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LG화학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9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신성장 동력, 미래 계획 발표 등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K바이오'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37회째를 맞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투자자들에게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 등을 발표하는 행사다. 올해도 450개가 넘는 제약·바이오 기업, 보험사, 투자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 동향과 개별 기업의 R&D 성과 및 현황 등을 살펴보며 투자 유치 등 협력의 기회를 모색했다.
셀트리온, '램시마SC' 구심점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 다짐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은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자사의 주요 사업계획 및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마케팅 전략 등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부터 이 행사에 참여해왔으며, 올해는 높은 경쟁력과 성장성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에 배정되는 메인 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서 회장은 유럽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램시마'와 '트룩시마' 등의 글로벌 주요 사업 현황을 설명한 데 이어 글로벌 직접 판매 네트워크 구축, 중국 진출 등 제2의 도약을 이끌 사업계획 및 중장기 비전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유럽 허가를 신청한 램시마SC가 도약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램시마SC 허가 후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직판 시스템을 완성해 셀트리온그룹을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유럽에서 약 56%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 이미 많은 수요를 확보한 램시마에 이어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램시마SC의 연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세계 2위 규모 제약시장인 중국에서의 바이오 사업 본격화 계획도 밝혔다.
서 회장은 "현재 중국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해 설립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고가 바이오 의약품을 사용하지 못했던 중국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랜드볼룸' 발표 삼바 "20여개 기업과 CMO 수주 협상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투자자에게 자사의 2019년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행사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메인 트랙을 배정받은 데 이어, 올해 역시 한국 기업 최초로 가장 큰 규모의 발표회장인 '그랜드볼룸'을 배정받았다. 그랜드볼룸은 약 800석 규모의 발표회장으로, 화이자·로슈·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에게만 배정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리에서 김태한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삼성의 혁신과 성장'이라는 제목으로 투자자들에게 사업 현황과 비전을 공유했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한 지 7년 만에 전 세계 CMO(의약품위탁생산) 기업 중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규모를 갖춘 것은 물론, 경쟁사 대비 공장 건설과 가동에 필요한 기간을 40% 가까이 단축하며 CMO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꿔왔다"며 "2017년에는 세포주 개발, 임상 물질 생산 및 품질 테스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CDO(바이오의약품위탁개발)·CRO(임상시험수탁기관) 사업을 추가해 바이오사업에서 벨류 체인을 성공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27건의 CMO 수주와 14건의 CDO·CRO 프로젝트 등 총 41건을 수주했으며, 20개 이상의 기업과 수주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CMO는 12건, CDO·CRO는 10건 이상을 추가로 수주한다는 목표다. 총 생산 규모의 25%까지 확보한 3공장의 수주물량도 연말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사장은 "단일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8년 이후 연간 약 12%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MO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LG화학 “오픈이노베이션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 가속화”
LG화학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 사업'의 전략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집중했다.
LG화학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이날 직접 발표자로 나서 바이오 사업의 현황과 향후 전략을 소개하고 지난 37년 동안 축적해온 우수한 R&D 역량, 글로벌 수준의 생산 공정 기술, 합성의약품·바이오의약품·백신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글로벌 상업화 경험 등을 주요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중점 연구개발 분야인 대사 질환, 항암·면역 질환에서의 신약 과제 확대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도 발표했다.
LG화학은 현재 미국 큐바이오파마, 영국 아박타, 한국 메디포스트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면역항암제, 세포 치료제 등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큐바이오파마와 공동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Cue-101'은 올해 안에 임상 1상 진입이 기대된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제약사 R&D 센터, 바이오텍, 항암·면역질환 전문 의료기관 등이 모여 있는 미국 보스턴에 신약 연구 기지를 구축하고 오픈이노베이션 기회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올해 이곳에서 자체 개발 신약 과제인 통풍 치료제와 염증성 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을 본격 수행한다는 계획.
손지웅 부장은 "미국 내 연구 거점을 활용한 현지 임상개발과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을 한 층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