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기자] 여성이 폐경을 맞게 되면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이나 고(高)중성지방혈증 등 일명 이상지질혈증에 의한 질병 발생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질병위험은 임신횟수가 많고 초산연령이 낮을수록 더욱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조선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한미아 교수팀은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임신경험 성인 여성 6194명을 대상으로 폐경 전후 이상지질혈증·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 차이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폐경 전 7.4%에서, 폐경 후 30.5%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고중성지방혈증(폐경 전 7.1%, 폐경 후 13.2%)도 폐경 여부에 따라 두 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저 HDL(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7.8%, 14.9%)과 고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5.0%,. 11.6%) 유병률도 폐경 전 여성에 비해 폐경 후 여성에서 두 배 가량 높았다. 이는 폐경 후 지방과 호르몬 변화가 이상지질혈증의 발생위험을 높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폐경 전 임신횟수에 따라서도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에 큰 차이를 보였다. 임신횟수가 5회 이상인 여성의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11.5%로, 임신횟수가 1∼2회인 여성(6.2%)보다 훨씬 높았다. 저 HDL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임신횟수가 5회 이상인 여성이 1∼2회인 여성의 거의 두 배였다.
또한 초산연령이 빠를수록 고중성지방혈증 위험이 높았다. 초산연령이 19세 이하인 여성의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20.8%로, 초산연령이 30세 이상인 여성(4.9%)의 네 배였다. 저 HDL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초산연령이 19세 이하인 여성에선 19.5%에 달했다. 이는 청소년기 임신이 비만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다량의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에 일찍 노출되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연구팀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폐경 전에 비해 폐경 후 고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 등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높았다”며 “초산연령이 낮을수록 고중성지방혈증·저 HDL 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출산 경험이 있는 19세 이상 성인 여성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고콜레스테롤혈증 18.9%, 고중성지방혈증 10.2%, 저 HDL 콜레스테롤혈증 11.4%, 고 LDL 콜레스테롤혈증 8.3%였다. 이는 출산 여부와 무관하게 20대 이상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저 HDL 콜레스테롤혈증 9.1%, 고 LDL 콜레스테롤혈증 8.6%인 것에 비해 높았다.
연구팀은 “출산으로 인한 체중 증가와 임신·육아로 인한 생활습관의 변화 등이 혈중 지방 농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는 여성들에게 가족들, 특히 남성들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것이다.
출산력이 있는 성인 여성에서 폐경에 따른 임신횟수 및 출산연령과 이상지질혈증의 관련성을 조사한 이번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