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보험가입 의무화 논란 가열 조짐
의료기관 보험가입 의무화 논란 가열 조짐
윤일규 의원, 의료기관 인증시 보험·공제 가입 의무화 법안 발의
“환자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도 경제적 부담 줄어들 것”
의료계 “보험사 영리추구로 공익적 운영 담보할 수 없어”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1.10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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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의료기관 인증 기준에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험 또는 공제에의 가입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8일 의료기관 인증 기준에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험 또는 공제에의 가입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의료기관의 보험·공제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되면서 의료사고와 관련한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의료계는 해당 법안이 의료기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법안 처리과정에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지난 8일 의료기관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보장을 위해 보험·공제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의료기관 인증 기준에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험 또는 공제 가입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현행법은 의료기관 인증 기준으로 ▲환자의 권리와 안전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 활동 ▲의료서비스의 제공 과정 및 성과 등 5가지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의료기관은 앞으로 의료기관 인증을 받기 위해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해야 한다.

◇ “법안 통과되면 환자·의료기관 부담 줄어들 것”

이와 관련, 윤일규 의원측은 해당 법인이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의 소송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윤일규 의원실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해 소송으로까지 진행되면 환자들 입장에서는 전문가인 의사의 정보를 따라갈 수 없어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분쟁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를 배려해줄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도 소송비용에 부담이 줄어드는 등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법은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환자나 그 가족이 병원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환자나 그 가족이 병원의 과실을 온전히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통계자료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의료사고 손해배상 소송 3778건 중 환자 측이 완전히 승소한 경우는 1.1% 수준인 41건에 불과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책임보험(의무보험)이 아니면 공제나 보험 가입이 자율화돼 있어 의료기관이 소송을 피하기 위해 의료사고를 숨기거나 축소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더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 측은 “미국의 경우 손해배상에 가입이 돼 있어 의료기관의 잘못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해 소송에 휘말리더라도 폐업위기까지는 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의료계의 반대가 예상되는 만큼 법안 통과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윤 의원측 입장이다. 

◇ 의료계는 반발 … “공익적 제도운영 담보할 수 없어”

의료계는 해당 법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9일 “의료기관에 보험이나 공제 가입을 의무화시킨다면 보험사의 영리추구로 인해 공익적 제도운영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급한도액도 보험 상품별로 설정돼 있어 완전한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6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언급하며 보험가입 의무화에 따른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그는 “의료기관이 손해배상금 대불에 필요한 분담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송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을 때도 의료기관에 추가적인 보험가입 의무 부과는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환자와 보험사간 2차 분쟁 가능성 등 많은 문제점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지금도 계류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병원협회가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을 통해 실시한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 보고서에도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 의무화에 대해 회의적인 내용이 실려있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보험 가입으로 심각한 의료비용 증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1960~1970년대에 급격한 보험료 상승으로 이른바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위기의 시대가 있었으며, 2001년과 2002년 사이에는 의료과오 보험료가 23%나 증가했다. 그 결과 경제적 위협을 받게 된 의료서비스 제공자는 증가된 비용을 환자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협회는 “송영길 의원이 법안을 발의할 당시에도 전문위원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나 관련 유관단체 모두가 우려한 부분이 많았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며 “만약 (윤일규 의원의)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사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병원과 의사는 과잉진료나 진료기피와 같은 방어진료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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