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발작성야간혈색뇨증(PNH)’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됐다. PNH는 파괴된 혈액세포가 소변에 섞여 콜라색 소변을 보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장 이종욱 교수(혈액내과)는 PNH 신약 '라불리주맙'의 임상 3상 시험 결과 기존 치료제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임상 3상은 25개국에서 246명의 PNH 환자가 참여해 신약 라불리주맙(2주 간격 주사군)과 기존에 사용 중인 유일한 치료제 에쿨리주맙(8주 간격 주사군)을 1:1로 배정하여 6개월간의 효능 및 부작용 등을 비열등성 방법으로 비교했다.
연구 결과 수혈이 불필요한 비율, 갑작스러운 적혈구 파괴 상태, 혈색소 안정화, 삶의 질 척도 개선율 등에서 신약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에쿨리주맙의 경우 2주 간격으로 지속해서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신약은 8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을 수 있게 개량돼 향후 환자의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PNH에서 시행된 임상연구 중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대규모 3상 국제 임상”이라며 “2주 간격의 에쿨리주맙 치료 대비 8주 간격의 라불리주맙 치료 효과가 유사해 치료의 편의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병원 방문 감소로 사회적 비용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NH는 특정 유전자 변이로 인해 적혈구를 보호하는 단백질 합성에 장애가 생기는 희귀난치성 혈액질환이다. 인구 100만명당 10~15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괴된 혈구 세포가 소변과 함께 섞여 갑작스럽게 콜라색 소변을 보는 증상을 동반한다.
또 적혈구가 체내에서 공격을 받아 파괴(용혈)되므로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중증 빈혈이 발생하기 쉽다. 용혈로 인한 혈색뇨 및 신부전, 혈전증, 폐동맥고혈압, 평활근수축(심한 복통)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학 학술지인 ‘블러드 (Blood)’ (IF 15.13) 온라인에 지난달 3일 게재됐다.