신마취 3가지로 나뉘지만 세부사항은 매우 광범위하다. 특히 말초신경차단술, 척추마취, 경막외마취, 감시하 마취 관리 등의 마취방법은 마취과의사가 꼭 시행해야하는 것들이다. 

모든 의료행위는 가능성이 크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부작용과 합병증을 동반한다. 전신마취를 할 경우 마취자체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마취제에 심한 알러지 반응을 보여 아나필락틱쇼크가 발생할 수 있고, 예기치 못하게 기관삽관이 어려워 경우에 따라서는 뇌 또는 심장에 저산소성 손상이 올 수가 있다.”

그는 “정말 드물게는 유전적인 문제로 흡입마취제를 투여했을 때 고열이 발생하며 혈역학적인 불안정이 오는 악성고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말초신경마취, 척추마취, 경막외마취를 하다가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여러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 마취제 투여 용량, 세밀하게 조절해야 ... 자칫 호흡정지 발생할 수도

대표적으로 척추 근처의 혈종, 감염, 신경손상으로 인한 감각 및 운동마비 그리고 국소마취제로 인한 경련, 심정지, 호흡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감시하마취관리는 환자개인의 상태에 따른 약제 용량 조절이 세밀하게 필요한데, 과량이 투여될 경우 호흡저하, 호흡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주 교수는 “마취과 전문의는 위에 언급한 마취방법들에 대한 ‘기술’ 뿐만 아니라 사용되는 약제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이해, 부작용이 생겼을 시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4년에 걸쳐 수련 받은 의사”라며 “아무런 문제없이 수술과 마취과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마취과 전문의의 참여 여부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작용의 가능성이 0.1%라도 그 부작용이 나에게 발생하면 100%인 것이다. 마취과 전문의는 이런 면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거듭 역설했다.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묵 교수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묵 교수

# 마취과 의사 존재 이유는 환자의 안전 확보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묵 교수도 마취과 전문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각국 중앙은행,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중추적 기관을 최후의 대부자(돈을 빌려주는 사람)라고 칭하는데 수술실의 마취과 의사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중앙은행이 금융위기 발생 시 양적 완화를 비롯한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은 수술 중 대량 출혈 발생시 수액 및 혈액 공급을 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취과 의사의 기본적인 존재 이유는 전신마취 중 환자의 안전확보”라며 “환자 안전 분야에서 인력의 부족은 곧바로 사고 증가로 이어진다. 따라서 충분한 숫자의 마취 전문의 확보는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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